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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석 : 無題-허공에 붓질을 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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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소개
봉산문화회관의 기획, 「2016유리상자-아트스타」전시공모선정 작가展은 동시대 예술의 낯선 태도에 주목합니다. 올해 전시공모의 주제이기도 한 ‘헬로우! 1974'는 우리시대 예술가들의 실험정신과 열정에 대한 기억과 공감을 비롯하여 ‘도시’와 ‘공공성’을 주목하는 예술가의 태도 혹은 역할들을 지지하면서, 가치 있는 동시대 예술의 ‘스타성’을 지원하려는 의미입니다.
4면이 유리 벽면으로 구성되어 내부를 들여다보는 관람방식과 도심 속에 위치해있는 장소 특성으로 잘 알려진 아트스페이스「유리상자」는 어느 시간이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시민의 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는 데 기여하고,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예술가들에게는 특별한 창작지원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공공예술지원센터로서 더 나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하여 전국공모에 의해 선정된 참신하고 역량 있는 작가들의 작품 전시를 지속적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2016년 유리상자 네 번째 전시인, 전시공모 선정작 「2016유리상자-아트스타」Ver.4展은 회화와 건축을 전공한 김문석(1963년生)의 설치작업 ‘무제無題-허공에 붓질을 걸다’입니다. 이 전시는 작가 자신이 경험한 행위行爲의 살아있는 상태狀態와 그 시각적 축적蓄積을 통한, 최종 결과의 이면裏面에 존재하는 과정의 감동과 생생한 몰입沒入의 진실에 주목注目하는 것이며, 우리의 균형均衡 감각을 제고提高하려는 시공간時空間적인 사태事態입니다. 또한 우리의 삶에서 예술이 무엇인가? 예술가로서 어떤 삶이 가능할 것인가?라는 작가의 질문과 태도이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는 ‘예술 행위’를 바라보는 작가 자신의 태도를 시각화하여 사방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상자 공간에 설치하려는 작가의 설계로부터 시작합니다. 대략 7미터 높이의 천장과 흰색 바닥이 있는 유리상자 공간을 비운 듯 채운 두 개의 커다랗고 낯선 붓질, 폭115×길이700㎝ 크기의 검은 붓질 설치물 2개는 중력重力에 힘을 더하듯 위에서 아래로 내려 긋거나 비스듬히 사선으로 그어 내린 검은 숯의 혼합체입니다. 작가는 이를 두고 수많은 시도를 거친 후 명쾌하게 살아있는 지금, 여기의 현장 상황에 대응하는 예술의 상징적 ‘언어’라고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그는 종이나 화판畫板 위에서처럼, 서예의 일획을 긋듯이 허공에 온 몸으로 붓질 행위를 하고 이를 고형固形화하여 공간 속에 하나의 ‘개념槪念’으로 선보인 것입니다.

예술의 개념에 관하여 작가가 주목한 ‘신체 행위’는 선을 긋는 붓질, 특히 서예書藝에서 획을 긋는 ‘붓질’로 상징됩니다. 시작과 끝, 강약과 속도, 호흡, 리듬, 반복, 지속 등, 시간성과 관계하는 붓질의 행위 과정들을 회화나 조각처럼 한 시공간에 고정시킬 수는 없을까? 시간성이 깃든 신체 행위의 생생한 진실과 살아있는 감동이 ‘예술 행위’의 본질本質은 아닐까? 그렇다면, 다른 매개체 없이 본질적인 붓질만의 에너지와 행위 과정의 매력을 집약할 수는 없을까? 작가의 이러한 물음들이 이번 전시 설계의 이유입니다. 이 ‘붓질 행위’는 무엇의 재현이 아니라, 주변 환경 즉, 시간과 공간의 인식 속에서 예藝의 기氣로 충만한 선비의 느긋한 춤을 닮았습니다. 그것은 내부 깊숙이 의도를 간직한 채 부드럽고 잔잔한 흥을 일으키는 몸의 움직임이며, 온몸을 세계의 흐름에 맡기며 교감하고 몰입하는 전신傳神의 행위입니다. 작가는 자신이 허공에 제시하는 낯선 ‘붓질’로부터, 관객이 ‘신체 행위’를 읽어내고, 행위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상상하며, 관객 자신의 인식 속에서 ‘붓질 행위’의 생생한 살아있음을 복원復原할 것을 기대합니다. 즉, 작가는 최종 결과물만이 아니라 과정상에 존재하는 생생한 날것의 본질에 관하여 주목할 수 있는 우리의 균형均衡 감각을 제안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붓질 행위’는 삶과 예술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 혹은 작업의 독자성에 대하여 질문하고 확인하는 예술가의 행위를 은유합니다. 그것은 살아있는 에너지 상태이며, 인간의 근원적 불안과 소외의 위기를 딛고 자신의 실존을 확인하는 우연의 행위이기도 하고, 또한 순간의 일획一劃으로서 전부를 파악하는 동양예술의 직관直觀을 따르기도 합니다. 작가는 자신에게 집중하고 자신을 알아가기 위하여 또 자신의 미적 감수성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이 행위를 지속합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 붓질 행위 드로잉은 또 다른 가능성의 상상으로부터 기인하는 작가의 신체 행위이며, 그에 관한 매력적인 자기 기록일 것입니다.

눈앞에 펼쳐진 ‘무제無題-허공에 붓질을 걸다’는 자신을 비롯한 세계의 존재와 그 이면을 주목하는 행위 드로잉이며, 예술의 본질을 탐구하는 기억의 신체 행위적 ‘사건’입니다. 작가가 다루려는 것은 이성과 결과 중심의 해석에 의해 가려지거나 제거되었던 과정의 기쁨, 쾌감, 감동, 몰입에 관한 신체 행위이며, 인간 성장과 예술에 관한 본질을 진솔하게 기억하려는 에너지입니다. 행위를 기억하며 현재의 성장을 선보이려는 이번 유리상자는 미적 신념을 소통하려는 예술가의 삶과 그 가치를 생각하게 합니다.

-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 정종구 -

▢ 작품이미지





untitled, , 4X4X4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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