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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민 : 무단점거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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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민 개인전
무단점거자들 (The Squatters)

따뜻한 기운에 나른한 기지개를 켜게 되는 봄날, 잡초에 소소한 봄을 담은 작가 김제민의 일곱 번째 개인전이 열린다. 봄물 가득 문 연둣빛 수채화, 그의 작품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봄 나들이를 온 것 같은 환상을 불러 일으킨다. 그러나 사실 그 꿈같은 풍경은 다름아닌 잡초가 만든 것이다. 작가 김제민은 쉽게 뽑혀 나가는 잡초를 그림의 소재로 삼고 있다. 그는 잡초를 ‘쓰임’이란 냉혹한 잣대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그것’에 따뜻한 관심을 담아 작품으로 표현한다. 그 덕분에 그것은 그 동안 우리가 보지 못했던 잡초가 만들어 낸 아름다움 모습을 다시 보게 만든다. 또한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는 묘한 위로를 받게 된다. 나의 ‘노동력’과 ‘역할’로 평가 받고, 강요 받는 현대 도시인들에게 김제민은 작품을 통해 잡초가 그렇듯 ‘그대로도 괜찮아’라는 속삭임을 전한다. 이렇듯 민초(民草)라는 따뜻한 위로가 있어 더 봄날 같은 김제민 작가의 일곱번째 잡초 이야기 ‘무단점거자들(the Squatters)’은 파주 헤이리 ‘논밭갤러리’에서 오는 11일부터 30일까지 전시된다.

■ 전 시 명 : 무단점거자들 (The Squatters)
■ 전시기간 : 2015. 04. 11(토)~ 05 . 08(일)
■ 초대일시 : 2015. 04. 11(토) 오후 5시
■ 관람시간 : 11am - 6pm (월요일 휴관)
■ 전시장소 : 논밭예술학교 내 논밭갤러리 (파주시 헤이리 예술마을1652-118)

■ 작가노트
길을 걷다 보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 모를 풀들이 담장 밑 시멘트의 갈라진 틈새나 보도의 벽돌 사이,지붕 위에 쌓인 한줌의 흙먼지 뭉치를 터전 삼아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끈질기게 싹을 틔우고 성장해 나가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또, 마치 추상화를 그리듯 기묘한 패턴으로 벽면을 덮고 있는 담쟁이 넝쿨을 보게 된다. 담쟁이를 처음 심은 것은 사람일지 모르지만, 그 넝쿨이 벽을 타고 오르며 만드는 형상은 식물이 햇빛, 중력, 벽면의 구조 등과 반응하여 만들어내는 자율적인 것이다. 

인간은 야생의 자연을 다양한 방법으로 관리하고 통제하면서 생산력을 높이고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그렇게 계획되고 통제되는 문명의 정점인 도시 속에서도 ‘잡초’들은 틈새를 공략하고 끈질긴 생명력으로 살아간다. 사람들이 선사시대부터 지금까지 생존을 위해 자연에 적응하고 그것을 이용해 왔듯이, 자연도 생존을 위해 인간문명 속에서 적응력을 키우며 진화해 온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잡초의 끈질긴 생명력’은 이제 상투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뜻밖의 장소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들을 볼 때마다 경이로움을 느끼고, 역시 척박한 도시의 한 작은 공간에서 끈질기게 적응하며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나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작고 약한 존재로서 불안정한 환경 속에 사는 삶이 그자체로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번 전시에서 나는 사람들의 계획과는 무관하게 도시 환경 속에서 자리를 잡고 생활하는 식물들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정리하려는 속성이 있는 도시인들에게 그들은 ‘무단점거자들’이다. 그러나 나는 소소하지만 끈질기고, 약하지만 강한 이 잡초들에게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 서핑을 하던 중, 최근 조경이나 도시계획 분야에서 이러한 도시 식물들을 ‘잡초’ 대신 ‘자연발생식물(spontaneous plants)’로 규정하고 그것들의 긍정적인 기능에 주목하고 이용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부 나타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도시 잡초들은 의도적으로 재배되는 식물과 마찬가지로 산소를 공급하고, 열섬현상을 완화하고, 빗물을 흡수하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는 강인한 특성을 도시 녹지 조성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유용성’을 기준으로 식물들을 바라보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그들이 보여주는 생명의 경이로움, 미미한 존재들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감정이입을 함으로써 진행되는 상상의 대화, 회색 도시를 배경으로 그들이 만들어내는 신비한 녹색 형상의 아름다움에 관심을 갖고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다. 그림에 등장하는 각각의 식물은 그것이 놓인 환경이나 처지, 취하고 있는 자세를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생성한다. 그런데 거기서 읽히는 이야기는 결국 식물을 매개로 전개되는 나의 이야기, 우리들의 이야기인 것이다.

■ 작가소개
김제민
2015 서울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박사 (서양화∙판화전공)
2006 서울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석사 (판화전공)
2002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학사)
1995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동양사학과 졸업

개인전
2015 제7회 개인전 – “무단점거자들”, 논밭갤러리, 파주
2013 제6회 개인전 – “잡초 생활백서”, 갤러리 버튼
2013 제5회 개인전 – “무위도식(無爲圖食)”, 스페이스 15번지
2012 제4회 개인전 - '잡초비전-초식24', 갤러리 버튼
2010 제3회 개인전 - “불청객들”, 에스프레소 인
2008 제2회 개인전 “Botanopolis - 식물도시,” 가갤러리
2005 제1회 개인전-“잡초를 위한 오마주”, 서울대학교 우석홀

주요 단체전
2015 Life is a Comedy 展,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점(부산), 광주신세계갤러리
2014 아시아프 드로잉 특별전 (New Drawing), 문화역 서울284
2014 스페인 카르멘 아로세나 판화공모전, 마드리드 까사델라 모데나 미술관, 라팔마 팔라시오 까사 살라자르, 스페인
2014 대만 국제판화비엔날레, 국립대만미술관, 대만 2014 대만 윈린 국제현대미술교류전, 윈린현정부문화국, 대만
2014 Love2Print 홋카이도 판화협회 55주년 기념 한국작가 초대전, 다이도 갤러리, 삿포로, 일본
2014 Made in New York / Made in Seoul, The Korea Society, New York City, USA
2013 호주, 아시아작가 국제교류전 “Meeting Place – The Asian Century,” Gold Coast Art Gallery, Bundall, Australia
2013 Fashion with Pattern, 63스카이아트 미술관 기획특별전, 서울
2013 망년우(忘年友)⋯박수근 미술관에 들다, 박수근 미술관, 강원도 양구
2012 권혜정, 김제민 2인전 '느린바람,' 정림리갤러리, 강원도 양구
2012 회화전 'PORTRAIT,' 서울 오!재미동 갤러리
2012 대만.한국 국제판화교류전, 대만 리화랑(타이베이) 등
2011 제4회 양평환경미술제 '인간, 환경 그리고 역사가 만나다,' 경기도 양평군립미술관
2010 'Rondomat,' Rondo Studio, Graz, Austria
2010 'Around the Block,' Rondo Studio, Graz, Austria
2010 'When a ball dreams, it dreams it's a Frisbee,' Exhibition/Performance at Rondo Studio, Graz, Austria
2009 아트인생프로젝트2탄-의정부 부대찌개 49인분, 의정부 예술의 전당
2009 “상처로 그리다,” 우덕 갤러리 기획전
2008 “한국산 그림전,” 쌈지 아트마트
2008 “꿈꿀권리,” 아트팩토리 갤러리,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
2008 “김앤장 vs. 이앤박,” 갤러리 31
2007 경남아트페스티벌 2007, 경남도립미술관
2007 The Trend of Korean Contemporary Print of 2000's in Russia, Novosibirsk State Art Museum, Russia
2007 “2007 서울미술대전-판화”, 서울시립미술관
2006 “기억의 원근”전, 강원도 태백시, 철암역 윈도우 갤러리
2006 “INK' 국제판화네트워크-헤이리, 헤이리 금산갤러리
2006 Media Edge 전, 서울 SADI 갤러리
2005 포트폴리오 2005 청년미술제, 서울시립미술관
2004 한.중.일 판화집 교류전, 동경예대/북경미술학원/서울대학교
2004 현대판화공모전, 서울 한전아츠풀 갤러리
2003 “디지털+카메라-판! 클럽 두 번째 회동”, 서울 조흥갤러리
2002 “태백.석탄.풍경”전, 강원도 태백시, 태백석탄박물관,상영회
2008 'Straight 8' North European and Korean Premiers, Kino International, Berlin, Germany (Film Title: Weed
Survive, Super 8mm, R/T 3' 20', 2008)

공모전
2014 스페인 카르멘 아로세나 국제판화 공모전 입선
2014 대만 국제판화비엔날레 입선
2004 현대판화공모전 입선
2002 한국 현대판화가협회 공모전 특선
2001 뉴프런티어전 특선

소장
진천군립 생거판화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박수근미술관, Carmen Arozena award collection (Cabildo Insular de la P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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