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2023-12-06 ~ 2023-12-23
정희우, 허태원, 오민수, 신이명, 오선영, 손영인, 단스(ddaannss), 노혜지, 구민지, 김성현, 김철환, COL ISOMER, 강석호, 이다슬, 박선영, 강승희, 서성봉, 손원영
무료
spaceunit4@naver.com
스페이스유닛4 기획 그룹 전시
《아상블라주-을지로143》
2023. 12. 6 - 12. 23
목 금 토 1-5pm
정희우, 허태원, 오민수, 신이명, 오선영, 손영인, 단스(ddaannss), 노혜지, 구민지, 김성현, 김철환, COL ISOMER, 강석호, 이다슬, 박선영, 강승희, 서성봉, 손원영
스페이스유닛4는 기획전시 《아상블라주-을지로143》을 12월 6일부터 23일까지 개최한다. 《아상블라주-을지로143》은 작은 개체들이 모인 군집에 관한 전시로, 을지로 재개발과 젠트리피케이션 상황에서 기획되었다. 전시 제목 ‘아상블라주’는 독립된 작은 사업장들이 빽빽한 군집을 이루고 있는 을지로3가의 독특한 공간적 형태에서 착안하였다. 이 전시는 총 18명 작가의 소형작품을 모아 새로운 집합의 형태를 생성하는 그룹전의 개념으로 아상블라주를 재해석하려 한다. 전시는 재개발로 사라져가는 을지로의 모습을 반영하며, 철거예정인 스페이스유닛4(을지로 143)에서 작가들과 작업들을 한데 모으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스페이스유닛4가 을지로 143(을지로3가)에 자리 잡은 지 1년 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재개발 구역인 이곳에 네 명의 멤버가 모여 바닥의 묶은 때를 닦아내며, 2022년 6월에 첫 개관 전시를 시작하였다. 한국 전쟁 후 지어진 좁은 계단식 맞벽 건축물인 을지로 143의 4층, 10평 남짓의 공간에서 18회의 공모전과 기획전이 만들어졌다. 공모전 작가 중 몇 명은 여기서 첫 개인전을 열기도 하였다. 반면 전시가 늘어갈수록 힙(hip)지로 열풍과 젠트리피케이션, 재개발의 속도는 점점 거세졌다. 이는 곧 떠나야 할 날이 머지않았음을 알리는 징후이기도 하였다. 그러던 중 올해 중순 무렵부터 퇴거의 문제가 현실이 되었고, 운영진은 전시공간의 종료 시점과 이전을 고민하게 되었다.
《아상블라주-을지로143》은 재개발로 인한 불안정한 공간의 존속 상황에 대한 반응이다. 그동안 스페이스유닛4의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들뿐만 아니라 운영진이 함께한다. 회화, 조각, 영상, 사진, 설치의 다양한 매체의 작업들은 인간, 사회, 도시, 예술 등에 관한 여러 층위의 시각을 담고 있다. 몇몇 작업은 현재 을지로와 관련하여 도시개발과 욕망, 장소성의 쟁점을 다룬다. 게릴라 파티를 통해 을지로 143의 일시적 공간 점유를 시각화한 설치 작업도 선보인다. 이 전시는 특정 서사의 전달보다는 이질적인 집합의 형태를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작은 조각들을 연결하며 읽는 과정은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전시를 준비하는 최근 몇 달간 을지로3가는 눈에 띄게 변화하였다. 골목과 도로를 따라 빽빽하게 자리했던 작은 철물, 전기, 조명, 간판, 공구, 타일 가게와 식당이 하나둘씩 비워졌다. 대신 공사 가림막, 타워크레인, 공터와 빈 건물이 서서히 도시를 채워가고 있다. 서울 근현대의 시공간이 중첩되며 역동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던 거리는 이미 스산한 느낌마저 든다. 자본과 권력의 욕망이 도시를 다시 만들어갈 때, 희생을 당하는 것은 늘 작고 약한 개체들이다. 작은 개체들의 집합에 관한 이 전시가 누구와 무엇을 위한 도시 재개발인지 묻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 글, 강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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