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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주: 정화된 밤 Transfigured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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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주 기획초대 개인전
‘정화된 밤 Transfigured Night'’

주최/기획: 호리아트스페이스, 아이프미술경영 
후원: 원메딕스인더스트리

도자와 입체, 회화의 이색적인 하모니
쇤베르크 음악 ‘정화된 밤’도자와 회화로 재해석
흙의 고유한 물성 살린 자유로운 손맛의 조형성

2023. 11. 1 ~ 11. 25    
관람시간: 화~토 10:00~18:00 (일/월 휴관)  

전시장소: 호리아트스페이스 & 아이프라운지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로80길 26 노아빌딩 3-4F)





전시소개의 글     

오스트리아 작곡가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의 음악을 도자와 회화로 재해석한 전시가 열린다. 쇤베르크 음악은 힘과 생동감이 넘치는 음률로 유명하다. 그중에서 독일의 서정시인 리하르트 데멜(Richard Dehmel)의 연작시 중 하나인 「정화된 밤」에 쇤베르크가 곡을 붙인 현악 6중주곡은 오랜 시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호리아트페이스(대표 김나리)와 아이프미술경영(대표 김윤섭)이 쇤베르크 곡을 작품에 옮긴 이색적인 전시를 마련했다. 

도자를 활용한 입체작품과 설치, 회화와 드로잉을 동시에 선보이는 김명주 작가의 이번 전시의 제목 《정화된 밤 Transfigured Night》은 쇤베르크 음악과 데멜의 연작시에서 차용한 것이다. 그만큼 음악적인 감성과 시적인 운율이 느껴지는 작품들로 꾸며졌다. 

전시를 주최한 호리아트스페이스 김나리 대표는 “김명주 작가는 일상적인 재현을 벗어난 감각적 형상의 독창적인 도예작품을 선보여 큰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흙이 지닌 고유한 물성을 직관적 감성으로 재해석한 작품은 그녀를 ‘흙의 통역사’로 부를 만하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높이 170cm의 대형 입체작품 <자화상>의 경우, 도자의 조형토 작업이라기보다 회화 작품에서 방금 빠져나온 듯 특유의 감성적인 생동감을 발산한다. 자유롭게 빚어진 흙 작업과 흘러내리는 유약의 시각효과는 어떠한 형상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았다. 마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작품만의 미묘한 감동’이 무엇인지 표본을 선보이는 듯하다. 

김명주 작가는 “최근 릴케(Rainer Maria Rilke)의 글을 읽었는데, ‘고통은 존재의 원석’이란 대목이 인상적으로 남았다. 태어나 살아가면서 만나게 될 피할 수 없는 고통과 상실감, 닥쳐오는 어둠들, 그리고 더 나아가 정화되어 가는 과정까지 작품에 담아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작가의 말처럼, 이번 전시는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처럼 모든 어둠이 빛으로 나아가는 서사에 집중하고, 이를 깊은 내면에 집중해 새 생명력을 불어넣은 작품들을 통해 보여준다. 그러한 격정적이면서 동시에 열정적이고 간절함이 스민 작업은 온몸에 시의 영감과 음악의 선율을 흐르게 한다.

전시의 평론을 쓴 서울대학교 미술관장 심상용 교수는 “김명주는 천 개의 얼굴을 만들어낸다. 믿기 어려울 만큼 각기 상이한 표정, 존재성의 다양한 층위에서 올라오는 감정을 지닌 얼굴들이다.”라고 평했다. 

이처럼 김명주 작가의 손끝을 거쳐 고온의 가마로 들어가 유약이 흘러내리며 드러난 내면의 형상들과 더불어, 이를 위한 드로잉들, 그리고 병행해온 회화 작품들은 관람자 개개인의 감상을 이끌어내고 마음속에 울림을 선사한다. 이번 《정화된 밤 Transfigured Night》 전시에는 입체 도자작품 7점, 부조 도자작품 2점, 회화 5점, 드로잉 13점 등 총 27점이 선보인다. 

한편 김명주 작가는 지난 ‘아트부산 2023’ 호리아트스페이스 부스에 메인 작가로 참여해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에 작품이 소장된 바 있다. 같은 행사에서 호리아트스페이스 부스는 미술전문지 월간미술이 선정한 ‘아트부산 2023 베스트 부스 5’에 선정된 바 있다.






전시서문 

아름다움과 시각적 쾌적함의 차이

글_심상용(서울대학교 미술관장, 미술사학 박사)

(앞부분 생략)
 
 “상상의 천국보다 실재의 지옥을 택해야 한다.” 시몬느 베유(Simone Weil), 『중력과 은총』, 윤진 옮김, 문학과지성사, 2021, p. 76.


   우리가 습관적으로 혼돈하는 것과 달리, 아름다움은 시각적 쾌적함과 다르다. 거의 아무런 상관이 없기도 하다. 실재는 부드럽거나 달콤하지 않다. 오히려 단단하고 표면은 거칠다. 하지만 그 안에는 기쁨이 있다. 시각적 쾌적함에는 전적으로 부재하는 순수한 기쁨이 있다. 김명주는 이 기쁨에 근사한 경험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에 대해, 2019년 1월의 작업 노트에 다음과 같이 적어놓았다 : “... 아직도 불안하고 두려움이 있지만, 보다 진전된 앎을 향하는 느낌, 유년기에는 몰랐던 상실감의 근원을 알아가는 과정 자체에서 오는 ‘삶의 환희’를 더 깊이 느끼어 간다.” 김명주, Playing Blind: 환상의 경계선(exh.cat.),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 2019, p. 11.
 
   아름다움과 시각적 쾌적함의 질적 차이를 간과함으로써, 김명주의 세계는 종종 프로이트의 ‘운하임리히(Unheimlich)’, 운하임리히(Unheimlich)는 집이나 안락함, 편안함의 의미를 지니는 어근 ‘heim’에 ‘un’을 붙여 낯설음, 불편함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 

 즉 낯설음이나 불편함, 언캐니(Uncanny)에 궁극적으로 부합하는 것으로 잘못 이해되곤 했다. (프레데릭 보데가 언급한 바와 같이)이 세계를 잔혹극이나 일본의 ‘부토(Butot)’ 미학과 결부시키는 것이 그렇다. 김명주의 세계는 일본 부토의 미학의 중심을 이루는 폐허의 춤, 진혼곡이나 문명 저항의 의미와는 크게 상이하다. 미국의 원폭 투하로 방사능 재(災)를 뒤집어쓴 채 꿈틀거리는 고통의 율동은 김명주의 인물들에서 들리는 소리가 아니다. 이 세계에서는 잿더미로 변한 폐허 위에서 읊는 주술과는 다른 것이 공명한다. 이 낯섦은 익숙한 시각적 쾌, 의미의 거짓 배치가 녹아내리면서 드러나는 낯섦이다. 실재의 부재나 비실재로 인한 것이 아니라 ‘실재의 귀환’으로 인한 낯섦이다. 어린아이, 원시인, 신경증 환자의 체험을 아우르는 미적 체험을 제공한다는 언캐니와는 궁극적인 지향점이 다르다.  

   김명주는 천 개의 얼굴을 만들어낸다. 믿기 어려울 만큼 각기 상이한 표정, 존재성의 다양한 층위에서 올라오는 감정을 지닌 얼굴들이다. 중력의 법칙을 따라 세계에 부여했던 거짓 가치와 그것들의 잘못된 배치가 흘러내리면서, 아직 온전히는 아니지만 순수한 기쁨과 결부된 새로운 실재가 드러나는 시간의 흐름이 만들어내는 표정이다. 특히 눈이 중요하다. 크고 영롱하게 빛나고 슬픔에 잠겨 있는 눈들, 움푹 패인 응시하는 눈, 하지만 부단히 암시되는 건 염원이요 희망이다. 중력으로부터 비로소 벗어나는 새로운 존재태, 슬쩍 모습을 내비치는 은총의 유증을 위한 묘사법, 망설이듯 무수히 그어지는 선들, 또는 눈이 아니라 시선을 형성하는 기법이다. 샤르트르에 의하면 “눈을 가져온 자는 그 눈에 비치는 대상도 함께 가져온다.” 어떤 것을 보는 가에 따라 눈의 표현은 달라진다. 

   눈두덩 주위로 기대와 불안이 동심원처럼 퍼져나가는, 조용히 흔들리는 이 표정의 세계는 그래서 몹시 풍부하고 아름답다. 유동성은 틈을 마련한다. 그 사이로 새로운 존재성의 기원을 향한 필연적인 떨림이 허용되는 틈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그 이상으로 분명하게 정의하는 건 당분간 덜 중요하다. 외형(外形)적 유사성이 이미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경계를 확정하는 윤곽선도 따라 유동한다. 그들이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들 가운데 어떤 것에 자화상이라는 제목이 붙긴 하지만 자타(自他) 구분도 크게 무의미할 뿐이다. 그들 모두는 보이지 않는 사슬로 연결된 인간 형제들, 곧 우리들이다.





■ 작가약력

김명주(1973-)는 홍익대학교 도예과를 졸업, 벨기에 브뤼셀 깜브르 고등 시각 미술학교에서 도자, 공간과 시각, 조형예술 석사 과정을 졸업하였다. 주로 프랑스 포함 유럽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에 참여하였고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활동 중이다. 작가는 브뤼셀 유학 시절부터 존재에 대해서 깊이 탐구해오고 있으며, 외부의 것들을 재현하거나 묘사하지 않고 순수하게 내면의 형태를 표현하는데 집중한다. 최근 개인전으로는 2023년 ‘정화된 밤(Transfigured Night)’(호리아트스페이스, 아이프라운지, 서울), 2022년 ‘기쁨의 거울’(Salle basse de l’Auditorium Rostropovitch, 프랑스 보베), ‘얼굴-Visages’(Vazieux Art Gallery, 프랑스 파리), ‘영혼의 흙’(Kunstforum Solothurn, 스위스 졸로투른), 2017년 ‘비밀의 형상들’(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김해), 그룹전으로는 2022년 ‘친숙한, 기이한’(부산현대미술관, 부산), ‘이주’(아리아나 박물관, 스위스 제네바) 등을 진행하였다. 또한 2014년 파리 현대미술세라믹살롱 C14에서 심사위원상(대상), 2013년 스위스 아리아나 박물관 박물관상, 2009년 프랑스 TERRALHA 유럽 도예 축제 공모전에서 은상 등을 수상하였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아리아나 박물관, 베이징 구오종(Guozhong) 도예 박물관, 일본 시가라키(Shigaraki) 현대 도예 미술관, 핀란드 포지오 아르틱 세라믹 센터(Arctic Ceramic Centre, Posio), 깜브르 국립 고등 시각 예술 학교와 전 디오르(Dior) 수석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가 작품을 소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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