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 늪 이야기- 여여 하게
우포늪의 그 적막한 시간 안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과 어떤 삶을 살아내야 하는가의 물음이 우포늪을 그리게 했습니다. 늪이지만 물을 많이 그려서 흘러가는 물처럼 표현했습니다. 흐르는 물처럼 흐르는 시간과 삶. 삶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 삶 자체가 목적이라는 내용을 담고자 했습니다.
우포늪은 1억 4천만 년 전 한반도가 생성될 시기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하나의 작은 세계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많은 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데 서로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모습이 마음을 평화롭게 합니다. 특히 봄가을의 일교차가 큰 새벽의 물안개는 환상적입니다. 하루가 깨어나려 시작되는 새벽의 장엄한 느낌과 홀로 있음의 완벽함을 표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홀로 있음은 외로움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입니다. 함께 있음을 위해 먼저 홀로 있음이 되어야합니다. 온전히 홀로 있음이 되어야 나를 사랑하고 기쁨과 행복이 충만해져서 그 행복이 다른 사람에게로 전해집니다. 결국 인생은 나를 탐구하는 과정입니다.
올해 2020년의 그림들과 지난번 우포늪 시리즈와의 차이는 나룻배가 없습니다. 그때는 ‘흐르는 시간- 나를 찾아서’에서 삶을 찾아 나서는 나를 사공과 나룻배로 그렸습니다. 이번 전시의 제목은 ‘여여 하게’입니다. 여여하다의 뜻은 본연 그대로의 모습을 의미합니다. 늘 그대로 그러함입니다. 삶을 고정관념을 가지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나를 우포의 풍경으로 그렸습니다.
이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