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 gallery는 4월 20일부터 5월 20일까지 展으로 첫 개관기념전을 개최하였고, 이어서 6월 29일부터 7월 28일까지 둘째 개관기념전 展을 개최한다. 이후 셋째 전시 展은 9월로 예정되어 있다. 첫 개관기념전이 예술가들이 다양한 시각적,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 영적인 ‘길’을 찾았다면, 이번 개관기념전은 예술가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 ‘잊지 말아야 할 주제’들을 보여주며, 진리를 찾아 가는 예술가들을 만나고자 한다. 이 전시는 ‘알레테이아’라는 개념에서 시작한다. 이 단어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등장한다. 인간이 진리를 찾고자 이데아의 세계에 도착해서 진리를 보았고(이데아도 본다는 뜻), 그곳을 떠나 다시 이 세계에 돌아오다 지친 인간은 ‘망각의 강’(lether)에 빠지게 된다. 그 결과 인간은 이미 보았던 진리(aletheia, 즉 망각하지 않은 것)를 잊게 되고, 이 세계에 내려와 진리가 무엇인가를 계속 질문하며 찾는다는 이야기이다. 인간이 진리를 찾아 나선 이야기를 시작으로 전시회를 기획한다. 미술가가 진리를 찾는다? 그렇다. 진리를 찾아야 한다. 근대 이후, 예술가들은 미술의 순수한 자율성과 합목적성 아래, 미술의 주제 외에는 버리기 시작하였다. 합리성과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과학이 이데올로기화 되면서 ‘진리’라는 단어도 전문화, 과학화, 개별화되어 사용되었다. 예술은 진리와 선과는 분리된 영역을 취하게 되었다. 과학(科學)은 한자에서도 개별적인 과 (科)를 이야기하듯이, 라틴어에서도 Scier ‘자르다’를 의미한다. 이는 지식을 세분화하고 전문화된 앎을 추구하는 지적인 자세를 말한다. 예술가들의 인식에서도 그렇게 세분화되어 진리와 선은 더 이상 예술가가 다룰 주제가 아닌 것이 되었다. 우리 전시는 새로운 조화와 새로운 지혜, 새로운 아름다움을 소망하며, 상대가 아닌 절대의 진리를 찾아가는 작가들을 통해, 선과 진리, 아름다움이 조화된 세계를 예견하고자 한다. 우리는 무엇을 잊지 말아야 하고, 왜 잊지 말아야 하는가? 개인의 이야기, 정체성, 세계관을 잊으면 안되고 잊어서도 안되며, 예술가이기에 변하지 않는 것, 진리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문제들을 예술가들이 개인의 창작 속에서 어떻게 이해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알레테이아라는 단어로 돌아오면, 이는 ‘감춰진 것’을 밝히고 드러내는 진리이다. 하이데거는 정유(Dasein), ‘현존재’와 연관된 것으로 말하지만 본 전시는 이 뜻이 아니라, 어원 자체의 개념에서 시작한다. 이 진리를 아는 것은 존재를 자유롭게 하는 ‘길’임을 생각한다.
안성규는 대상을 관찰하며 새로운 세계를 찾는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다. 그는 사실적인 시각을 쫓아, 자신의 시각을 객관화시키며 하늘을 광대하게 그린다. 이를 통해, 그는 시각적인 진리를 추구하면서도 ‘초월된 세계’에 관한 소망을 형상화한다. 권기동은 작가가 살고 있는 시간과 장소 속에서 사실들을 관찰하며, 작가가 함께 하는 여러 사회적 현실과 문화를 그리고 있다. 또한 그는 역사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특정한 오브제들에 관심을 갖게 하며 역사성과 이데올로기, 정치관, 세계관 등 리얼리티를 넘어서는 문제들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맥아더 동상, 청계천, 택시, 광고판이 갖는 의미들은 현상을 넘어서는 사실의 문제로 제안된다. 이와 달리, 작가 고성희와 오숙환은 새로운 진리라는 관점에서, 리얼리티(reality)의 문제를 제안하는 것으로 기획자는 이해한다. 원래 reality의 어원이 되는 ‘res’라는 단어는 중세 스콜라철학에서 절대 주권자 신이 현재한다는 뜻에서 사용되었다. 이러한 ‘실재’, 초월성이 실재함을 강조하는 의식 위에,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찾아나간다. 곧 인간이 잡지 못할 기억과 생각나는 기억으로 제시하는 진리의 문제들을 찾는다. 인간으로 잡을 수 없는 거대한 진리, 또 그 가운데 생각할 수 있는 유한한 존재로서 갖는 의미들을 논의한다. 이들의 작품은 거대한 우주 속에서 한 인간의 영과 혼과 육, 작은 존재로서 갖는 능력을 생각하게 한다. 작가 고성희는 인간이 진리를 향하는 노력을 생각하며 잡을 수 없는 진리의 거대함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작가 오숙환은 근원적인 시간과 공간을 태초의 시간으로부터 이해하며 형상화한다. 작가는 원과 다양한 형태로 주름과 구분, 분열과 다양성으로 이 진리의 세계를 향하고 있다. 아울러 기획자는 진리를 담아내는 표현들을 문장들을 제안한다.
강태성(AD gallery Director, 예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