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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의 기억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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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의 기억
2017.03.24 - 04.27
신한갤러리 역삼

기획 의도 ‘00의 기억’ - 수직과 수평의 광장 
(‘00의 기억’은 공공의 기억으로도 읽을 수도, ‘00’에 개인의 이름을 삽입하여 사적인 기억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00은 80년대 초반에 태어났다. 비교적 조용하게, 온순하게 자라 나던 10대 시절에 개통된 PC 통신 안에서 00은, 끊임없이 사적으로 파편화된 자신과 같은 자아를 만날 수 있는 트인 ‘광장’을 발견했다. 그것이 00에게 부여한 익명성은 그/그녀가  나이나 직업과 상관없이 세상과 수평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해주었다. 이 공간 안에서 텍스트와 이미지 생산의 주체는 더 이상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었고 나와 모든 사람이었다. 모든 것이 생산되고, 업로드되고, 소비되고. 빠르게 피드백이 오고 가던 이 현장은, 고속통신망이 열리자 폭발적으로 확장되었다. 00은 그 안에 개인주의적 삶을 영위하며 고요한 가운데 목소리를 내는 것이 익숙했다. 

00은 성인이 되는 시점에 다시 한번, 이번에는 물리적으로 ‘광장’을 경험한다. 2002월드컵을 매개로, 00에게 그 전까지 막연한 공공의 장소로서 자리했던 광장의 이미지가 처음으로 현실화 되고 구체화 되던 순간이었다. 00은, 빈 공간인 광장은 누군가의 목소리로 채워지면 언제든 그 형태가 변할 수 있는 장소라는 것을 그 이후로도 여러 번의 사건을 통해서 체득했다. 이 물리적 광장 또한 모두가 발언하고 향유할 수 있는 수평적인 공간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광장의 기억은 00이 모두와 공유하는 ‘공공의 기억’으로 자리 잡았다. 

00은 하지만 광장에 서 있을 때조차 철저히 한 개인으로서 직립해 서 있다. 그 안에 섰을 때 자신의 목소리가 흐릿하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목소리는 어디까지 뻗어 올라가는가. 혹은 누구에게까지 닿는가. 혹은 우리는 어딘가로 연결 되고 있는 걸까. 여러 목소리가 교차하는 공간에서 00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할 수 있는지, 목소리가 채워진 공간은 어떤 형태로 변할 것인지를 생각한다. 

딱히 어떤 세대로 명확하게 분리되지 않는 세대인 80년대 초반 출생들을 누군가는 크게 에코Echo세대라고 분류한다. 하지만 그들을 이전세대의 메아리라고만 명명하기에는, 이 세대가 가지고 있는 목소리(그것의 볼륨이 높지 않거나 하나로 통합되지 않을지라도)는 분명 존재한다. 그들이 현재의 현상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또 집단으로, 어떤 목소리로 반응하는지, 그리고 그것에 대한  메아리는 다시 어떤 형태로 세상에 나타날 것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 관람가능시간 및 휴관일 
10:00-18:00(월-토)  
매주 일요일, 공휴일 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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