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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그루브: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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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의 예술 세계를 탐험하다

<백남준 그루브_흥(興)>

2015.11.13.(금)~2016.1.29.(금),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나는 세계적인 예술가가 아닙니다. 세기적인 예술가입니다.”

(백남준, 2002)


“좌우간 당신이 나의 TV를 보게 된다면 

제발 30분 이상 지켜보길 바란다.” (백남준, 1964)


- 국내 첫 선보이는 미국 EAI소장 영상 및 다양한 아카이브 전시

- 백남준 연구가들이 함께하는 10회의 미술관 토크콘서트 선보여

- 1회 재입장 가능한 백남준 전시, 그를 자세히 들여다보다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거10주년 앞두고 백남준 전시 열어   

   

세종문화회관(사장 이승엽)은 <백남준 그루브_흥>전시를 오는 11월 13일(금)부터 내년 1월 29일(금)까지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지난 4월 미술관을 재개관한 후 선보이는 첫 기획 전시회이다. 2016년 1월 29일 백남준 서거 10주기를 앞두고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비디오아트 창시자, TV로봇으로 알려진 백남준 선생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고 대중의 이해를 돕는데 그 기획의도가 있다. 현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상설 전시되어 있는 백남준의 2000년 작품 ‘호랑이는 살아 있다-월금,첼로’ 뿐 아니라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작품인 ‘보이스 복스(Beuys Vox)’등을 전시한다. 또한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국 영상자료원(EAI)로부터 영상작품과 기록물 8점을 빌려 각각의 영상을 상영한다. 이는 특히 EAI가 백스튜디오의 공식 허가를 받아 빌려주는 것으로 큰 의의가 있다. 



■ 영상, 토크, 공연이 함께하는 새로운 방식의 전시  

 

지금까지 이해하기에 어려웠던 백남준 전시와 달리, 작품의 외형 뿐 아니라 작품 속 영상의 내용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영상이 주가 되는 전시로 모든 작품을 깊이 있게 관람하고자 한 장의 티켓으로 1회 재입장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또한 작품관련 각종 인용구와 사진 자료, 기타 문장들로 함께 전시를 재구성해 백남준 작품의 비밀코드를 해석을 시도해보는 등 다양한 각도로 작품 읽기를 시도하였다. 


백남준이 있기까지 그가 읽었던 책과 더불어 그로 인하여 쓰여진 책, 그를 이해하기 위한 필독서 200권을 추천하여 선보이고, 전시도록이 아닌 백남준 작품 설명서를 제공하는 등 관람객의 깊이 있는 감상을 도울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특별히 백남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 토크콘서트도 준비되어 있는데 백남준 연구자인 김남수의 진행으로 11월부터 12월까지 10회 열릴 예정이다. 토크콘서트에서는 백남준의 ‘숨은 손’, ‘움직이는 머신’으로 불리는 테크니션 이정성을 비롯한 백남준 전문가들이 출연해 백남준 작품에 숨겨진 비밀코드 해석 및 인간적인 에피소드 등을 들을 수 있다.





알기 쉽고 신나는 <백남준 그루브> 전이다!

 

김남수(안무비평, 세종미술관 <백남준 그루브>展 예술감독)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은 예술의 역사에 남고 싶었다. 그가 2002년 무렵 경기문화재단에 보낸 친필 편지에 그 소망을 피력했다. “나는 세계적인 예술가가 아닙니다. 세기적인 예술가입니다.” 인류의 지성과 예술이 빚어낸 흔적의 역사는 어쩌면 이 우주의 역사에 맞먹을 만큼 그 숨겨진 차원의 울림이 크고 강하다. 예술사의 만신전에 오르고 싶었던 백남준은 스스로를 21세기 자체를 자신의 시대로 예언했다. 마치 철학자 푸코가 또 다른 동료 들뢰즈를 “21세기는 들뢰즈의 세기”라고 예언했던 것과 동일한 선지자의 어조로. 그렇다고 우리가 백남준의 저런 발언에서 동아시아 타입답지 않은 나르시시즘을 읽을 필요는 없다. 이 예술가는 자신에 대해 최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역사라는 범주에서 시도하고 싶었던 것뿐이다.



이 ‘세기적인 예술가’ 백남준은 2006년 사후 차츰 하향세를 타고 있다. 항간에서는 그가 생존했을 때, 예술가의 몸의 현존 자체로 버텨낸 유행 작가 정도로 폄하하는 태도도 눈에 띈다. 때는 이때다 싶게, 최근 뉴미디어 아트의 짧은 역사를 기술하는 과정이라든가 미술사적 기입으로서 플럭서스나 존 케이지를 맥락화하는 과정에서 백남준이라는 예술가의 비중은 본의든 본의가 아니든 축소되고 경시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 흐름에 대해 백남준 예술의 정수를 이해하는 큐레이터나 기획자 그리고 연구자 그룹에서는 공적이든 사적이든 크게 유감의 뜻을 표하곤 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그러한 의사표현과 무관하게 그 하향세의 골은 조금씩 깊어지는 느낌이다. 이를 어찌하면 좋단 말인가.



2015년 세종미술관에서 굳이 <백남준 그루브> 전시를 시도하는 것은 지금까지 구두선에만 그치고 백남준 예술의 무한우주적인 비저너리를 보다 쉽고 보다 친절하게 관람객들에게 알려주려는 의도이다. 지금까지의 백남준 전시는 간단히 말해서 이런 거였다. “나도 모르지만, 너희들도 모르게 해 줄께.” 이번 전시는 “그동안 연구한 것의 숨겨진 차원을 알기 쉽게 보여 줄께.” 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뭔가 번쩍번쩍거리기만 하고 실제로는 뭐가 뭔지 알 수 없던 백남준 전시 방식을 탈피하여 거꾸로 그린버그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평면성’ 형식을 통해 읽는 방식도 도입될 예정이다. 가령, 1003개의 사무용 백지 위에 각종 인용구와 사진 자료, 기타 문장들로 박자를 구하면서 백남준 예술의 비밀 코드를 개방하는 전시 공간이 있다. 바야흐로 이 타이밍에, 백남준 스스로 말했듯이 “나는 헤비급 예술가이다” “나는 세기적인 예술가이다”라는 자기규정에 걸맞게 그의 예술이 20세기 인류의 지성과 마음의 생태학 그리고 사회와 과학 및 미디어의 진전을 따라 어떻게 그 우주적 비전을 구체화해왔는가를 실질적으로 보여주려는 것이다. 



이 전시가 기폭제가 되어 백남준 연구붐이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그럼으로써 백남준 사후 10주기를 맞이하는 2016년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올 백남준 관련 전시가 각각 개성과 관점이 강한 연구 베이스의 전시가 될 수 있도록 이정표 역할도 하기를 기대한다. 



특히 우리가 상대해왔던 노인 백남준이 아니라 청년 백남준이 실존적으로 지적으로 얼마나 매력적인 존재였는지 그 ‘백남준 이미지 메이킹’과 그의 인식 제고 역시 이 전시가 원하는 바이다. 핸섬가이였던 그가 해방공간에 받았던 교육을 통해 지금은 사라진 ‘조숙한 천재’가 어떻게 가능했는가와 함께 어떻게 자기 예술의 빅뱅을 창출했는가 등 오늘의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롤모델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울러 이 전시는 전시 자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술행사, 워크숍, 기타 부대행사들로 백남준 예술의 잠재력을 속 시원히 눈앞에 드러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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