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인류는 Covid-19 라는 새로운 바이러스와 조우하며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였던 난관에 봉착하였다. 경제가 마비되었으며 세계적인 봉쇄 조치가 감행되었다. 발빠른 새로운 백신의 개발로 난관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은 잇따른 변이주들의 등장으로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심화되는 인류의 고통은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종의 번성을 불러왔다. 코로나로 인하여 줄어든 인간의 활동은, 인간으로 인하여 파괴되었던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스스로 복원시켜 회복시키기도 하였다. 인간 없는 세상은 어떨까? 『인간 없는 세상』의 저자 앨런 와이즈만에 의하면 지구는 생각보다 빨리 스스로를 회복한다고 한다. 인간이 없는 세상이 온다면, 지구는 그 넓은 포용력으로 인류가 파괴시킨 자연을 금새 회복하여 푸르름을 되찾을 것이다.  

전시 《그린 인플레이션》은 식물이 번성하고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지구라는 가상세계를 상상한다. 이것은 일어나지 않은 일이지만, 최근의 팬데믹을 겪은 인류의 깊은 불안을 바깥으로 내보인다. 인간 없는 세계를 상상함으로써 우리는 오히려 인간과 자연의 현재 관계에 대해 성찰할 기회를 갖는다. 그것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계속될 지구 공동체에게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