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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빛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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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빛2015>


전시기간   2015-12-04 ~ 2016-02-14

전시장소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제1,2전시실

문 의 처  062.613.7100

홈페이지   http://www.artmuse.gwangju.go.kr



제15회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빛2015>

2015. 12. 04 ~ 2016. 02. 14

광주시립미술관 본관 제1, 2전시실



기     획 : 임종영(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작품  수 : 약 55점

참여작가 : 박자현(부산), 이인희(대전), 이주리(전북), 정문경(서울), 정지현(대전), 최요안(광주), 하 루(광주) 

주     최 : 광주시립미술관






제15회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빛2015>



1939년 일본 오사카에서 재일 이주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화가의 꿈을 꾼 한 소년이 있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소년은 가난과 차별의 높은 벽 앞에서 자신의 소중한 꿈을 제대로 펼쳐 보지도 못하고 접어야만 했다. 지독한 가난과 차가운 멸시를 극복하고 평생 모은 1만 여점의 미술 작품을 고국의 여러 미술관에 기증한 하정웅의 이야기다.  



성공한 재일교포 사업가이자 미술품 컬렉터, 한국 메세나 운동의 선구자, 시각장애인의 아버지 등은 하정웅을 이야기할 때 따르는 수식어들이다. 칠순을 훌쩍 뛰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정웅은 문화예술은 물론, 사회복지, 교육 등 여러 분야에서 그의 삶의 철학인 나눔과 기도,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일에 열심이다. 



하정웅의 메세나 운동은 그가 강조하듯 “공(公)을 위해 사(私)를 버리는 윤리의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술작품 컬렉터는 감상을 위해서, 혹은 투자를 위한 목적으로 작품을 수집한다. 그러나 하정웅의 작품 수집은 기증이 전제되어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에 기증한 작품만도 1993년 제1차 212점을 시작으로 2014년 제6차 221점에 이르기까지 총 2,523점에 이른다. 



2001년부터 시작해 올해 15회째를 맞이한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은 한국현대미술을 이끌어갈 역량 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전시이다. 그리고 가난과 차별의 벽 때문에 화가로서의 꿈은 접어야했지만, 아픈 질곡의 역사를 나눔을 통한 희망의 역사로 변화시킨 하정웅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있는 전시이다. 그의 바람은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이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화가로서의 꿈을 꾸는 청년작가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의 전시타이틀이 ‘빛’인 이유다.



인생에 있어 가장 아름다운 시절, 그것은 아마 청년 시절일 것이다. 하지만 현대의 수많은 청년들은 갈 곳을 찾지 못하고 막다른 골목에 서 있다. 이제 더 이상 청년은 부러움의 대상이 아닌, 동정과 따가운 눈총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청년에게 희망이 없으면 나라의 미래도 없다.” 라고 했다. 이는 미술 판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래서 우리는 미래세대인 청년(작가)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야 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을 개최하는 것을 비롯하여,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 운영, 북경창작센터 운영, 아트라운지 전시기획, 상록전시관 청년작가초대전, 청년작가 작품 구입 등 다양한 방식으로 청년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청년작가들에 대한 지원 없이는 지역, 더 나아가 한국현대미술의 미래는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열다섯 번째를 맞은 이번 전시에는 박자현(부산), 이인희(대전), 이주리(전북), 정문경(서울), 정지현(대구), 최요안(광주), 하루(광주) 작가가 초대되었다. 표현하는 방식과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현실에 좌절하거나 안주하지 않고 작가로서 도전하는 용기를 보여주고 있는 아름다운 청년들이다. 



박자현은 도심 속 재개발지역의 삶의 흔적과 풍경을 사진과 영상 등에 담았다. 이인희는 세상에 버려진 쓸모없는 것들을 자신의 기억과 연계시켜 작품화 하였다. 이주리는 남자 누드 이미지를 형상화한 ‘살다’ 연작을 통해 자아 찾기에 몰두한다. 정문경은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회적 관계 속에서 자아의 모습을 형상화하려 시도한다. 정지현은 물과 숲과 같은 녹색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는데, 그 녹색은 희망과 생명이 아닌 절망과 죽음을 상징한다. 최요안은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 이 시대의 어두운 자화상을 신문을 조각내어 붙이는 콜라쥬 기법으로 표현하고 있다. 하루는 ‘맛있는 산수’ 연작에서 산수와 음식을 통해 현대인의 삶을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하정웅청년작가초대전 ‘빛’이 이미 전시에 초대되었던 작가들은 물론, 화가의 꿈을 간직한 모든 이 땅의 청년작가들에게 한 줄기 빛과 희망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 



임종영(광주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박자현, 부서지고 빛나는 2015 식물화분 10개



작가 박자현의 시간과 발품으로 전시공간으로 옮겨진 낡은 잔해들은 사라지고 있는 재개발 현장의 현주소이다. 철거지구에서 만난 <주소 잃을> 고양이들과의 은밀한 눈 맞춤은 전시장 길목에서 계속되고, 그곳에서 가져온 식물의 일부는 이동통로 난간에서 힘겨운 살기를 이어가며, 햇볕에 탄 장미꽃잎은 그곳에서 주워온 액자 속에 박제되어 정체되고 빼앗긴 시간을 알린다. 채취한 산초 잎사귀는 식물을 말리기에 적당한 두께를 가졌다고 생각되어 우연히 선택한 책, 『전쟁교본』 속에 박제되어 폐허가 된 현장을 대신한다. 잎사귀가 든 책갈피마다 우연치 않게 매치되는 『전쟁교본』 속의 글귀들은 재개발현장이 유토피아의 시작이 아닌 치열한 삶의 현장임을 알리는 듯하다.   


조은정(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이인희, 봉인된 계절, 2015, 유채, 162×390cm



이인희 작가는 자신의 안에서 사물을 매개로 세상을 바라보는 남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이 세상에서 버려진 것들, 즉 생명의 흔적이 사라진 생선비늘을 손수 닦고, 말리고 자신이 예전에 옷이나 구두에 생선비닐의 원래 있었던 패턴으로 이식해 나가며 접봉을 시도한다. 그리고 더 이상 쓸모가 없이 버려진 뼈 조각들을 자신이 기억 속에 잠재되어 있는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성탑처럼 만들고 생명을 잃은 메마른 풀밭에 쓸쓸히 배치한다. 이런 일련의 모든 과정들은 모두 이인희의 기억과 관계가 있다. 그동안 불안한 현실 속에  살면서 복잡하게 자리 잡고 있는 기억의 편린들을 ‘손질된 일상, 봉인된 기억’으로 작가는 모든 감정을 감내하며 사물들과 함께 세상을 파고드는 머나먼 여행을 시작한다. 

  

김민기(대전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이주리, 살다, 2015, 유채, 182×182cm


캔버스 안에는 개인 이외에도, 군상을 표현한 작품도 자주 등장하는데, 작품을 통해 사회 공동체 안에서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고자 하는 작가의 처절한 몸부림이 엿보인다. 또한 삶 안에서의 관계들, 절망 끝에 희미하게 보이는 절실한 희망, 물질이 정신성을 지배하고 있는 현실, 기계문명의 발달과 획일화된 소통이 만연한 현재의 우리들 삶속에서, 자아를 상실하고 대중 속에 휩쓸려버리고 마는 나 자신의 모습들을 다시금 되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작품이다.   


정우석(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정문경 작가의 작품 전시 광경


전시된 모든 작품이 그렇듯 작가는 옷을 사용해서 그간의 일련의 작업들을 해오고 있다. 그 옷들은 버려진 것들이며,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누가 입었던 것들로, 익명의 개인적 역사를 포함하고 있다. 만들어질 때부터 선택되고 입혀졌다가 버려지는 일련의 과정은 시대를 포함한 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은연중에 담고 있다. 개인성은 사회를 반영한다. 개인에게 선택된 옷은 사실 사회의 여러 면을 함축한다고 볼 수 있는데, 작가는 이런 옷을 찢고 헤면서 개인성을 해체하고, 그것을 다시 엮거나 짜기우면서 본인의 방식대로 편집한다. 그 방식에는 작가의 기억이 분명히 개입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어릴 적 상상의 이미지 중의 하나일 것이고, 이에 기반을 두면서 연상되는 사연, 즉 예전에 사회에서 맞닥뜨렸던 어떤 사태에 대한 묘사일 수도 있다.  


박순영(서울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정지현, 녹색의 이미지 한지에, 2015, 목탄,콩테 165×130cm



작가 정지현이 선보이고 있는 아홉 점의 회화작업은 모두 물과 숲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그 제목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녹색의 이미지>라는 상위개념으로 수렴된다. 사회적 통념 속에서 녹색은 푸르고 평화로운 자연과 연상 작용을 일으켜 평화 혹은 안전을 상징한다. 하지만 정지현의 ‘녹색’은 우리의 일상을 둘러싼 디스토피아(Dystopia)적 현상들을 지시한다. 정지현은 그의 회화 속 ‘녹색’을 통해 통제되고 재단된 자연의 흔적들을 서술하고 있다. 인간의 손이 닿아 제대로 흐르지 못한 물의 힘겨운 숨소리, 가뭄으로 갈라진 논의 표면에 엉켜 붙어 심지어 혐오스럽기까지 한 녹조의 찌꺼기들, 나무의 높이를 키우기 위해 그것이 마치 건축물인 냥 비계(飛階)에 가두어 가해지는 인위적인 조작들. 이처럼 녹색에 대한 정지현의 색체도상학적 해석은 파괴 그리고 죽음의 흔적이다.  


김석모(철학박사, 미술사학자)




최요안, 분노하라, 2015,  패널에 콜라주, 200×240cm


개인은 사회를 이루고 국가를 형성하는 가장 최소한의 단위. 

국가가 있어서 개인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있기에 국가가 존재하는 것. 

따라서 국가는 개인의 자유와 행복의 증진을 위해 봉사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그것이 곧 국가의 목적이며 존재의 이유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인류사의 비극은 대체로 기득권을 쥔 특정 소수집단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개인을 집단에 예속화하면서부터 시작된다. 


한 줌도 안 되는 인간들의 사적 욕망으로 인해 역사가 뒤틀리고, 국민의 삶이 나락으로 떨어지며, 수 없이 많은 생명들이 전쟁과 환란의 거대한 수레바퀴에 휘말려 이슬처럼 사라져간다.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개인의 삶과 운명이 타자에 의해 저당 잡혀있는 이 부조리한 현실. 


누가 국가를 사칭하여 우리의 자유를 빼앗으려 하는가? 

누가 전체의 이익을 빙자하여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가? 

누가 우리의 삶을 기만하고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조롱 하는가? 


끝없는 거짓말로 불안과 공포를 생산해내는 악랄한 정치와 

인간과 자연을 통째로 집어삼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는 탐욕스런 자본, 

사람과 사람을 갈라놓고 증오와 갈등을 부추기는 종교와 각종 이데올로기, 

그리고 그것에 굴복하고 동조하는 우리들 자신의 어리석음과 이기심, 비겁함과 나약함까지... 

결국 그 모든 것들이 과거의 망령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이 시대 안에 보이지 않는 하나의 거대한 괴물을 만들어낸다.


본 작업들은 우리 안에 어슬렁거리는 괴물―국가주의와 전체주의―에 대한 포토몽타주이자 현실의 조각들을 이어붙인 세월의 기록이며 ‘우리를 낳고, 우리가 만들어낸’이 세계에 대한 어두운 자화상이다.   


작가노트




하루, 맛있는 산수, 2015, 한지에 수묵채색, 145×112cm


 “맛있는 산수시리즈”는 먹고 사는 문제로 삶을 비유적으로 이야기한다. 작품의 주요 소재는 음식과 산수이다. 음식으로 대변되는 물질과 자연으로 대변되는 정신을 화면에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낸다. 작업은 화면에서 자연스러운 구성을 통해 물질과 정신의 조화로운 삶의 모습을 나타내거나 균형 잃은 접시를 통해 위태로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기존의 산수화가 안빈낙도(安貧樂道)하고 싶었던 선비의 이상향을 담았다면 맛있는 산수는 물질과 정신 가운데 행복을 찾고자하는 현대인의 이상향을 나타낸다.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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