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 시다의 꿈
전시기간 / 2019. 12. 20.(금) ~ 2020. 3. 29.(일)
전시장소 /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 1-3층
전시작가
반재하 미술가, 전경숙 사진가 X 4명의 미싱사, 4명의 미싱사 X 4명의 소설가
김경선X조해진, 박경미X이주란, 장경화X정세랑, 홍경애X최정화
전태일기념관, 노동복지기획전 <시다의 꿈> 개최
- 평화시장 ‘시다’로 시작해 지금까지 봉제노동을 이어가는 여성노동자 네 명의 개인사를 한국 여성노동자 보편사로 풀어내
- 2020년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노동복지 사각지대 재조명… 노동복지 인식 제고
- 사진, 소설 등 다양한 분야의 작가 참여로 입체적인 전시 구성
□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관장 이수호)은 오는 12월 20일 전태일기념관 1-3층 기획전시장에서 노동복지기획전 <시다의 꿈>을 개최한다.
□ <시다의 꿈>은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30여 년간 봉제업에 종사하는 여성노동자 김경선, 박경미, 장경화, 홍경애 4인의 이야기를 중심에 두었다. 이들은 모두 봉제공장의 ‘시다’(보조원)로 봉제업에 발을 들였고, 노동야간학교 ‘시정의 배움터’를 통해 현장에서 겪는 부당함에 맞설 힘을 배웠으며, ‘청계피복노조’를 통해 행동했다.
□ <시다의 꿈>에는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참여했으며 네 여성노동자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작업을 전개한다. 1층에는 사진가 전경숙과 네 명의 여성노동자가 협업한 사진 작업이 펼쳐진다. 전경숙은 ‘시정의 배움터’ 강학(교사)로 네 명을 만나 이들의 현재를 담은 사진을 광목천에 인화한다. 네 명의 여성노동자는 자신의 사진 위에 재봉틀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장식했다.
□ 2층에서는 ‘시다’에 대해서 알아보고 ‘시정의 배움터’ 문집에 실린 노동연극 ‘넘어가네’를 낭독극 형식으로 재현한 영상을 상영한다.
□ 3층에서는 네 명의 소설가와 네 명의 여성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은 ‘네 개의 방’과 반재하 작가의 작업을 볼 수 있다. 네 명의 여성 소설가 이주란, 정세랑, 조해진, 최정화는 네 명의 여성 노동자를 각각 인터뷰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들의 역사와 한국 노동현실을 소설로 재탄생 시켰다.
□ ‘네 개의 방’은 소설가의 언어와 여성노동자의 이야기를 관람객이 가장 효과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고안된 구조물로, 내부에는 소설을 펼쳐두고 개인적으로, 또는 공감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시각적 장치를 마련하였다.
□ 반재하 작가는 의류기업에서 만든 셔츠의 제작 과정을 직접 수행하고 현재 봉제산업에서의 노동을 드러낸 작품 <셔츠와 셔츠>를 선보인다.
□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작가와의 대화, <봉제 하루 만에 배우기> 워크숍, <시다의 꿈> 간담회, 한국여성노동사 강의프로그램, 영화상영회 등 다채로운 연계 프로그램이 함께 열린다.
□ 이수호 전태일기념관장은 “전태일 50주기를 여는 노동복지기획전 <시다의 꿈>은 한국 사회 속 노동복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라며 “전시를 기점으로 4인 이하 사업장의 노동자, 아르바이트 노동자, 자영업 노동자, 이주 노동자 등 우리 사회의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노동복지의 그늘을 조명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 이번 <시다의 꿈> 기획전은 2020년 3월 29일까지 계속되며 전태일기념관 운영시간 내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 한편,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은 지난 4월 전태일과 노동의 참된 의미 및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서울시에서 설립했으며, 시민을 대상으로 상설전시 및 기획전시, 노동인권 체험교육, 문화공연, 인문강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하고 있다.
노동복지 기획전 <시다의 꿈> 전시 서문
‘시다’는 꼭 필요하지만 가장 쉬운 일을 하는 사람을 낮춰 부르는 일본식 표현입니다. 하지만 일본식 표현이라고 하기에는 무수한 상징이 들어 있어 섣불리 ‘시다’라는 단어를 버리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시다라는 말을 쓰지 않지만 ‘시다’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예식장 아르바이트, 뷔페 아르바이트, 배달 아르바이트 등 숙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노동현장에 내몰리는 청소년과 청년들이 현재의 ‘시다’ 아닐까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5인 이하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시다’입니다. 최소한의 인간적인 대우를 기대하기 어려운 우리 주변 이주 노동자들이 ‘시다’입니다. 그들의 이름에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눈을 돌려 보면 이름 없는 ‘시다’는 여전히 많습니다.
질문은 여기서부터 시작합니다. 이들의 꿈은 무엇이었을까요. 우리가 만난 네 명의 여성 봉제 노동자의 꿈은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사람들 쉴 때 함께 쉴 수 있는 삶. 지금을 사는 대부분 노동자의 꿈도 다르지 않습니다. 특별하지 않은 꿈인데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최선의 삶을 사는 것임에도 행복한 삶을 꿈꾸는 것이 왜 이렇게 어려울까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발걸음의 첫 시작을 네 명의 미싱사 ‘언니’들로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때론 소설로, 때론 이미지로, 때론 공간에서 펼쳐집니다. 묵묵히 일하는 노동자 그들의 이름을 불러줌으로 다른 이름을 기억하게 합니다. 가물가물했던 우리 주변 평범한 이름을 불러보려 합니다. 그리고 나의 기억에서 사라진 이름을 꺼내보려 합니다. 네 명의 미싱사 언니들과 작업을 함께한 사진작가, 네 명 언니를 소설 속에서 호명한 네 명의 소설가들, 현재의 노동에 질문을 던진 현대미술 작가, 공간에 온기를 넣어준 건축가 등이 그들의 꿈에 대해 상상합니다.
네 명의 ‘언니’들은 야학 ‘시정의 배움터’와 ‘청계피복노동조합’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는 방법을 스스로 익혔습니다. 선한 사람들과 관계 맺으며 나를 위하고 나의 자존감을 확인하는 자유인이었습니다. 부당한 노동 현실에 저항하는 내일을 상상하는 것이 바로 ‘언니’들의 꿈이 아니었을까요. 전시를 보면서 네 명의 ‘언니’들 또는 우리 이야기를 꿈꾸었으면 합니다. 여성 봉제 노동자 네 명의 이름을 함께 불러줌으로써 여전히 다른 내일을 꿈꾸는 우리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03191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105 아름다운청년 전태일기념관
담당자 강재영 / T. 02-2273-0905 / F. 02-318-0881 / E. excel@taeil.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