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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영, 김동기 : 변신술 shapeshf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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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갤러리 역삼은 201395일부터 1016일까지 < 변신술 >을 개최하며, 풍경의 변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두 명의 젊은 작가 김동기, 장원영을 소개한다. 이들에게 도시는 유동적인 공간이자 인간의 생태적 환경이다. 사람들은 인위적으로 구획된 체계를 만들고 그 안에 자신들을 위치시키며 삶의 방식을 터득하고 살아간다. 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체계는 인간의 역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건 간에 끊임없이 반복되며 축적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대상, 사람과 환경 사이의 관계들은 생성되고 소멸되기를 반복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여기서 김동기, 장원영은 바로 이 사라짐에 주목하고 있다. 사라지기 전의 풍경 속에 살았던 작가들은 풍경의 사라짐에 대한 각자의 감정을 작품을 통해 표현하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각자의 방식으로 판화의 개념을 확장하고 재해석하고 있다.     

 

김동기는 판화의 대량화 개념을 작품에 적용하여 비슷한 모양의 집들이 빽빽이 들어찬 도시의 풍경을 표현한다. 특히 그는 작가 자신이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빨간 벽돌집)을 모티브로 현재 그 집들이 처한 상황을 표현한다. 그 시대의 건축양식과 건축자재들의 변화에 따라 집들의 모습도 시대별로 서로 비슷한 형태로 지어지게 마련이다. 80년대 다세대 주택이 생겨날 시기에는 벽돌을 쌓아서 집을 짓는 방식이 가장 서민적인 방법이었다. 비슷한 구조에 정해진 층 수, 규격화된 문과 창문을 갖춘 벽돌집들은 서로 비슷한 모양을 하고, 증식되어 한 시대의 풍경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이러한 풍경도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하면서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모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대량화와 규격화라는 시스템은 여전히 존재한다. 작가에게 빨간 벽돌집으로 지어진 다세대 주택단지의 모습은 마치 조각난 집들의 모습으로 비춰진다. 이 조각난 이미지는 작품에 그대로 반영되어 빼곡하게 공간을 채운다. 그 집들은 떨어질 듯 불안하게 고정되어있으며, 빽빽하게 붙은 집들의 풍경처럼 작품 속의 집들도 뒤엉켜있다.

 

장원영은 판화의 레이어 개념과 사진 꼴라주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도시와 함께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표현한다. 작가는 오랜 시간 한 자리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공간의 풍경과 그곳에 채워졌던 하나하나의 삶을 쫓기 시작했다. 그렇게 채집된 도시곳곳의 복잡다단한 모습은 서로 오버랩되며, 작가를 통해 살아있는 작품으로 변환된다. 그의 작품은 무수히 많은 사람의 조각들로 거대한 도시의 풍경을 탄생시키며, 차가운 도시의 이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는 따스한 우리들의 존재에 관하여 설명한다. 이와 같은 방식은 마치 김춘수의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라는 실존적 인식을 떠올리게 하며, 결국 멀리 떨어져 바라보는 외적 시선이 얼마나 의식의 편견을 야기하는지를 보여준다. 이와 같이 연작 <보이는 것과 존재하는 것>은 내게로 와서 비로소 꽃이 된 도시 곳곳의 풍경 속에 진실하고 따스한 삶의 리얼리티가 숨어있음을 여러 장의 이어 붙인 사진 사이사이로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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