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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칼럼]주제 : 예술, 암묵지와 명시지

백남학

[미학칼럼]
백남학 | namhak100@hanmail.net


주제 : 예술, 암묵지와 명시지
暗默知, Tacit Knowledge & 形式知, Explicit Knowledge


예술의 출발점은 매우 사적인 영역이다. 가시적인 형태로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는 면에서 그것은 폴라니가 말한 암묵지 영역에 속하는 앎이다. 이 점에서는 예술가와 일반인은 다르지 않다. 하지만, 고통스러운 고뇌의 시간과 창작과정을 통해서 예술가는 잠재의식의 영역을 작품으로 만들어 낸다. 과학연구를 과학자 개인의 암묵지 영역으로 규정하고 외부에서 간섭할 수 없다고 주장한 마이클 폴라니와 흐름을 같이 한다고 볼 수도 있다.

근대이전의 예술 감상은 기본적으로 거리두기를 기본으로 한다. 예술가는 마치 다른 영역의 신의 창조물과 같았다. 예술작품의 보여줌도 마찬가지였다. 작품의 액자와 관객과의 거리두기는 이중창으로 서로를 분리시키는 역할을 한다. 현대에 들어서는 작품 감상의 패러다임이 전환되었다. 작품, 관객, 작가가 삼위일체가 되어 공동화되고, 작가의 감성이 관람객에게 내면화된다. 이것은 다시 작가에게 전해지면서 일종의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노나카 이쿠지로 교수의 공동화, 표출화, 연결화, 내면화 단계들이 예술작품에도 보여진다.

기업경영에 사용되는 전략들이 예술계에서도 자기 효능성을 발휘할 수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 네이버는 “비젼이 없는 것”이 경영철학이다. 카카오톡은 내부와 외부의 사용자들 간의 자유로운 소통을 가장 중요한 작업방식으로 한다. 현대의 예술계에서도 관객을 예술의 한 부분으로 고려한다. 일방성과 동시에 양방향성의 작품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관람자를 포함하는 설치미술과 관객참여 형 전시들이 기획된다. 이 지점에서 생기는 의문은 예술의 사회적 기능이다. 사적인 암묵지에서 출발한 작품이 점차적으로 표출화, 연결화, 내면화 과정들을 순차적으로 거치면서 독자적으로 진화한다.

작가들의 창작품은 기업들의 제품과는 다르다. 실용적인 효용성을 일차적인 목적으로 하는 제품들은 수익성을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여긴다. 하지만. 발상에서 완성 단계에 이르는 과정들은 매우 유사하다. 기업들은 이러한 과정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많은 비용을 들이면서 예술과의 다양한 협업을 시도한다. 자본이라는 비교우위를 가지고 예술과의 협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제품으로 변환시키고 있다.

이제 작가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예술작품의 시작은 나, 개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것은 누구도 알 수 없는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고유한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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