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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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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w without drawing 3_130cm89cm_clay and mixed media on wood panel_2012 

 

 

 

갤러리 도스 기획

하정현 'Draw without drawing'

2012. 11. 14 () ~ 2012. 11. 20 ()

    

 

 

 

 

1. 전시개요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 하정현 ‘Draw without drawing’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팔판동 115-52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전시기간:2012. 11. 14() ~11. 20 () 7일간

 

2. 전시내용

 

 

 

팔판동 갤러리도스에서는 오는 1114()부터 1120()지 하정현의 ‘Draw without drawing’ 이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클레이와 나무패널을 사용해 본능적인 터치로 작가 자신의 잠재의식을 꾸밈없이 드러냈다.

 

 

3. 전시 서문

 

손끝에서 묻어나는 내면의 유토피아

 

우리는 누구나 그림을 그릴 때나 일기를 쓸 때처럼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려고자 하는 욕구를 지닌다. 하지만 이성이 개입되는 순간 우리의 기억과 행동은 삭제되고 왜곡되기 때문에 자신에게 가장 순수한 순간은 무의식에 집중하는 시점일 것이다. 하정현은 내면에 잠재된 유년시절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유쾌함을 손이 가는대로, 마음이 가는대로 끄적이며 떠올린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 없이 화면 위를 움직이고 지나간 자리는 선이 되고 드로잉이 된다. 작가는 표현 욕구를 의식적인 범위가 아닌 무의식적인 범위 안에서 표출하고자 하는 것이다. 'Draw without drawing' 이라는 역설적인 전시제목에는 무언가를 그리고 있다는 행위 자체를 잊고 진실된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냄을 의미한다.

 

언뜻 보면 의미없는 낙서로 보여지는 그림의 형상과 흔적들은 대부분 그녀가 지닌 유년시절의 기억을 나타낸다. 화면 위에서 보여지는 손의 즉흥적인 움직임은 주로 작가의 어린 시절 살던 공간이나 그 공간 속에서 작가와 관계있는 대상들 그리고 그 대상들 간의 사건을 그려낸다. 의식을 배제하고 순간적인 흐름에 내맡긴 채 직접적으로 캔버스 위에서 행위하는 방식은 앙드레 메송이 창시한 초현실주의의 자동기술법(Automatic Drawing)과 그 맥락을 같이한다. 초현실주의자들이 자동기술법으로 무의식의 세계를 떠올렸던 것처럼 작가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를 동경한다. 이성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잠재의식은 작가를 이루는 기저이며 행동의 근원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캔버스와 물감이라는 조합 대신 작가는 나무패널과 클레이(Clay)를 활용한 페인팅을 택했다. 도구를 통하지 않고 신체를 직접 사용해 만들어내는 드로잉은 마치 어린 시절 즐겨했던 찰흙놀이처럼 숨김없이 작가의 감정을 드러낸다. 클레이(Clay) 자체가 지닌 질감과 촉감은 손끝이 훑고 간 흔적을 더욱 부각시키기에 적당한 재료이다. 정제되지 않은 느낌의 나무패널 또한 의식적인 계획을 회피하는 작가의 취향을 어김없이 반영한다. 프레임 안팎을 종횡무진하며 넘나드는 흔적들은 마치 어린아이가 익숙하지 않은 색칠공부를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렇듯 지나간 자리가 되어 남는 드로잉들은 하정현이 지향하고자 하는 동심어린 무의식의 세계를 가감 없이 드러낸다 

 

 

Draw without drawing 6_180cm60cm_clay and mixed media on wood panel_2012

 

작가는 솔직하고 진실된 내면의 이미지를 표현하고자 의식적인 모든 것을 버렸다. 손이라는 신체를 통해 재료와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작업행위는 한 사람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가장 적나라한 접근방법이다. 그녀의 작품은 깊숙이 내재된 유년시절의 기억을 더듬고 있으며 과거와 현재가 서로 통할 수 있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무의식의 세계를 마치 유희하듯 그려내는 작가의 태도에는 유년기의 유토피아에 대한 갈망이 느껴진다. 누구나 어렸을 적 휘갈겼을 스케치북 한권처럼 하정현의 작품에서 보여지는 이미지는 전혀 낯설지 않은 것들이다. 작품에 가득한 맑고 순수한 감정들은 흘러가지 않고 물질로 고정된 채로 우리 앞으로 다가온다.  

 




Draw without drawing 4_116cm72cm_clay and mixed media on wood panel_2012

 

 

 

4. 작가 노트

 

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리고있을 뿐이다. 그저 무언가 떠오르는 순간의 느낌을 온몸에 담아 캔버스 위에서 신나게 놀 뿐이다. 신나게 놀고 난 나의 행동들은, 나의 잠재의식적 감정을 텍스츄어로 그리고 나의 잠재의식적 형태들을 선으로, 캔버스 위에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들은 곧 나이며, 흔적들이 굳어져 이루어진 그림에는 리얼(real)하게 드러나는 내가 존재한다.

나는 그릴 때 보고 관찰하거나 생각하거나 계획하지 않는다. 무엇을 그릴지, 어떻게 그릴지는 나에게 중요하지 않으며, 그러한 것들을 생각하기도 채 전에, 문득 떠오른 무언가와 동시에 나의 팔과 손은 이미 화폭 위를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움직인 나의 신체는 캔버스 위에 흔적을 남기고, 움직임이 종료된 후, 그 흔적으로서의 이미지들을 보면 거기에는 대부분 나의 유년 시절 단편들이 존재한다. 나의 잠재의식을 가득 메우고 있는 것들이, 나의 이상향이자 유토피아-삶을 사는 것이 아닌 삶을 놀이하고 있는 유년기-이기 때문일까. 캔버스 앞에 자리 잡으면 툭툭 떠오르며 나를 자극시키는 특정 단서들-주로 유년 시절의 단편들-, 떠오르는 동시에과거의 감정을 현실화하여 내 신체 움직임과 결부된다. 이처럼 그림을 그리고있는 것이 아닌 그리고있는 나의 현재 행동으로 이행되는, 나의 잠재의식 속 단서들은, 무수히 다양한 텍스츄어로 잠재의식적 감정을 신나게 캔버스 위에 드러내며 또한 부분적으로 생략 및 삭제된 선으로 잠재의식적 형태를 캔버스 위에 남긴다. 이렇게 남겨지는 화폭 위의 이미지들은 주로 어린 시절 내가 살던 공간과 그 공간 속에서 나와 관계한 대상들 그리고 그 대상들 간의 사건들이다. 이것은 나의 잠재의식이자 나를 이루는 기저이고, 나의 행동을 유발함으로써, 나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진짜 나의 흔적인 그림을 만든다.

 

그림을 그리지 않고 그리고있기 위해서는, 의식적이고 계획적이며 논리적인 사고의 접근으로부터 가능한 멀리 도망쳐야 한다. 비의식적이고 비계획적이며 감성적인 상태에서, 나의 잠재의식 속 나는 진짜 본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나를 자극시키는 특정 단서들과 함께 일어나는 즉흥적이고 순간적인 행동의 찰나를 고스란히 화면 위에 담는다. 평상시 내가 생활하고 있는 공간 곳곳은 물론, 작업실 벽면 여기저기에는 전지사이즈의 큰 종이들이 붙어있다. 그리고 내 주변에는 내기 필요한 순간 언제든 집어들 수 있도록 연필들이 널려있다. 나는 걸어가다 오다, 전화를 받다, 화장을 하다 언제든 무언가 떠오르려 하면 연필을 잡아들고 벽면에 붙어있는 종이 위에서 팔을 움직인다. 나의 행동은 'draw without drawing'한다. 슥슥 찍찍 찌걱찌걱. 또한 본 작업에서는 넓은 나무 판넬들 여러 개를 한꺼번에 펼쳐놓는다. 그리고는 나를 자극하는 특정 단서로 일어나는 감정적 행동을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나무 판넬 위에서 풀어놓는다. 그래야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은 신이 나고 흥에 겨운 행동이 텍스츄어와 형태를 남기며 화폭 위에서 살아 움직인다. 그런데 이와 같은 행동의 흔적을 그대로 드러내기 위해서는 특별한 medium이 필요하다. 단지 붓과 물감으로 나를 드러내기에는 부족하였기에, 나의 신체가 직접 맞닿아서 나의 행동이 옮아간 자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재료인, clay를 활용하여 나를 더욱 솔직하게 드러낸다. 마치 어린 시절 누르고 찔러보고 움켜쥐며 조물딱거리며 즐거워했던 찰흙 놀이처럼, 나무 판넬 위에 그득하게 얹어놓은 clay를 나의 신체가 누비며 신나게 한바탕 논다. clay, 스치면 스치는 대로 누르면 누르는 대로, 숨김없이 나의 행동이 이루어지는 당시의 감정적 상태를 고스란히 담은 흔적을 남겨준다. 이렇게 남겨진 clay 위의 내 행동들은, 살아 날뛰는 텍스츄어를 담은 채, 비고정적이며 열려있는 형태들로, 나의 잠재의식 속 이상향을 그리고 나를 드러낸다.

-2012. 10. 2 방배동 작업실에서, 하정현-

 

   

Draw without drawing 9_80cm60cm_clay and mixed media on wood panel_2012

 

 

 

5. 작가 약력

 

학력

2011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시각디자인과 박사수료

2005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시각디자인과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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