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어떻게 역사와 기억의 코드화 방식에 부응하는가
<사진과 역사적 기억 展>은 사진이 우리로 하여금 어떻게 지금의 ‘순간’을 구성하고 그리하여 우리가 어떻게 ‘현재성’을 인식하는지를 살펴보는 전시이다. 그 점에서 전시가 의도하는 바는 첫째로 과거의 역사를 현재화하는 ‘기억의 역사화’이다. 사진이 어떻게 기억을 되살려 지금의 순간을 구성하고, 또한 그것이 어떻게 현재를 인식하는 방식으로 자리하는가를 살피는 것이 기억의 역사화이다. 또 한 가지는 기억의 메커니즘으로서, 사진과 기억간의 코드화 방식을 살피는 것이다. 인간의 기억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분열되고 파편화된다. 때문에 사진이 어떻게 기억의 코드화 방식에 부응하는가를 살피는 것이 본 전시의 또 하나의 주요 목표이다.
초대된 25명의 작가, 170여 점의 작품들은 사진의 경향과 역사적 층위에 따라 <역사로부터의 기억>과 <자아로부터의 기억>으로 나눠진다. 역사로부터의 기억은 비교적 집단적 역사의 코드를 가지는 사진들이며, 자아로부터의 기억은 비교적 개인적 역사의 코드를 가지는 사진들이다. 이 두 가지 카테고리가 전시의 성격을 명료하게 구분 짓게 되는데 하나의 카테고리는 역사적 기억으로서의 사진, 즉 역사적 코드로서의 사진을 자리시키며, 또 하나의 카테고리는 개인적 기억으로서의 사진, 즉 자아의 코드로서의 사진을 자리시킨다. 역사로부터의 기억과 집단적 기억의 코드를 가진 사진들은 ‘식민의 기억’에서부터 출발하여 ‘해방의 기억’, ‘전쟁의 기억’, ‘근대화의 기억’을 반추시키는 사회적 맥락의 사진들이며, 자아로부터의 기억과 개인적 기억의 코드를 가진 사진들은 후기산업사회의 ‘상품의 기억’에서부터, ‘광고의 기억’, ‘욕망의 기억’을 반추시키는 문화적 맥락의 사진들이다.
출품된 작품들은 1945년 해방 이후부터 현재까지, 또한 근대화의 여정에서부터 현대화의 여정까지, 사진의 역사성이란 궁극적으로 무엇이며, 무엇이 사진으로 하여금 역사기록장치의 임무를 부여받게 하는지 보여주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사진의 기록적 임무가 변함없다고 한다면 앞으로의 사진은 또 어떤 존재론적 인덱스 혹은 기억과 역사 속에 내재하는 재현의 진정성을 갖게 될 것인가를 자문하게 될 것이다. 지금 우리 앞에 전개되는 청계천 복원공사가 결코 과거의 복원이 아니듯이, 사진의 역사 기억의 코드화 방식도 과거로의 회기가 아니다. 사진의 코드화 방식은 늘 현재성에 있다. 사진은 우리가 부단히 역사의 망각에 직면할 때 우리를 구원하고, 그 차이의 간극을 메워주는 데는 변함없을 것이다. 이것이 사진의 존재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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