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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명욱: OVERLAYING 칠漆 하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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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H MYOUNG WOOK
허 명 욱
OVERLAYING
칠漆 하다
2020. 6. 5 - 6. 28


I. 전시 개요


전  시  명     《칠漆하다(OVERLAYNG)》, 허명욱 개인전
장      소     가나아트센터 1, 2관 (서울시 종로구 평창로 30길 28)
주      관     가나아트갤러리
일      시       2020. 6. 5. (금) – 6. 28. (일) (총 24일간)
오  프  닝       2020. 6. 5. (금) 오후 5시
출품  작품     평면 작품 25여점, 조작 작품 2점  


Ⅱ. 전시 소개

1. 옻칠, 그리고 허명욱
가나아트갤러리는 감각적인 색으로 색면회화를 구현하는 허명욱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허명욱은 회화, 조각 그리고 공예 등 생활미술과 순수미술의 경계에 머무는 다양한 작업을 전개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는 허명욱의 전반적인 작업들이 공개되는 자리로, 앞서 개인전이 개최된 가나아트 나인원에서는 공개되지 않은 대작들과 새로운 신작들이 대거 전시될 예정이다. 

허명욱의 작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의 작업에 수반되는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의 작업은 크게 4가지의 연작으로 나눌 수 있는데, 먼저 강판 위에 옻칠을 접목한 작업, 매일의 색을 기록한 나무스틱을 하나로 집합한 스틱 작업, 캔버스 천을 중첩하는 작업, 마지막으로 드로잉 기법을 활용한 작업이다. 강판을 본체로 사용한 작업의 경우는 ‘칠하기’의 반복이다. 강판 위에 옻칠을 한 후, 여러 차례 오븐기에 굽는데, 금속 위에 옻칠은 고온경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초벌이 된 바탕 위에 색을 입히기 위한 바탕 작업이 두, 세 달에 걸쳐 진행되고, 충분한 건조하는 과정을 거친 후, 비로소 색칠하기와 건조를 반복적으로 행한다. 캔버스 천을 중첩하는 작업 또한 ‘칠과 건조’가 기본적으로 따르되, 찹쌀풀과 생칠을 섞은 호칠을 한 후 캔버스를 붙이는 과정이 추가된다. 캔버스 위에 옻칠을 하고, 그 위에 다시 생칠과 토회칠을 한 후 캔버스 천을 중첩하여 반복적으로 쌓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드로잉 작업은 캔버스나 나무 위에 옻칠과 드로잉을 한 뒤 건조한 다음, 그 위에 패브릭을 붙이고 다시 건조한다. 이후 토회칠과 생칠의 과정을 거친 후, 충분히 건조되었다 싶으면 패브릭을 뜯어낸다. 그러면 남은 화면 위에 오랜 시간 동안 풍화된 듯한 흔적이 남는데, 작가는 이를 위해 그리고, 붙이고, 뜯어내는 과정을 무수히 반복한다. 즉, 그의 작업들은 칠과 건조, 쓰고 지우기 그리고 쌓고 뜯어내는 행위가 수없이 결집된 결과물인 것이다.

2. ‘공예가’ 허명욱, ‘화가’ 허명욱
매일 아침 허명욱은 색을 만드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작가는 그날의 감정이 담아 직접 색을 배합함으로써 자신만의 색을 만들고, 이를 바탕이 될 매체 위에 겹겹이 바른다. 전시장을 찾는 많은 이들이 감각적인 원색을 통해 ‘허명욱의 작업’임을 알아채고 그를 떠올린다. 그만큼 색은 그의 작업에서 옻칠이라는 주재료보다 중요하다. 이와 같이 그의 작업에서 색에 부여되는 가치는 ‘옻칠’ 그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감각적인 색을 구현하는 작가’로 정의되기 보다는 ‘옻칠 공예가’로 인식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린 ‘옻칠’이 그를 드러내는 매체이면서도 동시에 가두는 매체가 되어버린 것이다. 
대개의 경우, ‘공예가’ 허명욱과 ‘화가’ 허명욱의 간극을, 굳이 어느 하나로 정의 내리려 한다. 그들은 종종 미술과 공예의 차이를 두고자 하며, 그 가치를 재단한다. 두 영역의 교차점에서 드러나는 유사성 또한 공예와 미술을 가르는 하나의 요소로 여길 뿐 아니라, 이를 순수회화와 실용공예 사이의 위계질서를 정하는 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그러나 이미 20세기 초반부터 실용공예와 순수미술의 관계는 더욱 밀접 해졌으며 다수의 예술가들이 실용공예와 순수회화의 통합이라는 목표로 새로움을 모색해왔다. 대표적인 예로, 바우하우스(Bauhaus)는 공예와 미술의 통합을 목표로 종합예술을 추구하였으며, 모홀리 나기(Moholy Nagy, 1895-1946), 바실리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1866-1944), 오스카 슐레머(Oskar Schlemmer, 1888-1943)등의 미술가들이 예술영역 간의 상호교류와 일상생활과 밀착된 예술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따라서 허명욱의 작업은 분리와 배제가 아닌 상호 공존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가치 체재로 탐구해야 한다. ‘옻’은 허명욱의 전 작업의 기반을 이루는 공통 매체이긴 하나, 옻을 순수회화와 공예를 정의하는 기준으로 삼아서는 안된다. 옻이 전통적인 공예 재료라는 이유로, 혹은 작가가 공예를 병행한다고 해서 그를 회화도 하는 ‘공예가’ 혹은 공예도 하는 ‘화가’로, 단순히 정의할 수는 없는 것이다. 때문에 허명욱의 작업을 순수미술과 실용미술이라는 인위적인 경계선을 사이에 두고 이해할 필요는 더욱 없다. 

실제로 작가는 옻칠 자체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시작하지 않았다. ‘옻칠’은 작가에게 조금 더 감각적인 색을 만들어 내기 위한 갈망에서 비롯된 매체다. 허명욱은 본인이 원하는 색을 구현하기 위해 여러 매체들을 활용한 색 실험을 해왔으며, 오랜 노력 끝에 찾아낸 옻칠을 통해 그가 원하는 감각적인 색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허명욱은 ‘색’이 그를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색채를 통한 감성을 추구하는데, 색은 그날의 감정이고, 그날의 생각을 담은 매개체로, 매일 아침 그가 색을 만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유다. 

또한 색은 특별한 재현요소 없는 허명욱에 작업에서 조형언어로서 기능한다. 작가는 특별한 조형적 구조 없이 오로지 ‘색’이라는 특성만으로 평면에 깊이감을 더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조형성을 구축하였다. 예컨대, 원색의 파랑색이 전면을 덮은 작업은 빛과 화면 안에 드리운 그림자, 그리고 칠과 캔버스 천이 만들어내는 마티에르(matière)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추상의 평면에 조형성을 부여하고 있다. 특히 겹겹이 칠해진 색들은 반복적인 칠 과정을 통해 더욱 짙어 지면서 깊이 있는 추상화면을 만들어내며 나아가 뜯어내고 지우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색의 변화와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자연스러운 흔적들은 작가만의 회화적 조형언어로서 자리하고 있다. 

이와 같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칠과 건조, 붙이기와 뜯어내기의 과정이 수반되는 작업방식은 허명욱의 작업에 촉각성을 부여한다. 그의 회화작업들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옻 자체의 물질적 특성을 강하게 드러나는데, 패브릭 작업에서 나타나는 반복되는 형태들은 표면의 촉각성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든다. 이로써 작가는 옻칠에 수반되는 노동집약적인 과정을 통해 물질성, 촉각성을 만들어내면서 동시에 색채를 통한 서정적인 감수성까지 전달한다. 즉, 색을 향한 그의 예술적 본능이 바르고 건조하고 다시 칠하는 반복적인 행위를 가능케 함으로써 감성과 물질이라는 양극의 특성이 작업에 동시에 구현되는 것이다. 

이처럼 ‘물질적이면서도 감성적인’ 그리고 ‘실용공예와 순수미술’을 넘나드는 허명욱의 작업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허명욱의 삶’이다. 아침마다 그가 만들어내는 감각적인 색채들과 옻칠을 바르고, 구축하고, 지우고 건조하는 노동집약적인 작업 과정은 결국 그의 삶을 대변한다. 작가는 반복하는 행위를 통해 시간을 더욱 중첩시킬 뿐 아니라, 세월이 지날수록 작업에서 드러나는 시간의 흔적 또한 담는다. 허명욱은 작업에 우리의 세월을 재현하는 것으로 그는 시간이 만들어낸 색으로 세월에 안에 담긴 우리의 서사를 작업에 풀어내는 것이다. 그림은 작가가 색으로 쓴 글과 같으며 삶과 예술에 대한 작가의 성찰이다. 예술과 삶은 깊이 연결된다고 믿는 허명욱에게 색은 그의 이야기를 보는 이에게 전달이 가능케 하는 언어다. 우리는 그가 색으로 보여주는 삶의 이야기를 읽고, ‘예술가’ 허명욱의 서사를 눈에 담아내면 된다. 이에 따라 이번 전시는 그가 만들어낸 시각적인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수공예적 아름다운이 깃든 허명욱만의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허명욱, Untitled, 2020, Mixed media(Ottchil), 300 x 300 cm



허명욱, Untitled, 2020, Mixed media(Ottchil), 245 x 245 cm



허명욱, Untitled, 2020, Mixed media(Ottchil), 360cm(가로)x120cm(폭)x90cm(높이)

IV. 작가 약력
허명욱 (b. 1966~ ) 

주요 개인전
2020 가나아트갤러리, 서울
2018 구하우스 미술관, 경기 
한영아트센터(갤러리 노마), 대구
2016 아라리오 갤러리,서울 
조은숙 갤러리, 서울
2015 조은숙 갤러리, 서울
2014 우라소에시 미술관, 오키나와 일본 
로얄갤러리 초대전, 서울
2013 조은숙 갤러리, 서울 
이타미 미술관, 이타미, 일본
2012 지윙스갤러리, 가나자와 일본
2011 스페이스두루, 서울 
갤러리로얄, 서울 
메리어트 호텔, 서울
2010 스가타 갤러리, 쿄토 일본
갤러리 자인제노, 서울 

주요 그룹전
2018 소버린 미술상, 홍콩
2017 오래된 미래, 갤러리 로얄, 서울 
2017  바다해전, 갤러리 조은, 서울
2016 서울시립 미술관, 서울 
2015 공예문화 진흥원, 서울 
2015  서울 시립 미술관 
2012 Scene #111, 갤러리 아페타, 서울 
2011 서울옥션, 강남스페이스, 서울 
2011  Hope & Love wave, 노암갤러리, 서울
2010 모네 갤러리 초대전, 오사카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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