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개요
전 시 명 : 호반미술상
전시 기간 : 2023. 04. 20 (목) ~ 2023. 05. 14 (일)
관람 시간 : 9:30am ~ 18:00pm (월요일 휴관)
참여 작가 : 강운, 홍순명
전시 장소 : 용산 전쟁기념관 기획전시실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29)
■ 호반미술상
호반미술상은 재단법인 호반문화재단(이사장 우현희)에서 국내 중견∙원로작가를 지원하기 위해 2022년에 제정되었다. 이에 호반문화재단은 투명하고 공정한 작가 선정을 위해 시각예술 분야의 중진들로 구성된 추천위원회와 심사위원회를 분리하여 철저한 개별 심사로 운영했으며, 다양한 미술 분야의 추천과 체계적인 심사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국 미술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두 명의 작가, 강운과 홍순명을 선정하였다.
강운, <공기와 꿈>, 181.8×259.1cm, 캔버스에 염색한지, 한지, 2021
강운, <공기와 꿈>, 181.8×259.1cm, 캔버스에 염색한지, 한지, 2021
강운, <파랑-아랫구무섬>, 34×28.5cm, 종이에 담채, 2022
강운, <마음산책-파고(波高)>, 227.3×181.8cm, 캔버스에 유채, 2020
강운, <마음산책-카이로스의 시간>, 227.3×181.8cm, 캔버스에 유채, 2021
강운은 주로 ‘하늘’, ‘구름’, ‘공기’, ‘물’처럼 우리와 늘 함께하는 소재를 다룬다. 20대에 그렸던 구름이 젊은 작가로서의 내밀함과 치열함, 시대적 요구에 반응하는 긴장감 있는 장면들을 담았다면, 중견작가에 들어서면서 그리는 구름과 하늘은 보다 조형성에 주목한 모습을 보여준다. 강운은 이러한 특성을 ‘파랑’에 빗대어 표현하여 색이 담고 있는 일체감과 순수한 형태에 대한 오랜 기간의 고민을 풀어내고 있다. 지속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거치면서 강운의 작업은 자연의 모습이 보여주는 순수한 원형성과 작품 세계의 에너지를 일관되게 붓의 획에 담아 귀결하고 있다. 이같이 강운의 작업에서 우리가 숨 쉬듯이 접하는 매일의 소재는 그 자체로 갖고 있는 조형의 리듬으로 표현되고 있다. 강운은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예술과 사회의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며 회화 그 자체로서의 순수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강운은 중견작가로 접어들면서 작고 얇은 한지 조각을 오려 붙이면서 수행적인 작업 세계가 더욱 체계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강운은 ‘구름’, ‘공기’, ‘물’ 등의 표현적인 방법에 주목하여 창작의 과정을 행위로 보고 여기에 무아의 정신세계를 덧대고 있다. 최근에 비정형적인 형식에 점점 몰입하여 이제는 끊임없이 화면과 마주하며 오랜 노력의 산물로서 작업을 대하고 있다.
홍순명, <Yeosu. may 29. 2012>, 캔버스에 유채, 325×645cm, 2013
홍순명, <바다-해풍>, 캔버스에 유채, 300×840cm, 2021
홍순명, <불>, 캔버스에 유채, 300×1200cm, 2022
홍순명, <흔한 믿음, 익숙한 오해-2021>,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과 유채, 259x182cm, 2020
홍순명, <흔한 믿음, 익숙한 오해-2023>,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과 유채, 194x259cm, 2020
홍순명은 약 30년 동안 사소하고 파편적인 사건들을 수집하고, 집적하여 ‘부분과 전체’라는 테마를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왔다. 가장 대표적인 시리즈인 <사이드 스케이프>는 사회적인 혼란, 트라우마가 담긴 사건들을 부분적으로 재현하면서 종국에는 작은 부분이 변주되고 환유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에 이른다. 또한 재난을 방관하는 현대인들의 맹목적인 시선을 비판한다. 전통적인 풍경을 그리는 방법에서 비껴 있으면서, 중심에서 탈화된 다양한 요소들을 화면에 담아 여러 가지 사회적 오류를 그려내는 독특한 작업 방식은 지속적으로 ‘부분’과 ‘전체’의 리듬 속에서 이루어졌다. 작품 하나를 보았을 때에는 포착된 순간에 불과한 장면들이지만 한 화면이 수백개가 모여 거대한 군집을 이룬다. 사진을 분할하여 한 셀씩 나누고, 이를 다시 모아 이어 붙이면서 거대한 하나의 그림이 완성된다. 이는 홍순명 작가의 대표적인 작업 과정으로 마치 일개의 시민들이 모여 군중이 된 것과 같은 양상을 보인다. 2020년 이후의 회화는 그동안 미루어왔던 개인사에 대한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오랜 기간 작가가 풀어야 할 숙제처럼 여겼던 ‘어머니’에서 시작한 시리즈이다. 수십 년 전의 가족사진을 꺼내고 당시의 자료들을 리서치하여 여러 부분들을 중첩한다. 한국의 근대사를 그대로 담고 있는 듯한 장면들은 한 개인이 역사적인 흐름과 어떻게 만나게 되는지를 드러낸다.
호반문화재단은 단순한 시상이 아닌, 두 작가의 회고전을 기획함으로써 이들의 작품세계를 깊이 조명하고자 한다. 더불어 국내외 비평가 매칭과 출판 및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그간의 작업을 톺아보고 또 세계화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다. 당 재단은 시장논리나 주류 미술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오랜 기간 묵묵히 자신의 길을 밟아 온 두 작가의 앞으로의 길을 응원하며, 이들의 든든한 지원자이자 동반자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 자리에서 보기 힘든 두 작가의 초기 작업에서부터 최근 신작에 이르기까지 예술과 사회에 대한 치열한 고민을 같이 느껴보길 바란다.
- 호반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