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12-12-21 ~ 2013-02-17
최병소
무료
053.790.3000
신문위의 글자들을 볼펜과 연필을 이용해 지속적인 지우기 작업을 실천한 작가의 작업세계를 집약한 전시로 재료들을 흩뿌리며 공간을 구획하는 새로운 작업을 소개.
대구미술관, 올해 마지막 기획 전시
한국현대미술사에 뚜렷한 획을 그어온
대구 출신 작가 최병소 개인전 개최
- 대구미술관 2012년 마지막 전시 <최병소>展 12월 21일부터 시작
- 작가 최병소 ‘지우기와 긋기’최근 작업 대구미술관 2전시실에서 설치작업으로 펼쳐져
대구미술관은 2012년의 대미를 장식할 기획전으로 대구 출신 중견 작가 최병소의 개인전을 12월 21일(금)부터 내년 2월 17일(일)까지 두 달 간 개최한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전국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진행형’작가인 최병소를 초대, 새로운 작품들을 주로 소개하게 될 이번 전시는 작가에게 있어서는 국공립미술관에서 치러지는 첫 번째 개인전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연필과 볼펜을 화구로 선택하고 신문이나 신문용지를 일종의 캔버스로 활용해온 최병소는 자기만의 ‘지우기와 긋기’ 드로잉 방법론을 통해 현대미술의 전위성을 지속적으로 선보임은 물론, 1970-80년대 한국 단색평면회화의 역사에서 고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끊임없이 칠하고 지우며 새로운 물성을 창조하는 작업을 계속해 온 최병소의 이번 대구미술관 전시는 그의 전 작업세계를 집약하여 보여주는 동시에 최근 작가 최병소의 세상에 대한 발언, 거칠게 재료들을 흩뿌리며 공간을 구획하는 등의 새로운 작업들을 소개하는 전시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구미술관 2전시실의 총 5개의 방을 활용, 앞뒷면 빈틈없이 볼펜과 연필로 지운 신문용지와 거울 등을 이용한 공간성을 담은 설치작업, 대형 신문용지 작업의 후면을 보여주는 작업, 신문을 작두로 썰어 쌓고 흩뿌린 작업, 잉크없는 볼펜으로 그어 흠집을 낸 신문을 이용한 평면설치 작업, 썰린 비닐을 이용한 설치작업 등 작가 최병소의 확장된 작업세계를 선명하게 보여주게 될 것이다.
전시를 기획한 대구미술관 최윤정 큐레이터는“이 전시에서 관람객들은 다섯 개의 방에 채워진 최병소의 작업들을 통해 한 아티스트의 고집스럽고 뚝심이 느껴지는 창작 태도와, 이를 그대로 반영하는 기법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창작한 작품들 사이에 흐르는 일관된 문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이러한 요소들은 최병소가 아티스트로서의 진정성과 거장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1.
대구미술관은 2012년 대미를 장식할 기획으로 지역의 작가 ‘최병소’의 개인전(2012.12.21~2013.2.17)을 개최한다. 연필과 볼펜같은 필기구를 화구로 선택하고 신문이나 신문용지를 일종의 캔버스로 활용해온 최병소는 자기만의 ‘지우기와 긋기’의 드로잉 방법론을 통해 현대미술의 전위성을 지속적으로 선보임은 물론, 70-80년대 한국 단색평면의 역사에서 고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대구미술관은 현재도 지역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전국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진행형’ 작가로서 최병소를 초대하고, 이번 전시에서 주로 새로운 작품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더불어 이번 전시는 최병소에게 있어서 국공립미술관 단위에서 치러지는 첫 번째 개인전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앞으로도 대구미술관은 한국미술의 역사와 대구미술의 현재를 지시할 수 있는 작가들을 보다 더 연구하고 이들을 접목하는 기획들을 꾸준히 선보이면서 미술관의 정체성을 만들어가고자 한다.
2.
이번 전시는 총 5개의 방(2전시실)을 활용하여 최병소 작가의 작업세계를 선명하게 보여준다.
첫 번째 방의 경우, 신문용지를 가지고 한 설치작업이다. 신문이 아닌 신문용지는 그에게 신문사이즈에 국한할 수 있는 작품 규모에 대한 제약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앞뒷면 빈틈없이 볼펜과 연필로 채운 그의 작품들은 ‘공간성’을 함께 담고 있다. 거울을 활용하여 무한성의 공간을 표현하는 작품이 또한 추가된다.
두 번째 방은 대형 신문용지 작업의 후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볼펜만 활용한 드로잉의 흔적으로 읽힐 수도 있고 또한 그의 드로잉 행위에 대한 동시적인 기록물이기도 하다. 작가는 이를 통해 “내 작업의 앞뒷면은 둘이 아니라 하나다. 내 작업이 광물성으로 덮여있기 때문에 무거워보이는데 실제로는 아주 가벼운 작업이고 또 의미롭기도 하고 무의미롭기도 하고, 또 침묵이면서 동시에 절규같은, 혹은 고통과 희열 그런 것들과도 연동된다”고 말한다.
세 번째 방은 신문을 작두로 썰고 이를 공간에 쌓고 뿌린 작업이다. 신문은 대구 ‘매일신문’에서 이번 전시의 재료로서 작가에게 선뜻 많은 수량을 협찬해주었다. 읽을 수 있는 신문을 읽을 수 없게 만들어왔던 그의 방법론은, 이번작업에서는 작두로 써는 행위와 연동된다. 이는 작가의 방법론을 더욱 확장시키는 일환이다.
네 번째 방은 런던올림픽 기간에 발행된 영국신문 ‘THE TIMES’를 잉크없는 볼펜으로 흠집을 내는 평면설치 작업이다. 총 600장이 2전시실의 가장 긴 벽면(약 20m)에 빽빽이 채워진다. 신문마다 작가가 그은 대각선들은 마치 하나의 거대한 신문 일체처럼 각 신문들이 하나의 작품으로 통일감 있게 보여질 수 있도록 한다. 최병소 작가에게 런던올림픽은 일종의 세계적인 ‘축제’이고, 작가의 창작 역시 ‘축제와 놀이’의 일환이다. 그렇기에 흠집을 낸듯한 형태는 진정 흠집내기가 아닌 그만의 방법론으로 작가가 행한 놀이의 일부이다.
다섯 번 째 방은 폐쇄된 공간 안에 썰어진 ‘비닐’을 활용한다. 그의 기존 작업들이 새로운 물질성으로의 변성을 보여주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비닐은 폐쇄된 주변의 환경-바닥과 조명 등-사이에서 일종의 광물과도 같은 시각적 효과를 선보일 것이다.
다섯 개의 방에 채워진 최병소의 작업들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한 아티스트의 고집스럽고 뚝심이 느껴지는 창작적 태도와 이를 그대로 반영하는 기법들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번 전시에서 그가 창작한 작품들 사이에 흐르는 일관된 문맥을 발견할 수 있을진대, 이러한 요소들은 최병소가 아티스트로서의 진정성과 거장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는 계기가 된다.
3.
최병소의 방법론은 특유의 노동집약적이고 반복적인 행위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단순히 지우는 것을 넘어 자기 수행적인 반성의 단계를 모색하는 가운데 정립되었다.
“이게 신문을 지우는 형태이지만, 실은 신문을 지우려는 게 아니라, 자꾸 나를 지우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지. 나를 부정하고 싶었고, 그것이 작업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모든 나, 그때는 내가 나를 아주 못마땅해 했다. 모든 일들이 맘에 안 들었고, 특히나 쓸데없는 이기심이 나에게 많았던 것 같다. 모든 나, 욕심이건 탐욕이건 그런 것들. 그런데 내가 이 작업을 오래 하다 보니, 젊은 시절의 그때 내 모습과 지금의 내 모습이 많이 다르다. 나도 모르게 이러한 작업을 지속하면서 정화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하고 싶어서라기보다는 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씻겨나가는 듯한 느낌이다.”_최병소
특히나 그가 작업의 재료로서 선택한 신문은 ‘레디메이드’이자 아주 일상적인 물건이다. 수많은 정보의 홍수를 그대로 담아낸 개체이기도 하고, 때로는 거칠게 무엇인가를 힐난하는 게시판이 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작가는 어느 시절 신문을 지우는 행위는 사회적인 비판이 될 수도 있었음을 회고하였고, 또한 본인에게 적합한 작업이 무엇인가 고민하는 과정에서 가장 익숙한 것, 구하기 쉬운 종이인 ‘신문’이 주재료가 되었다. 또한 볼펜으로 신문을 지우고, 그 위에 연필로 볼펜의 흔적을 지우는 형태는 오히려 신문이 신문이 아닌, 새로운 물질성 자체로 변모되는 듯한 모양을 가져왔다. 그는 물질간, 사물간 만남을 통해서 다른 물질로 변성하는 듯한 형태를 일종의 성불같다고도 말한다.
“신문을 볼펜으로 지우고 그 위에 연필로 지운다. 그렇게 하니까 신문이 그냥 두 필기구로 지워진 것이 아니라, 아예 다른 물질로 변하고 있었다.
무슨 성불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눈에는 그저 지워지는 것이지만, 한편으로 신문이 볼펜을 만나고 연필을 만나서 신문이 아닌 다른 물질로 성불한다고 할까? 그것이 무엇이든 지우는 행위는 그냥 지우는 것에 멈춘 것은 아니다.”_최병소
그의 작품 세계는 처음의 시작은 큰 작업실이 없어도 큰 비용이 들지 않아도 익숙한 재료들로 할 수 있는 작업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출발하였던 바였지만, 행여나 큰 작업실과 큰 비용이 있어도 결국은 자신과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는 과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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