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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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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현대미술관 2015년 사진부문 기획전시
- 도시를 주제로 사라짐과 불안이 일상화된 도시의 현재를 돌아보는 전시
- 강홍구, 박진영 작가의 작품 총 82점 전시
- 5월 19일부터 10월 11일까지 과천관 개최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직무대리 김정배)은 사진 부문 기획 전시 <우리가 알던 도시 - 강홍구, 박진영 사진전>을 5월 19일부터 10월 11일까지 과천관에서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동시대미술의 다양한 장르를 발전, 활성화시키고자 2012년부터 사진, 건축, 디자인, 공예 등의 분야별 전문 공간을 마련하여 전시를 기획해 왔다. 

2015년 사진 부문 기획 전시 <우리가 알던 도시>는 동시대 미술의 중요한 이슈이자 사진이라는 매체와 각별한 관계를 맺고 있는 ‘도시’를 주제로 다루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오랫동안 도시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 온 사진작가 강홍구, 박진영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며, 재개발과 재난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오늘의 도시가 겪고 있는 상실과 불안의 정서를 다룬다. 

강홍구 작가는 디지털 합성 사진을 주된 매체로 삼은 반면 박진영은 다큐멘터리 사진 전통에 충실한 아날로그 사진을 주로 찍어왔다는 점에서 두 작가의 작업방식은 상당한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남겨진 잔재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각기 다른 시선을 통해 우리가 사는 도시 그리고 도시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사진이라는 매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 

특히 <우리가 알던 도시>전은 6월 건축전문 전시실에서 개막하는 <아키토피아의 실험>(6.30-9.27)전과 도시라는 주제를 공유하며 연계 기획되었다. 관람객은 이 두 전시를 통해 이상향으로서의 도시 건설을 꿈꾸는 건축가들의 낙관적 태도와 도시의 현실에 대해 성찰을 바탕으로 하는 사진가들의 비판적 시선을 대조하면서, 건축과 사진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비교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자세한 정보는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http://www.mm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전시개요
o 제 목: 《우리가 알던 도시》 (City we have known)
o 일 시: 2015. 5. 19 ~ 10. 11 
o 장 소: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제6전시실
o 출품작: 사진 82 점 
o 주 관: 국립현대미술관

■ 전시 프로그램
ㅇ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 
- 일반인, 전문인 대상 운영
- 어린이용 전시감상가이드 제공 (온․오프라인)

ㅇ 전시해설 
- 전시기간(2014. 4. 8.~7. 6.) 중 1일 1회 운영
․ 평일(화-금) 13:00, 15:00 / 주말(토-일) 13:00 
- 수시 및 단체해설 별도 

※ 상기 일정은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세부 일정은 추후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www.mmca.go.kr)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기획 의도 

우리가 알던 도시는 이미 사라지고 없다. 그리고 그 사라짐의 양상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가 직면한 여러 가지 문제들의 징후로서 나타난다. 

도시는 동시대 미술이 가장 빈번하게 다루는 소재 중 하나이며, 특히 사진과의 관계는 각별하다. 그것은 사진의 전통적 속성인 기록성과 디지털 이미지의 파편성과 허위성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의 어수선한 풍경을 다루는 데 적합한 형식적 기반을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다. 도시를 주제로 하는 수많은 사진들 중에서도 이 전시는 재난과 재개발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다루는 사진들에 집중한다. 재난과 재개발은 - 전쟁을 제외하고 – 사라짐이라는 현상을 가장 압도적인 규모와 속도로 실행시키기 때문이다. 이 도시에서 매일 조금씩, 혹은 하루 아침에 통째로 사라져버리는 것들은 무엇이고, 그 자리에 남겨진 것들은 무엇인가. 이러한 사라짐의 현상과 그 잔재를 사진 이미지로 기록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끊임없는 풍경의 변화, 지속적인 상실의 경험 속에서 불안은 어떤 방식으로 우리의 일상을 침투하는가. 이 전시가 던지고자 하는 질문들이다. 

이 주제에 보다 깊이 다가가기 위해, 전시는 도시라는 주제를 10년 이상 다루어 온 두 작가를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강홍구와 박진영은 각각 주거환경으로서의 도시, 그리고 사회시스템으로서의 도시에 오랫동안 관심을 보여 왔으며, 이 전시에서는 재개발과 재난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소개된다. 강홍구는 디지털 합성 사진을 주된 매체로 삼고, 박진영은 다큐멘터리 사진의 전통에 충실한 아날로그 사진을 주로 찍어왔다는 점에서 두 작가의 작업방식은 상당한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라짐의 현상 이후에 남겨진 잔재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는 공통점도 발견된다. 전시는 이 두 작가의 시선을 통해서 우리가 사는 도시에 대해, 그리고 도시를 기록하고 기억하는 사진이라는 매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전시 구성

I. 방문 – 박진영
박진영(1972년 생)은 다큐멘터리 사진의 주제의식과 태도를 바탕으로 한국사회의 부조리한 이면들을 다루어 왔다. <아르바이트>(2001-5)>, <서울, 간격의 사회>(2003-4), <도시소년>(2004-5) 등의 작업으로 잘 알려진 그는 사회시스템으로서의 도시와 개인의 관계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왔다.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그는 2011년에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폭발 이후의 상황을 사진으로 기록해 왔다. 이 사건은 지진과 해일이라는 자연재해로 시작되었으나 그로 인한 사회적 혼란과 정치적 파장, 그리고 정보의 차단으로 인한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연쇄적 사건들과 그 파장들로 구성된 복잡하고도 지속적인 형태의 재난으로 확장되었다. 

박진영은 사건의 중심부로 뛰어들어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는 일정한 거리와 시차를 두고 그 주변부를 탐색하듯 사진을 촬영한다. 방사능이 유입되면서 공포와 불안의 상징이 된 바다, 오후 두 시의 텅 빈 거리, 화재로 불타버린 학교 교실에 남겨진 물건 등의 사진을 통해 작가는 이 복잡다단하며 현재도 진행 중인 재난의 다양한 단면들을 보여주고자 한다. 

II. 기억–박진영, 강홍구 
이 전시의 두 작가는 각각 재난과 재개발이라는 서로 다른 현상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다루지만 현장에 남겨진 잔재에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이 잔재들은 이사를 가면서 버려진 것, 혹은 갑작스러운 재난을 당한 사람보다 오래 살아남은 것들이다. 잔재를 다룸으로써 사진은 자연스럽게 도시를 기억하는 적극적인 매체가 된다. 두 작가가 공통적으로 잔재를 담는다는 사실은 그 자체가 흔적이기도 한 사진이라는 매체 자체의 근본적인 속성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 두 작가가 다루는 현상들 속에 자본주의적 욕망과 효율성의 기반 위에 지어진 오늘의 도시에 대한 어떤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전시에는 또한 두 작가들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시점인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에 제작된 작품들이 일부 포함된다. 강홍구의 <생선이 있는 풍경>(2001), 박진영의 <서울에서 버티기>(1999-2003) 등은 15년 전 서울의 모습을 배경으로 한 두 작가의 초기작으로, 사진이 기록과 기억의 사이를 오가며 도시를 다루는 방식을 보여준다.

III. 배회–강홍구
강홍구(1956년 생)는 지난 10여 년 간 도시 재개발 과정에서 일어나는 주거지의 풍경변화를 다루어 왔다. 그는 1990년대부터 스캐너, 디지털 카메라 등을 이용하여 이미지의 가벼움과 허구성을 전면에 드러내는 합성사진을 만들어 왔으며, 2000년대 초부터 이를 도시 재개발 풍경이라는 주제와 결합시키면서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했다. 사진의 전통적 속성인 기록성과 디지털 이미지의 허위성의 조합이 부조리한 현실을 그야말로 ‘부조리하게’ 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강홍구는 재개발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현실과 허구, 비판과 유희, 진지함과 가벼움 사이를 넘나드는 듯한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또한 그의 작업은 기록과 기억, 파편과 파노라마, 의도와 우연이라는 상반된 요소들 사이의 균형과 긴장 속에서 의미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러한 특유의 균형감각은 대상에 대한 거리 두기와 관련된다. 작가가 밝힌 바 있듯, “가까이 다가가면 부딪치고, 멀리가면 남의 일이 되고, 그래서 구경꾼이면서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결과인 것이다. 무력하지만 무심할 수 없는, 그래서 언제나 현장의 주변을 배회하게 되는 예술가의 복잡한 심경이 여기에 반영된다.

작가 소개

강홍구
1956년 생으로 목포대학교 교육대학과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1990년대 중반에 TV와 영화의 스틸 컷을 자화상 사진과 합성한 <도망자> 시리즈를 발표했으며,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한 합성사진 작업을 주로 해왔다. 2000년 경부터 그린벨트 등 도시 외곽을 주제로 다루기 시작하여, <오쇠리 풍경>(2004), <미키네 집>(2005-6), <수련자>(2005-6), <사라지다-은평뉴타운>(2009), <그 집>(2010) <사람의 집-프로세믹스 부산>(2012) 등의 연작을 통해 도시의 재편성 과정에서 일어나는 풍경의 변화에 주목해 왔다. <미술관 밖에서 만나는 미술 이야기 1, 2>(내일을여는책, 1994), <앤디 워홀: 거울을 가진 마술사의 신화>(재원, 1995), <시시한 것들의 아름다움>(황금가지, 2001), <원작없는 그림들>(아트북스, 2002) 등의 책을 저술했다. 삼성 로댕갤러리(2006), 부산 고은사진미술관(2011, 2013)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서울시립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박진영
1972년 생으로 경일대학교와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박진영은 <아르바이트>(2002), <서울, 간격의 사회>(2004), <도시 소년>(2004) 등의 연작에서 한국 사회 특유의 부조리한 일상들을 다루며 작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이 작품들은 특히 사회적 현실의 기록과 고발을 목적으로 하는 정통 다큐멘터리의 태도와 주제를 기본 바탕으로 하면서 파노라마 포맷을 사용하는 등의 형식적 파격을 시도하여, 다큐멘터리 사진의 형식적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이후로 그는 분단 상황에서 비롯된 동시대의 독특한 사회적 풍경을 다룬 <더 게임>(2006), 그리고 사진의 역할과 의미를 은유적으로 모색한 <히다마리>(2008) 등을 통해 작업의 주제를 확장시켰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건 이후에는 재앙이 일어난 지역의 풍경 변화를 기록하고 있다. 박진영은 사회구조와 개인의 관계, 그리고 사진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지속시키면서 동경과 서울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부산 고은사진미술관(2013), 에르메스 아뜰리에(2012)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으며, 국립현대미술관과 부산 고은사진미술관, 경기도 미술관, 에르메스 코리아 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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