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연정 개인전; PHOTOGRAPHY 展
-문신미술관 빛 갤러리 04/05 NEW WORK 사진•영상물 전시공모 선정작
빛으로 그린 그림
『사진(Photography)』의 서양식 語原을 살펴보면『빛으로 그리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촬영의 기본이 되는 『노출(Exposure)』의 정의를 풀어보면 결국 빛을 효과적으로 컨트롤한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사진은 처음부터 빛으로 이뤄지고, 빛을 다루는 매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화려한 피사체와 셔터 누르기에 익숙해질 무렵 근원적인 빛의 존재를 잊어버리고 만다.
카메라 옵스큐라와 카메라 루시다
전시 공간은 어두운 방과 밝은 방으로 크게 나눠진다.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 어두운 방)에서는 다중 스크린에 빔 프로젝션을 이용하여 영상 설치가 이뤄지고 카메라 루시다(Camera Lucida: 밝은 방)에서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빛과 시간과 공간에 대한 두 가지 시리즈의 사진이 전시된다. 실제로 카메라 옵스큐라와 카메라 루시다는 역사상 화가들에 의해 그림의 윤곽선을 그리는 보조 수단으로 사용되었던 기계였다. 카메라 옵스큐라는 지금의 카메라의 모체가 된 장치이기도 하고, 카메라 루시다는 『사진에 관한 노트』라는 부제가 달린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유명한 저서이기도 하다.
넓은 공간에 수 백 개의 와이어(wire)를 설치하고 그 위로 RED, GREEN, BLUE의 세 가지 기본색의 라이트 펜(light pen)을 임의로 움직인다. 공간 전체를 어두운 암실로 만들고 B셔터를 걸어 장시간 노출을 시키면 펜의 움직임이 스크린에 남는다. 카메라는 빛의 궤적을 누적하면서 기록해 한 장의 빛 그림(光畵)을 남긴다. 한 장의 사진으로 남은 이미지를 통해 우리는 빛과 시간과 공간에 대한 여러 가지 시각적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노출 시간이 길어질수록 점점 빛은 백색광에 가깝게 수렴하고, 적정 노출범위를 넘어서게 되면 상반측불궤 현상이 나타나 빛이 상당히 왜곡되어 보인다.
원점으로의 회귀
조금은 늦은 나이에 사진을 시작하게 되면서 과학적이고도 대중적인 매체인 사진에 매료되었다. 1888년 '셔터만 누르세요. 그 다음은 저희들이 처리해 드립니다'라는 광고문안을 만들어 사진의 대중화시대를 예고한 이래, 이제 카메라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을 기록하는 것 뿐만 아니라, 인간의 감정과 상상까지도 자유롭게 그려낼 수 있는 꿈의 도구가 되었다. 이 시대 예술가들의 가장 친근한 매체로 자리매김한 사진을 통해 문학과 사회를 이야기하고, 과학과 철학을 담론화하고, 때로는 음악과 회화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사진을 통해 보여지는 형태와 색채, 이미지가 수용자들의 상상력을 통해서 무한히 재해석되고 재생산되기를 바란다. 롤랑 바르트가 3년 전 내게 던진 질문이었던 '무엇을 뜻하는가'(Qu'est-ce que c'est?)보다, 그것은 '내게 있어 무엇을 의미하는가'(Qu'est-ce que c'est pour moi?)라는 목소리는 여전히 유효한 것이다.
작가노트 중에서
200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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