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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헌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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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헌 사진전 ‘빛의 조형’전이 10년 만에 3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작가가 추구해온 라이트페인팅기법을 새삼 추슬러보고 본격적으로 이 작업에 매진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드러다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사진이란 실제로부터 져며낸 시간과 공간이다. 이미 색의 재현을 단념한 흑백사진의 경우야 거론할 나위도 없지만 컬러사진의 경우는 그 교묘한 만큼이나 우리를 실제와 혼란스럽게 만든다. 색채는 이미지 재현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이기에 색을 더한 사진이란 실재를 상기시키는 능력 면에서 훨씬 우월한 도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그 색은 그럴 듯하게 사진만이 가지고 있는 옷으로 감춘 거짓모습이다. 사진속의 색은 현실의 빛으로부터 멀어져서 급기야는 새로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또 하나의 파장을 갖게 된다. 흑백사진이 색에 대한 포기를 통해 다른 것을 얻으려 한다면, 컬러사진의 색에 대한 집착은 위정자의 감언이설과도 같다. 나라를 올바로 세운다는 그들의 정치가 권력욕의 합법적 실현도구에 지나지 않듯이, 재현의 왕자임을 자처하는 사진은 빛의 기형적 서자에 불과한 혈통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진을 떠나 현실 앞에 선 인간이란 과연 얼마만큼 냉철하게 실재를 대하는가. 

오철헌의 작업은 그러한 지각(知覺)의 가벼움에 관한 의심으로부터 출발한다.

 19세기 말엽의 화가들은 살랑이는 낟가리도, 버티고 선 대성당마저도 무참하게 카멜레온처럼 비쳐지는 모습을 바꾸는 건 바로 빛이라고 인상주의자들은 주장했다. 그들은 종잡을 수 없는 외광(外光)의 흐름을 잡아내기 위해 들판을 떠돌며 재빠르게 화폭을 메웠다. 그 이전까지 사람들은 사물의 고유색이라는 것을 상정하고 살았기 때문에 풍경화는 지하에서도 그릴 수 있는 것이었다. 인상주의자들은 색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면서 광선을 취했다. 머리로 보지 않고 눈으로만 본 세상을 그리고자 했던 것이다. 빛이야말로 인상주의 회화의 내용이자 형식이었고, 형태와 색을 결정하는 주인이었다. 오철헌도 그들처럼 정오의 태양이 길들여 놓은 딱딱한 지각(知覺)을 허문다. 그러나 그는 광선의 떨림을 좇는 대신 실재의 색을 버린다. 그에게는 등 뒤에 존재하는 세상도 눈앞에 펼쳐진 세상만큼 중요하다. 사물을 물자체(物自體)이게 하는 것은 인간의 눈에 꽂히는 파장도, 관념 속에 가라앉아 있는 이미지도 아니기 때문이다.

라이트 페인팅(Light Painting)으로 제작하는 현란한 색채의 사물들은 우리의 시각을 장악하고 그러한 이데올로기를 허물어버린다. 그는 그가 만들어낸 빛으로 물오른 정물의 색감을 감춘다. 그리고 그만의 정념으로 색옷을 입힌다. 그리고는 묻는 것이다. 그동안의 이미지로 보이느냐 그렇지 않으냐고... 

                                           글-2회 ‘Cactus+色’展 김승현 서문에서 발췌

 전시 일정 - 2007년 3월 14일(수)부터  3월 20일

 전시장소  - 인사동 공예문화진흥원 제4전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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