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14-07-09 ~ 2014-07-15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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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하반기 갤러리도스 기획공모 선정 작가
‘게으른 노동 - 예술이라는 낭만적 노동’
서정배 '#55 사유의 장치' 展
KIKI, 네온(neon), 25x10cm, 가변설치, 2014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공모 – 서정배 ‘#55 사유의 장치’ 展
■ 전시장소: 서울시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Gallery DOS)
■ 전시기간: 2014. 7. 9 (수) ~ 2014. 7. 15 (화) 7일간
2. 기획의도 및 전시내용
갤러리 도스에서는 2014년 하반기에 ‘게으른 노동’을 주제로 릴레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예술이라는 낭만적 노동’을 부제로 작가들을 공개 모집하였으며 지원한 작가들 중 기획 주제에 부합하는 지와 앞으로의 성장가능성을 기준으로 자체적으로 심사를 하였다. 그 결과 서정배, 유민아, 김혜영, 이기훈, 다니엘경, 전장연 6명의 작가가 선정되었으며, 이들은 7월 9일부터 8월 19일까지 연이어 개인전을 펼치게 된다.
게으름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노는 일엔 부지런하고 노동에는 게으른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열심히 일하고 돌아온 사람이 자신의 사생활에는 무관심하기도 한다. 요컨대 관점의 문제다. 어떤 일에서는 대단히 게으른 사람이라고 해서 다른 일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단언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게으르다는 말은 어찌 보면 대단히 근면하다는 표현일 수도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즉 행위자가 충실하고자하는 대상에 따라 게으름과 노동의 의미는 그 위치가 뒤바뀌고 그 경계가 파생된다.
예술에서도 엄연히 노동의 영역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예술에 있어서 노동의 기준은 무엇일까? 과정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노동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고,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결과물이라고 해서 게으름으로 치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작가에게 일반적으로 노동은 지적인 활동과는 반대되는, 결과물을 위한 무의미한 과정들을 의미한다. 하지만 ‘노동’이라는 기존의 단어 안에는 예술이 가질 수 있는 낭만이 없기에 새로운 단어가 필요해 보인다. 분명 예술은 생계를 위한 필요만을 위해 제작되는 제품은 아니다. 예술에는 개인의 삶과 철학이 담겨있는 다양한 의사표현방법 중 하나이기에 특수한 생산 활동으로 인식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공모기획주제를 ‘게으른 노동’이라는 모순된 단어로 표현한 것도 ‘게으른’이라는 형용사를 통해 노동의 행위에 낭만이 개입할 수 있는 여유를 주기 위함이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해서 작가들이 다양한 작품으로 자신만의 '게으른 노동'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의식하는 것과 하지 못하는 것, 종이위에 펜과 먹, 116x91cm, 2014
3. 전시서문
갤러리도스에서는 ‘게으른 노동'을 주제로 공모를 진행하였으며 총 6명의 작가를 선정하였다. 개인전 형식으로 6명의 작가들이 릴레이 전으로 펼치게 될 ‘게으른 노동’은 예술이라는 낭만적 노동을 각자의 관점에서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 첫 번째 전시로 7월 9일부터 15일까지 서정배 작가의 ‘#55 사유의 장치’전이 펼쳐진다.
관념의 나무, 네온(neon), 50x30cm, 가변설치, 2014
서정배 작가의 작품의 중심에는 가상의 인물인 키키(kiki)가 있다. 작가가 가상의 인물을 조형작업에 등장 시키게 된 이유는 본인의 경험과 타인의 경험을 '이야기'라는 흥미로운 요소와 함께 조형작업에 반영하기 위해서이다. 프랑스에서 유학을 마친 작가에게 키키(kiki)는 보편적인 여성성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작가는 그녀를 통해 아침에 눈을 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의 경험들 즉, 소소한 기쁨이나 즐거움은 물론 그 이면에서 느껴지는 외로움과 공허, 상실과 불안 등을 글로 묘사한다. 그리고’멜랑꼴리‘의 어원인 ‘검은 담즙‘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엮는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인간의 체액을 4가지로 분류하고 그 색에 따라 성격을 구분했는데 검은 담즙을 띈 체액의 인간은 우울증이 많은 성격으로 해석했다. 이러한 감정의 기복은 예술가의 조건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사유의 장치, 거울, 100x35x35cm, 가변설치, 2014
이처럼 키키(kiki)는 관조의 자세로 세상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생각하는 캐릭터이다. 작가는 놓쳐버리기 쉬운 특별하지 않은 감정의 소중함에 집중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 사실이나 허구의 사건을 설명하거나 기술하는 내러티브의 이야기 구조를 통해 한 개인의 표본화된 역사를 보여주고 내면의 성장과정을 보여준다. 키키(kiki)는 일종의 관념적 오브제이며 현실과 허구 사이를 자유롭게 왕복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도구이다. 작가는 내러티브가 있는 텍스트와 그 내용을 시각적으로 형상화시킨 거울, 캐스팅 작업, 네온으로 이루어진 설치작업 그리고 드로잉으로 옮긴 일기 등을 전시장에 나열하고 하나의 펼쳐진 관념의 형상들을 자유롭게 보여주고자 한다. 특히, 작가에게 거울과 빛(네온)은 사유를 위한 중요한 장치가 되는데 이는 관념이 보이지 않듯, 거울은 잡히지 않는 허상을 담고 있고, 그 형상 또한 빛이 없다면 드러낼 수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서정배는 이번 전시를 통해 키키(kiki)의 서사가 보여주는 조형적 가치를 연구한다. 매체의 경계를 넘어 오브제들의 설치와 연출을 통해 다양한 시각적 정보들을 우리에게 제공하고 있으며 이것이 일상생활에서 잃어버리기 쉬운 사유를 위한 장치로 작용하기를 바라고 있다. 오브제를 통한 시적인 상징물을 조합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관객들의 몫이 될 것이다.
사유의 장치, 네온(neon), 50x50cm, 가변설치, 2014
4. 작가 노트
이번 전시는 키키(Kiki)의 이야기 중 55번째 장에 있는 언어로 쓰이지 않은 네모, 원, 삼각형과 같은 도형이 기호처럼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페이지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이 페이지는 언어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내러티브는 없지만, 기존의 내러티브의 연속성 상에 있으며, 이 페이지 속의 도형들의 반복된 나열은 키키의 '관념' 그 자체를 의미한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잠든 시간과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혼자만의 의식 속을 따라가 보면, 때때로 명료한 단어로 설명되어 지지 않는 감정의 상태가 존재할 때가 있다. 관념은 일반적으로 '어떤 일에 대한 견해나 생각'을 뜻하거나 '추상적이고 공상적인 생각'으로써 이해하는 것처럼, 의식 속의 관념은 분명한 언어로 설명할 수 있을 때도 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추상적인 모호한 상태일 때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55 페이지를 이루고 있는 이 부호들은 추상적이며 명료한 단어로 설명되지 않는 어떠한 감정의 상태를 의미한다. 나는 이 상태를 스스로 '인지하는 것과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써 해석하려 했고, 그 의미로써 거울과 빛(neon), 두 개의 매체로 표현했다. 거울은 라캉(Lacan)이 욕망이론에서도 언급하듯 응시를 통해 '보여지고 있는 나를 보는 주체'로서의 두 개의 분리할 수 없이 맞물려 있는 형상을 투영하고 있다. 그리고, 거울을 보고 있는 주체는 의식 속에서 스스로 형상을 보는 주체와 보여지는 분리된 주체, 이 두 개를 구분 할 수 있다. 라캉은 거울을 통해 욕망하는 주체를 설명하지만, 내게 있어서의 거울은 사유를 시작하게 하는 모든 보이는 것과 '인지하고 인지하지 못하는' 의식을 할 수 있는 주체를 함께 담고 있는 추상적인 결과물로 해석했다. 관념이 보이지 않듯, 거울은 잡히지 않는 허상을 담고 있고, 그 형상 또한 빛이 없다면 드러낼 수 없다.
내가 키키를 통해 작업상에서 추구하고 있는 설명하지 않는 특별하지 않은 일상의 관념의 나열들은 이번 전시에서는 보다 은유적이고 추상적인 형태로 보여지게 되었다. 같은 감정도 마주하는 상황과 사람에 따라 형태와 깊이가 달라진다는 것을 한편으로는 내러티브와 함께 구체적인 서술로, 또 한편으로는 추상적인 형태로도 나타낼 수 있다는 것도 경험한 것이다.
키키를 통해 그녀가 느끼고 인지하는 사소한 관념에 주목하며 이것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려 시도하는 것은 결국엔 사람이 자신의 삶 속에서 스스로 얼마나 많은 감정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는가에 관해 탐구하고 그것을 시각적으로 한 공간에 펼쳐 보이는 내면의 기록을 담아내고 싶은 것이다.
-작가노트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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