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 2020기억공작소Ⅱ 고관호展
‣ 일정 : 2020년 10월 16일 금요일 ~ 12월 27일 일요일 (월요일 전시 없음)
‣ 장소 :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2층)
‣ 장르 : 조각
‣ 소개 :
‘기억공작소記憶工作所 A spot of recollections’는 예술을 통하여 무수한 ‘생’의 사건이 축적된 현재, 이곳의 가치를 기억하고 공작하려는 실천의 자리이며, 상상과 그 재생을 통하여 예술의 미래 정서를 주목하려는 미술가의 시도이다. 예술이 한 인간의 삶과 동화되어 생명의 생생한 가치를 노래하는 것이라면, 예술은 또한 그 기억의 보고寶庫이며, 지속적으로 그 기억을 새롭게 공작하는 실천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들로 인하여 예술은 자신이 탄생한 환경의 오래된 가치를 근원적으로 기억하게 되고 그 재생과 공작의 실천을 통하여 환경으로서 다시 기억하게 한다. 예술은 생의 사건을 가치 있게 살려 내려는 기억공작소이다.
그러니 멈추어 돌이켜보고 기억하라! 둘러앉아 함께 생각을 모아라. 우리가 인간으로서 지금껏 우리 자신들에 대해 가졌던 전망 중에서 가장 거창한 전망의 가장 위대한 해석과 그 또 다른 가능성의 기억을 공작하라!
그러고 나서, 그런 전망을 단단하게 붙잡아 줄 가치와 개념들을 잡아서 그것들을 미래의 기억을 위해 제시할 것이다. 기억공작소는 창조와 환경적 특수성의 발견, 그리고 그것의 소통, 미래가 곧 현재로 바뀌고 다시 기억으로 남을 다른 역사를 공작한다.
작가노트
나는 1998년 ‘Integrart’ 98 Poland 조각심포지움에서 내게 주어진 자연석을 조각하지 못했다. 당시 내게 자연과 예술은 구분되어야 할 영역이었고, 건강한 자연석을 조각 할 정도의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전동공구에 상처난 돌을 주워 그 기계흔적을 지우는 치유의 행위를 했다. 그리고 2016년 조경용 자연석에 채움과 비움이 혼재된 나의 매스 찾기를 시작했다. 작업은 본래 자연석의 매스가 소멸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매스에 둥근 구멍을 뚫는 일이다. 관통된 구멍은 단단한 매스 표면의 연속성을 없애고 내부의 공간을 만들어 매스의 안과 밖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든다, 또한 빛과 공기는 뚫어진 구멍을 통해 매스 내부로 흐르고, 매스와 주변공간과의 이분적 관계는 빛과 공기를 매개로 유기적 공유의 관계로 변화한다.
나의 작업은 조형적 표현보다는 본래적 존재, 엄격한 규정보단 모호한 유동성, 무가치의 가치, 보이는 것보다는 보이지 않는 것들에 의미를 부여하여 규정 지울 수 없는 미궁들 속에 영속성을 찾는 여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