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운 CHOI SUKUN <낯선자연, 낯선위로>
전 시 명 최석운 <낯선자연, 낯선위로>
기 간 2021년 03월 09일(화) - 03월 30일(일) (월요일 휴무)
오 프 닝 2021년 03월 09일(화) 3:00 – 6:00 PM
관람시간 10am - 6pm
장 소 갤러리 나우 -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152길 16 (신사동 630-25)
문 의 02-725-2930 / gallerynow@hanmail.net
[전시서문]
낯선자연, 낯선위로
지난 1년간은 우리들에게 낯선 상황, 펜데믹을 경험하게 해 주었다. 공멸과 공생 사이,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뉴노멀(New-Normal)의 시대로 누구나 생각의 방식도 일상의 방식도 바뀌고 있다. 반복되는 모순, 심리적 고립감과 소외감은 우리 모두 공동의 경험으로 확장되었다.
화가 최석운도 예외는 아닌 듯 보인다. 10여년이 넘는 동안 한 번도 처다 보지 않았던 작업실마당의 朱木이 눈에 들어왔다. 나무에게는 미안했고 자신에게는 창피했다. 변화를 위해 겪어야 하는 진통. 인간의 활동이 위축되고 반대로, 자연은 활발해진 현재의 상황. 우리의 마음은 우리의 눈은 겪어야만, 혹은 시간이 가야만 비로소 보여 지는 것들이 있다.
그동안의 최석운의 시선은 인간이 선택하고 자연을 판단한 인간 주도의 풍경이었다면 자연이, 원래의 모양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경외의 대상인가. 생명, 순환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계기가 그에게도 다가 왔다.어느날 낯선 자연이 민낯의 얼굴로 그에게 다가왔다. 그는 늘 자연속에 있었으므로 굳이 자연이라는 이름을 따로 바라볼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낯설게 바라보기 시작하니 자연의 조형적 아름다움, 거기 그렇게 있음의 소중함이 가슴을 쳤다. 자연으로부터 위로도 받고, 기대고도 싶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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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 실크로드 여행 때 보았던 키르키스탄 이식쿨(Issyk Kul) 호수 옆에서 하늘을 향해 각각 다른 형태로 제 멋대로 뻗어있던 원시 그 자체의 나무, 당나귀가 오래전 사진첩에서 소환 되었다. 큰 나무아래 작은 골목에서 웅크리고 앉아 휴대폰으로 누군가와 교신하는 여인의 오래된 장면도 떠올랐다. 자연에 대한 생각들이 소용돌이를 일으키듯이 새롭게 다가왔다. 불가에서의 깨달음의 상징인 흰소도 그렸다. 인간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를, 자연의 모습, 그대로의 모습이, 그리고 새, 소, 개, 돼지 등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가 관찰자,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자신의 모습으로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유머와 풍자, 웃픈현실, 의인화된 유니크한 동물 등 현대인들의 삶의 모습을 천연덕스럽고 낙천적이며 유쾌하게 풀어내는 최석운이 사회적 풍경은 관찰자의 입장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그리고 지난 해 발표했던 <도착> 시리즈는 인물들의 자화상을 통해서 내적인 감정 즉 공허와 연민, 불안감 같은 현대인의 감정을 드러내는 고백 었다면 이번 발표하는 신작은 자연을 통한 자신의 풍경이 들어있다. 자연에 대한 경외와 근원적인 생명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반성, 자신과 자연이 한몸임을 말하고 있다.
최석운은 전라남도 해남의 작은 섬에서 지난 한 해를 보냈다. 마치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역병을 피하려는 듯. 일상에 머물렀던 자연은 그의 삶이 되고 그의 위로가 되었다. 그 동안 눈길 한번 주지 않았던 황토밭에 심겨진 대파들이 보였다. 하얀 뿌리에서부터 연두와 검은 초록빛으로 힘차고 강인한 대파가 눈에 들어왔다. 줄기는 해풍을 견디고 만들어진 무기질들이 마치 핏줄처럼 피부를 덮고 있다. 그는 파밭을 흥분이 되어 뛰어다녔다. 며칠 후 그 파밭은 갈아 업혀 누른 황토로 바뀌었다. 인간이 필요로 하는 식품으로서의 파는 꽃이 피면 버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대파는 꽃이 피면 버려지는 운명이였다. 남아있는 대파 들을 수거해 작업실에서 그림으로 옮겼다. 봄부터 늦여름 내내 대파 그리고 꽃을 그렸다. 그렇게 대파 꽃은 최석운의 나무가 되어 꽃이 되어 운명처럼 그에게 다가왔다. 1년생 식물이 아니라 단단한 나무의 형상으로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꽃의 이름으로, 생명의 이름으로 더욱더 튼튼하게 그려졌다.
최석운의 파, 나무, 자연은 모두 그들 본연의 에너지, 최석운 자신의 근원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있는 그대로의 존재의 소중함, 가까이 있음으로 더 소중한, 이번 전시는 그런 시간들을 숙성시키면서 제작된 작품이다. 위로받고, 위로하고 싶은 바로 그런 작업들이다.
배롱나무 80.3X100cm Acrylic on canvas 2019-20
최석운 CHOI SUKUN
학력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주요 개인전
2021 갤러리 나우, 서울
2020 갤러리나우, 서울
행촌미술관, 해남
2017 노리갤러리 , 제주
2014 해와예술공간, 광주
2012 국립중앙도서관, 서울
2010 갤러리로얄, 서울
2009 부산공간화랑
2007 인사아트센터, 서울
통인옥션갤러리, 서울
2005 가람화랑, 서울
2003 부산공간화랑
2002 가람화랑, 서울
2001 부산공간화랑
동원화랑, 대구
2000 샘터화랑, 서울
1998 포스코 미술관
1997 샘터화랑, 서울
1996 아라리오화랑, 천안
1995 샘터화랑, 서울
갤러리 소헌, 대구
1994 샘터화랑, 서울
부산공간화랑
1993 금호 미술관, 서울
L.A Art Fair, 컨벤션센터, 샘터화랑
1991 한선 갤러리, 서울
갤러리 누보, 부산
1990 갤러리 삼덕, 대구
사인화랑, 부산
주요 그룹전
2020 회화의 수사학, 뮤지엄 SAN, 원주
2019 영남문화의 원류를 찾아서-가야 김해, 신세계갤러리, 대구
공재, 그리고 화가의 자화상, 행촌미술관, 해남
2018 세계 한민족 미술대축제-우리집은 어디인가?, 예술의전당, 서울
한중일 현대미술제 삼국미감전, 삼탄아트마인, 정선
2017 한, 미얀마 현대미술 교류전-Platform of the Peace, New Treasure Art Gallery. Yangon
한국의 얼굴, 정부서울청사
물 때-해녀의 시간, 제주도립미술관
2016 함부르크 어포더블 아트페어, Messeplatz
절망을 딛고 피어난 꽃, 청록집, 교보아트스페이스. 광화문
2015 중심축 경계를 넘어, 성선갤러리, 베이징
아빠의 청춘, 광주시립미술관
독도, 물빛, 대구문화예술회관
2014 21세기 풍속화전, 월전미술관
이상 탄생100주년 문학 그림전, 교보문고, 광화문
고원의 기억, 삼탄아트마인, 정선
2013 실크로드를 그리다-경주에서 이스탄블까지, 대구mbc특별전시장
2012 Artstic Period, 인터알리아, 서울
채용신과 한국의 초상미술, 전북도립미술관
2011 한국현대미술의 스펙트럼, 타이페이 카오슝 시립미술관
한,중현대미술전, Sky Moca Museum, 베이징
2010 웃음이 난다, 대전시립미술관
경기도의 힘, 경기도미술관
한국의 길-올레, 재주올레전, 제주현대미술관
2009 현대미술로 해석된 리얼리즘, 경남도립미술관
농성동 부르스,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
해치, 서울을 나들이하다, 광화문 광장 디자인올림픽 잠실종합운동장
Disversity-Contemporary art Asia to Europe, 비엔나, 오스트리아
근현대로 보는 해학과 풍자, 안양문화예술재단, 알바로시자홀
수상 및 레지던시
2019 해남행촌문화재단 이마도스튜디오
2011 광주시립미술관 북경스튜디오
2010 제주현대미술관 창작스튜디오
2008 가나아트부산 창작스튜디오
2006 제6회 윤명희 미술상
1992 제3회 부산청년미술상
주요 작품소장
경기도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기당미술관, 토탈미술관, 아트뱅크, 제주현대미술관, 교보문고, 대산문화재단, 거제시, 아주가족, 로얄 앤컴퍼니, 전등사, 법무법인 태평양
대파꽃 35X70cm Acrylic on korean paper 2020
유연한 풍경 94X222cm Acrylic on paper 2020
화조도-무꽃 60.6X72.7cm Acrylic on canvas 2020
朱木 145.5X112.1cm Acrylic on canvas 2021
나무의 소리를 듣다 53X45.5cm Acrylic on canvas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