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이구 갤러리는 2019년11월6일부터 11월 20일까지 황성원 개인전을 개최한다. 빛과 작가의 인위적인 행위를 통해 몽환적이고도 오묘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황성원은 ‘강직성 척추염’이란 희귀성 난치병을 앓고 있어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행동반경을 최소화하고 계획적으로 에너지를 써야한다. 이러한 신체적 조건은 불가피하게 그러한 상황에 따른 작업을 고려하게 되었고,자신이 생활하는 특정한 공간인 작가의 방에서 눈을 뜨면 우선적으로 보이는 하늘을 매일 기록한다. 작가는 가능한 자신이 무엇을 보고 있는지 의식하지 않은 상태, 상황에서 셔터를 눌리는데, 카메라를 양손에 들고 렌즈를 위로 향하게 한 후 걸어 다니면서 집안에서 바깥 풍경을 무의식적으로 잡아챈 듯한 이미지들을 작업으로 보여준다.
빛이 스며드는 시간대를 포착하고 있는 작가의 작업은 형태의 흔들림 또한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특정시간에 따른 온도 차이는 다른 색감을 발생시키고 작가는 작품을 통해 세계를 빛과 색채, 온도로 그려내고 있다. 의도적으로 카메라를 흔들어 피사체를 촬영하는 작가의 사진은 특정 색채로 물이 들고 빛의 파동, 심한 왜곡과 격렬한 움직임이 추상적인 무늬와 선의 흐름을 만들며 명확한 윤곽선이나 선명함 대신 흔들림, 모호함의 이미지들을 만들어 낸다. 시간마다 다른 빛과 작가의 인위적인 행위를 통해 찍힌 앵글은 몽환적인 블러와 오묘한 색감, 불명확한 형태를 만들며 경계선이 없는 ‘물아일체’가 된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정확성, 명료함, 선명함, 자명함, 진리, 재현 등에 대한 의심 이기도 하며 세계의 표면적 질서를 흔들거나 그 이면에 있는 것들을 보고자 하는 욕망 이기도 하다.오로지 색채, 흔들림, 빛과 무수한 선들로 나타내며 추상회화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작가는 통증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삶을 표현하고 있다. 의식적으로나 혹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대상을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몸으로 의식 없이 파고드는 풍경의 단면, 혹은 내 의식과 감각으로는 온전히 파악하기 어려운 대상에 몸을 맡기는 것이다. 시선으로 대상을 겨냥하지 않고 주변 풍경에 순응하는 일이다. 세계의 빛에 몸을 적시는 것이고 그 안에서 위안을 받고자 하는 것이다. 추상회화와도 같은 사진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는 작가는 의식과 무의식, 대상과 비대상, 빛과 어둠, 익숙함과 낯섦 사이에서 요동치는 이미지는 외부세계의 지표이지만 결국 작가 자신의 감각으로 바라보고 포착한 세계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가가 바라보는 세계와 작가를 둘러싼 외부의 세계를 통증 속에서 포착하는 개별 신체의 반응이 사진 안에서 하나로 녹아 들고 있다.
“매일 보이는 하늘과 아파트 그리고 나무들
그러나 매일 다른 하늘로 사물에 비치는 빛도 달라진다.
똑같은 모양의 창문과 문
그러나 매일 불이 켜지는 시간이 틀려 다른 퍼즐이 되곤 한다.
그 똑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똑같지 않다.
각각의 다른 생활패턴과 사고방식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그 안에 있는 삶은 어우러지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이는 화면의 흔들림으로 나타난다.
매순간 다른 생각과 삶이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하나의 군상은 풍경이 된다.
비슷한 일상이 반복되지만 각각의 개별적인 나날은 매scene마다 나의 히스토리가 되어간다.”
- 작가의 말
작가소개
황성원(b. 1972)은 대한민국 출생이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및 동대학원에서 응용회화전공과를 졸업하였다. 황성원 작가는2018년 서울문화재단 입주작가로 선정되었으며 수십여 회의 그룹전 등 활발하게 활동 하고있다. 이번 개인전은 세번째 개인전이다. spaceD9 2019 신진작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장애인문화예술지원사업 창작활성화지원 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