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16-07-20 ~ 2016-07-26
정수영
무료
+82.2.737.4678
갤러리 도스 기획
정수영 ‘Paramita(波羅蜜多)’展
2016. 7. 20 (수) ~ 2016. 7. 26 (화)
!Dolly?, Acrylic on canvas, python skin, 150x150cm, 2015
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_정수영 ‘Paramita(波羅蜜多)’ 展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Gallery DOS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16. 7. 20 (수) ~ 2016. 7. 26 (화)
2. 전시내용
정수영의 회화 – 불안과 피안(彼岸) 사이 (서울시립미술관 큐레이터 조아라)
화면을 가득 메운 도상과 각종 패턴, 만다라와 스테인드글라스를 동시에 떠올리게 하는 화려하고 종교적인 색채는 정수영의 회화를 마주할 때 즉각적으로 느껴지는 요소이다. 조금의 빈 공간이라도 용납하지 않으려는 듯한 불안과 강박마저 느껴지는 그녀의 작업은, 도상들의 의미에 접근하기 이전에, 묵주신공을 드리듯 하나하나 그려 넣은 작가의 제작 과정을 상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리고 그 상상은 이내 우리로 하여금 캔버스 위의 붓질 그 자체에 대한 생각, 즉 그림을 그리는 행위의 원시적 본질에 다가서게 한다.
아직 서른이 채 되지 않은 작가 정수영의 작품 속에 단청과 만다라의 패턴, 그리고 죽음과 제의의 기표들이 떠다니게 된 것은 작가가 학생시절 경험했던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위한 수 차례의 천도재(薦度齋), 그리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단청, 탱화 등과 무관하지 않다. 점괘보다 점쟁이의 행동이 흥미로워 점집을 찾곤 한다는 작가의 말에서 우리는 그녀의 작업 세계가 제의의 목적보다는 그것이 함의하는 전복의 시나리오, 성(聖)과 속(俗)이 교차되고 선악이 뒤바뀌는 모호한 지점을 향하고 있다는 것을 추측해볼 수 있다.
이번 정수영의 개인전 《바라밀다(Paramita)》에서 그녀가 선보이는 작품들은 주로 정사각의 틀 안에서 중앙을 구심점으로 삼아 동물 도상을 위치시키고, 그 주변을 다양한 패턴들로 꼼꼼히 채워나간 형태를 취하고 있다. 전시 제목 ‘바라밀다(波羅蜜多)’는 작가의 작업이 열반에 이르는 수행, 즉 ‘paramita’로 읽히기를, 그리고 관객들이 작품을 마주하는 시간이 숭고한 의례로 기능하기를 의도하고 있음을 알게 한다.
2015년에 제작된 <Hello Mr. Boxer>에는 마치 과녁처럼 보이는 여러 층의 동심원 속에 눈을 감은 돼지의 두상이 자리하고 있다. 사실적으로 묘사된 돼지와 달리, 그것의 주변은 지극히 평면적이고 동양적인 단청 무늬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장자리의 배경은 아르누보식 패턴으로 채워져 있다. 즉, 한 화면 안에 동양과 서양의 패턴, 사실적인 묘사와 장식적인 도안, 붓질로 채워나간 부분과 스탠실로 찍어낸 부분이 모두 함께 자리하고 있는 것인데, 각 요소들이 조화로우면서도 긴장된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 하다. 중앙의 도상은, 홀로 입체감 있게 표현되었지만 그를 감싸는 화려한 색채와 빽빽한 밀도 덕분인지, 화면에서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작가가 숨겨 놓은 힌트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이에 작품 제목인 ‘Hello Mr. Boxer’를 연결하여 생각해보자면, 눈을 감은 돼지는 과녁 밖에 얼굴을 내밀고 자신을 때릴 복서를 고이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이 된다. 그러나 한 편, 돼지의 머리가 이미 제 명을 다한 제사상 위의 그것이라고 가정할 경우 이 화면은 전형적인 제의의 기호로 읽히게 되는데, 이처럼 화면의 도상이 다가올 죽음을 기다리는 살아 있는 동물인지, 아니면 이미 세상을 떠난 존재인지는 그림을 읽는 이의 판단에 맡겨지게 된다. 이와 같은 상상과 추측의 과정은 복서에게 인사를 건네는 돼지 대신 사냥개의 두상이 등장하는 <Hound>(2016), 매달려있는 듯한 토끼가 그려져 있는 <Untitled>(2016), 희생 제물의 대표적 상징인 양이 그려진 <!Dolly?>(2016) 등의 작품을 마주하는 순간에도 동일하게 일어난다.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미술 속에서 도상(icon)은 주술적이고 제의적인 역할은 물론 각 시대의 사회, 종교, 정치, 권력 등의 상징으로서 그 형태와 의미를 달리하며 등장해왔다. 그 중에서도 특히 동물 도상은 고대 동굴 벽화에서는 사냥의 승리를 기원하거나 자축하는 의미에서 그려졌으며, 그리스 로마 시대에는 신화를 묘사하기 위한 상징들로, 중세시대에는 종교적 텍스트를 대중이 이해하기 쉽도록 만드는 도구로써 활용되곤 했다. 정수영 작가가 작업에 도상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는 사실은 곧, 그녀가 도상에 덧씌워질 수 있는 시대적이고 종교적인, 그리고 때로는 사적인 의미들이 중첩되어 생산하는 다층적인 의미 작용에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실제 뱀피를 스탠실 작업과 함께 꼴라주하여 제작한 작품 <Victory-natural enemy>(2015)는 작가의 관심이 우주의 질서와 그것의 전복까지도 포괄하고 있다는 점과 관련된다. 화면을 채운 거대한 개구리의 형상은 배경으로 부착된 초록색의 뱀피와 맞닿으며 여러 층위의 의미를 생성한다. 뱀과 개구리의 관계는 생태계에서 대표적인 먹이사슬의 상징이지만, 이 작품에서는 죽은 뱀의 껍질이 도리어 개구리를 소생시킨 듯한 즉, 질서가 전복된 상황을 암시한다. 이러한 상황은 생과 사가 교차되고, 먹고 먹히는 관계가 뒤집어지는, 그리고 불안과 평온이 긴장 상태에서 뒤섞이는 현실에 대한 메타포인 것이다. 이는 바로크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화려한 액자 안에 박제되어 우리에게 제시되는데, 가죽만 남은 강자의 죽음과 약자가 부르는 승리의 개가(凱歌)가 공존하는 순간을 지나치게 빛나는 금색 테두리로 두른 작가의 의도에서 짓궂은 위트가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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