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던 공기 중의 수증기가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고체 상태인 하얀 눈으로 변신하는 풍경을 보는 것은,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기쁨이다.
눈은 삼라만상의 형태를 부드러운 곡선으로 바꾸고 새로운 공간을 만든다. 순백의 눈으로 덮여진 풍경은 이전의 기억을 망각하게 하는 위로의 공간이다.
몇 년 전, 폭설로 허벅지까지 쌓인 눈길을 걷다가 발이 빠지지 않아 뒤로 넘어진 적이 있었다. 잠깐 동안이지만 등에 맨 카메라 장비의 무게가 사라지고 포근한 눈침대 위에 누운 것 같이 편안하였다.
촬영한 필름은 현상과 스캔을 거쳐 디지털화 하였고, 다시 실제 작업 크기의 필름으로 만들었다. 검프린트를 흑백으로 만든다해도 한 번의 붓칠만으로 완성되지 않았다. 작업실에서 수작업으로 흑백검프린트를 계속하며, 수많은 테스트와 시행착오를 거쳤지만 아직도 완벽한 흑백프린트라 할 수는 없다.
나의 작업은, 절제와 욕망 사이에서 안절부절못하는 나약한 인간의 심리를 그대로 드러낸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약력
임명희(Lim, MyoungHee)
전남대학교 사범대학 과학교육과(화학전공) 졸업(1974)
상명대학교 예술대학 사진학과 입학(2003)
상명대학교 예술디자인대학원 디지털이미지학과(비주얼아트전공)석사졸업
개인전
<It is snowing> 갤러리인덱스초대전(2016년 9월 21일~10월3일)검프린트전
<나비> B.CUT 캐주얼갤러리초대전(2015년 4월1일~5월4일),검프린트전
<임명희초대전> 갤러리인덱스 (2014년 6월18일~7월1일),검프린트전
<욕망의콜라주>아트스페이스구운돌기획초대전(2014년5월20일~6월14일) 검프린트전
<The TextureⅡ> 인사아트센터(2013년 3월 27일~4월 2일),검프린트전
<The TextureI> 인사아트센터(2012년 2월 1일~2월 7일),검프린트전
<허공에 날려 보내다> 갤러리 나우(2008년 4월 23일~4월 29일)
그룹전
2014년 <바늘로 그린 그림>,전통자수전, 숙명여자대학교 청파갤러리, 서울
2009년 <사과의 여정>, 동덕여대 큐레이터학과 기획전, 동덕아트갤러리
2008년 <젊은 작가 초대전>, 갤러리 이앙, 서울
2008년 <2008 응용사진의 모색전>, 경인미술관 제1전시관, 서울
2007년 <混>전, 갤러리 나우, 서울
2006년 <Invisible Space>전, 상명대학원 예술디자인센터, 서울
2005년 <COLOR>전, 상명대학원 예술디자인센터, 서울
2003년 상명대학교 사진학과 <The Disabled>전, 천안시민회관, 천안
이메일 : brightlim7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