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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시나와 히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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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은 이번 전시를 통해 동물을 서사의 주인공으로 선택하여 은유적인 방식으로 구성하였던 전작의 스타일을 뛰어 넘고자 하였다.  이는 그동안  완성시켜 놓았던 작업방식을 해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관찰자의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대상들로부터 이제, 작가의 시선이 향하고 있는 곳은 바로 ‘자신’이다.


전시의 제목인 ‘시나’와 ‘히든’은  이수현의 단편소설 속 주인공을 상징하는 이름들이다.  작가는 의식의 흐름이 강박적으로 매달려 있는 감각의 원천으로 들어가 감춰진 기억들을 헤집고 긁어낸다.  이성보다는 신체적인 감각에 의존하는 ‘드로잉’이라는 매체는 그의 부유하는 감정의 정체를 드러내고, 억압된 기억을 분출시키는 통로가 된다.


작가의 소설과 그림, 영상으로 흘러나오는 강박적인 세계와의 즐거운 조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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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얘 보이지? 꼬리가 가장 긴 애! 얘를 시나 라고 부를 거야!” 

유독 꼬리가 길어 화려해 보이는 구라미가 작은 어항 속을 쉼 없이 헤엄치고 있었다. 

“얘는 좀 정신없이 휘젓고 다니며 빠르게 입을 뻥끗 되니까 시끄러워 보여. 그러니 ‘시나’, 그리고 저기 저 조개 뒤에 숨어있어서 잘 안 보이는 쟤는 ‘히든’, 어때?” 

너무나도 적절한 이름이다. 왠지 모르게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그를 바라봤다. 

(이수현 소설 『시나와 히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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