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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떨어진다.
떨어진 자리에 열매가 맺혀 있다.

  ‘늘 즐겁게 살고 싶다’ 이렇게 말하면 모두들 당연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진정으로 즐겁게 살아가는 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세상의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 즐거운 삶일까? 아니면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사는 것이 즐거운 삶일까? 
  나는 잘 모르겠다. 무엇이 즐겁게 사는 것인지. 그래서 나는 내 방식대로 살고자 한다. 우선은 ‘당연히 해야 된다’는 생각부터 없애기로 했다. 즉 절대적인 규정을 마음에서 지운다. 따라서 결과가 어떻게 되던 ‘그냥 픽 웃을 수 있으면 그만이다’          
 
  인간의 욕망은 본능이다. 그러나 욕망이 지나치면 삶이 즐겁지 않다. 자연은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다. 이는 때가 되면 물러나고 또 새로운 생명이 잉태된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그림을 그리는 화두이다. “꽃이 떨어진다. 떨어진 자리에 열매가 맺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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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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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일상의 소소한 인상들을 특유의 활달하고 거침없는 운필로 수렴해내는 작가의 화면은 그 자체로 장쾌한 필묵의 맛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자유자재한 그의 수묵 경영은 운필을 전제로 묵을 아우르는 독특함을 지니고 있다. 당연히 이는 오랜 숙련과정을 통해 배태되고 숙성된 그만의 장점일 것이다. 그의 수묵은 다분히 전통적인 것에서 출발하지만, 개별화된 특질을 통해 자신이 속한 현대라는 시공을 자유로이 종횡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묵은 것의 그윽한 멋과 새로운 것의 상큼한 맛이 공존한다.



고개를 숙였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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