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화담-꽃웃음
이목을은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으로 그림 그리는 일을 선택했다. 어렵지 않으면서 모 난구석이 없는 형상들로 화면을 채움으로써 낯익고 소박해 보이는 연출로 일상적인 하루를 보여준다. 약간은 추상적이고 어느 때 자세히 관찰되는 장면으로 그의 경험에서 마주했을 인물과 사물들은 편안하게 다가온다. 특별한 의미부여가 있는 건 아니지만 작가의 삶 가치관이 연결된 것으로 그가 평생을 살아온 경험과 기억은 우리가 떠올려 볼 수 있는 고향 같은 느낌이다. 아이가 엄마랑 있고, 아빠에게 안겨있는 딸이란 마음이 따뜻해지는 거다. 추억으로 연상해 보는 구슬치기 아니면 자신의 무게보다 큰 짐을 지고 가는 쇠똥구리의 모습은 우리 일상과 무관하지 않다.
삶이란 자체가 평범하고 일상적인 것이기에 작가는 그림에 힘을 주지 않았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장면이 되고 더불어 설명되는 글은 시로서 두 번째다. 시화 (詩畫) 아닌 화시(畫詩)라 불리는 그림들은 주제면이나 형식적인 면에서 자유롭다. 살아가는 것을 전제로 하기에 날마다 일어나는 일은 소소할 수도 심각할 수도 있다. 사적인 이야기로 기록처럼 쌓여온 그림들은 화가의 시점에서 세상을 바라본 것이기도 하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흐름 속에 몸을 맡기듯 작업은 언제나 변화해 왔고 앞으로도 변화할 예정이다. ‘하루 화담’(畵談) 이라는 주제로 근 몇 년간에 펼쳐진 이야기들은 페이스북, 소셜미디어 (sns)에 연재되기도 한다.
화가라는 직업을 누구보다 좋아하고 운명처럼 받아들이지만 이 일이 쉽지 만은 않은 것을 고달픈 현실은 생계도 책임지며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기에 20년간 입산에 생활도 해보며 유학도 다녀온다. 한쪽 눈은 이미 실명이고 또 한차례 실명 위기의 눈을 갖고 그림으로 내보낸 스마일 시리즈를 보고 있으면 다양한 생각이 스친다. 극복하면 찾아오는 감정 또 현실, 반복되는 상황은 명확한 것도 없으며 고정되지 않는 마음으로 삶을 살아간다. 무한히 일어나는 인과의 순간들 그리고 서로 알지 못하지만 우리는 연결돼 있음을 작가는 관계에 주목한다. 사물들을 화면에 아니면 초상보다는 인물들을 자연스레 연상 시키는 장면으로 끌어들인다. 시대성보다는 보편적인 정서로서 볼 수 있는 구성으로 진지하다. 이제 60이 된 화가에게 삶이 뭐냐고 묻는다면 답변해 주실까. ‘하루 화담’이라는 주제로 나타는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사적이지만 우리의 이야기가 보인다. 작가를 포함해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당신이라면 위로받아야 한다. 삶이란게 어찌 기쁠 수만 있을 수 있을까. 아픔도 있지만 따뜻함이 많아 보이는 그림들 ‘사랑 한잔’을 보고 있으면 위로가 되고 ‘웃음꽃’을 보면 힘을 얻는다. 말로 다 설명되지 않는 생각과 마음을 통해 그림을 그리며 시로 표현된 일상들은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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