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손봉채_Migrants, 2015_ Oil on polycarbonate, LED_ 184 x 94 cm
오페라갤러리는 작품 재료의 물성적 특성과 시각적 효과의 조합을 통해 새로운 예술의 영역을 선보이며 현대미술계를 신선하고 새로운 개념으로 이끌고 있는 한국 중견작가 이이남, 손봉채, 김창영, 권기수, 서정민, 홍상식 6인의 작품을 선보이는 <마티에르 누보> 展을 연다.
다양성, 유동성, 해체주의로 대변되는 포스트 모더니즘 시대의 현대미술은 전통과 현대, 순수와 상업ㆍ응용 간의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개념을 수용하고 있다. 참여작가 이이남, 손봉채, 김창영, 권기수, 서정민, 홍상식은 이번 전시에서 산수화와 디지털 미디어, 한지와 수묵, 모래와 캔버스, 방탄 유리와 유화 등 전통적 회화와 조각의 범위를 넘나들며 동양적 재료와 소재를 현대적으로
활용하여 동시대의 다양한 문화양상을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마티에르 누보> 展 은 동ㆍ서양 미술의 전통에서 받은 영감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현대적인 표현 방식과 미래지향적 기술을 수용하여 전통과 미래의 접목을 시도한 이이남, 손봉채, 김창영, 권기수, 서정민, 홍상식 6인의 작품을 통해 현대미술의 새로운 지평과 생각의 확장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이남 (1969~)
디지털TV를 통해 전통회화의 이미지를 새롭게 해석하고 디지털의 기술로 살아 움직이도록 재창조하여 또 다른 명화를 만드는 작가 이이남은 디지털 미디어 아트의 선두주자이다. 이이남은 명화를 영상으로 재해석하여 창조적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하며 동ㆍ서양의 대비 혹은 과거와 현재를 새로운 시각적 언어로 재해석한다. 이처럼 작가는 뉴 미디어와 예술를 접목시키는데 동서양의 명화 이미지를 차용하나 전통 회화에 대한 애정을 동 서양과 시공간을 넘는 구성으로 심도 있게 전개하고 작가 특유의 상상력과 창의력으로써 디지털과 고전회화 그 이상으로 생동감 넘치는 살아있는 그림으로 재탄생시킨다.''
권기수 (1972~)
권기수는 동양화의 사군자 도상인 매난국죽의 동양적인 소재를 선명한 원색계열의 아크릴 재료와 일러스트 같은 서양적인 화법을 결합하여 세련되고 동양적 팝아트를 선보인 한국 팝아트의 대표 작가이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유쾌한 웃음의 캐릭터 ‘동구리’는 성별이나 나이로 규정지어지지 않는 사람을 의미하는 기호로 작가가 탄생시킨 캐릭터다. 서양의 ‘스마일리’ 를 대체한 한국의 ‘동구리’는 동글한 굴렁쇠를 연상캐하는데 작가는 색동 저고리와 매난국죽, 떡살무늬 등의 한국적 소재를 알록달록한 색감으로 단순하고 간결하게 표현하여 이를 디지털 프린팅, 미디어영상, 렌티큘러 등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선보인다. 이러한 다양한 미디어 공간 속에서 동구리는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가볍게 넘나들며 발랄한 생기로 공간 속을 날아다닌다. 작가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동양과 서양, 디지털과 아날로그 등 구분으로 되는 경계를 극복하고 있다.
홍상식_Flower VΙ 2009_Straw_ 50 x 70 X 17 cm
홍상식 (1974~)
홍상식의 작품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국수나 빨대를 이용해 제작되는데 작가는 붙이거나 깎아 내는 조소의 전통적 작품제작 방법이 아닌 국수나 빨대를 밀어내 형상을 돌출시키는 새로운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작품의 재료로 국수를 사용하기까지는 작가의 유년시절 경험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소면을 좋아하시던 아버지 때문에 가게에서 사온 소면 한 다발을 가지고 손가락으로 밀고 그것에 의해 반대편에는 재미난 형태가 돌출되어 만들어지는 놀이를 즐겼다.”고 작가는 말한다. 무수한 점의 집합에 의한 밀도감 높은 국수를 이용한 작업과는 달리 빨대를 이용한 작업은 가운데가 비어 있는 빨대의 특성 때문에 반대편의 형상들은 빨대 구멍을 통해 보여 지며, 보는 각도와 거리 등에 따라 그 형상들이 달리 보인다.
서정민_Korean House Roof 2013_ Hanji _ 100 x 150 cm
서정민 (1962~)
2013년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관 전시 작가로 선정되었던 '한지 화가' 서정민은 먹으로 쓴 한지 종이들을 압착해 두루말이 형태로 만들고, 측면을 잘라 만든 조각을 작품화면에 붙여 연결한 작업들을 주로 한다. 작가는 동양화가 가지는 기운생동이 한지를 말고 붙여 이은 조형으로 승화시키는데 다양한 색상의 한지를 이용해 작품의 변주를 더한다. 그의 작품은 우리가 없애고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기억의 기록이며 동시대 세계 곳곳에서 이루어지는 개발과 근대화로 파괴되는 행위에 대한 작가의 경고적 표현이다.
김창영 (1957~)
극사실주의 회화의 묘미를 보여주는 `모래그림 화가` 김창영은 극사실적 기법으로 모래 위 발자국이나 빗질의 흔적을 작품에 담아낸다. 한국 출신으로 일본 요코하마에 거주하며 작업하는 작가 김창영의 작품을 보면 바닷가 모래사장을 찾은 듯한 `즐거운 착시현상`을 일으키는데 모래사장의 `환영`을 자아내는 발자국과 손가락의 자취들은 작가의 손에 의해 일일이 탄생된 `가상의 세계`다. 반면에 작가가 그렸을 것이라 여겨지는 모래알은 실제 모래를 얇게 캔버스 위에 바른 것이다. 이처럼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김창영의 회화는 `눈속임 기법`(트롱프뢰유:trompe-loeil)이라 불리는 정밀묘사에 의해 비롯된다.
손봉채 (1968~)
1997년 광주비엔날레 최연소 작가로 주목 받은 손봉채는 여러 겹의 방탄유리에 그림을 그려 겹겹이 쌓아 입체감을 주는 일명, ‘입체회화’ 장르를 개척한 장본인이다. 작가는 방탄 유리의 일종으로 아크릴보다 300배 강한 폴리카보네이트 5겹에 소나무를 그린 뒤 발광다이오드 즉 LED 조명을 비추는 방식으로 마치 화선지에 먹이 번지듯 아련하게 퍼져나가는 감동을 전한다.
손봉채는 변색될 수 있는 아크릴과 깨지는 유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방탄유리 재질인 폴리카보네이트를 사용하고 판재 뒤로 LED 조명을 비추어 원근법의 한계를 극복했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풍경을 겹치는 것이 아니라 한 장면이나 풍경을 공간 분할하여 물리적으로는 다섯 개의 면으로 분할되지만 개념적으로는 시공간을 분할하는 것으로 하나하나의 면이 각기 다른 장소와 시간성을 가진다. ‘우연히 산에서 뿌리째 뽑혀 트럭에 실려가는 나무들을 보면서 산업화와 계발에 밀려 뿌리내린 곳에 살지 못하고 떠도는 조경수가 현대인의 자화상처럼 느껴졌다’ 라고 말하는 손봉채는 중첩된 5개의 화면에 지나온 시공간의 역사를 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