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22-11-17 ~ 2022-11-22
이대희
무료
02-379-4648
이대희 展 2022.11.17 THU - 11.22 TUE
Hover
이대희
따뜻하거나 차가운 색상, 투명하거나 불투명한 레이어, 거칠거나 섬세한 붓질 등은 제한된 화면 안에서 혼재되어 공존한다. 이렇게 서로 다른 요소들은 화면 안에서 복잡하지만 균질하며, 즉흥적이지만 규칙적인 넝쿨 식물의 패턴과도 같은 유기체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나의 회화는 단절되거나 분절된 양상을 띄기 보다는 어디에선가 전부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복잡한 원환체(圓環體, Torus)와 비슷하다.
화면을 만드는 이러한 장치들을 나는 ‘레이어’와 ‘마스킹(Masking)’작업을 통해 조절한다. 평면을 가로지르며 차곡차곡 쌓여진 브러쉬 스트로크 위에 마스킹을 하고 다시 덮는다. 그리고 수차례 이 작업을 반복한다. 결과물로 보여지는 각각의 조형요소는 보통 3개 이상의 레이어로 이루어진다. 이것은 브러쉬 스트로크나 형태의 포지티브/네거티브 스페이스, 그리고 날카로운 아웃라인으로 인하여 경계가 구분된다. 붓질로인해 만들어진 하나의 레이어가 또 다른 붓질의 실루엣에 의해서 부서지게 되며, 한 레이어의 포지티브 스페이스를 이루던 요소가 또 다른 레이어의 네거티브 스페이스를 형성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 역시 정교한 후작업으로 층간의 순서가 흐트러지기도 한다. 펜로즈(Penrose)의 계단을 연상시키는 레이어 구조는 3차원의 공간에서는 실현 불가능한 구조를 회화라는 평면 위에서 실현시킨다. 이를 통해 각각의 요소들은 시각적인 착시 현상을 자아내며, 공간 안에서 혼재하는 동시에 공존을 이룬다.
나는 제한된 공간 안에 다양한 조형요소를 혼합하여 공존시킨다. 동시에 전체가 아닌 이들의 일부만을 노출시킨다. 그리고 이런 조각들이 새로운 조형요소가 되어 화면을 채워나간다. 나는 이처럼 화면 안에서 재탄생된 요소들이 서로 협업하여 공존하는 나의 회화를 ‘Hover’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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