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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헌 초대전: 그토록 신성한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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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적의 시간 展- 서길헌 초대전, Seo Guil Heon Exhibition 2024.01.17 THU - 01.30 TUE


신성한 숨결의 얼굴


류시올(미술평론가)


신성한 숨결은 개인적인 절망과 세계의 부조리한 모습이 만나 펼쳐지는 대립과 화해에 대한 지형도이다. 그의 작품 속에서 나타나는 강렬하고 불만이 가득한 표정의 이미지들은, 작가의 내면적 욕구와 현실적인 세계 사이에 놓여있는 심연과 같다. 특이하고 단단한 이미지의 덩어리로 세계의 표정을 그리려는 작가의 욕망은 생경하고 불안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붙잡아 보고 싶다는 심리적 욕구로부터 비롯된다. 부조리한 현실 세계와 부딪히면서 끊임없이 소외되는 경험을 그림으로 집요하게 포착해 내고자 하는 시각을 그동안 작가 서길헌은 줄기차게 드러내 왔다. 그것은 자아의 전지적인 시점에 대한 욕망과 현실적인 경계 사이의 갈등이 초래하는 어떤 표정을 통해 시각적으로 뒤섞인 혼란으로 제시된다.


서길헌의 그림이 보여주는 어딘가 수상한 표정은 싱싱한 이미지를 통해 세계를 자신의 질서로 붙잡으려는 심리적인 강박증으로 오독될 수 있는 개인적인 시각의 현상학이다. 이러한 모순이야말로 그의 작품 내에서 일어나는 대립 관계로부터 나오는 중요한 동력이다. 사각의 평면에서 순수한 색채나 파괴적인 속성의 선들이 만나 형성 불가능한 이미지들이 생성된다. 말하자면 카프카적이면서도 나름의 확실하고 구체적인 디테일로 구조화된 모종의 상황을 드러냄으로써 모순된 감정과 얻고자 하는 이미지의 간절함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독립된 구조 속에 단단히 붙들려있는 근원적인 불안함의 그늘이 아슬아슬하게 그 심각성을 발산한다.


거기에는 종종 불합리한 존재론적 태도와 상반되는 색깔들의 섬광이 펼쳐지고 있다. 그의 그림은 불가능한 세계의 포착이라는 끊임없는 시각적 탐험과 그로 인해 부서지고 망가진 이미지의 상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파편화된 삶의 감정들이 수정의 구조처럼 서로 맞물려 있는 역설적인 종합을 보여준다. 끊임없는 시각적 부딪침과 마모되는 삶의 상관관계를 탐험함으로써, 이로써 그의 그림은 작가의 내면과 외부 세계 간의 비극적이고도 아름다운 연결을 담아내고 있다. 이것이 곧 그가 말하는 '신성한 숨결'이 들이쉬고 내쉬는 세계의 호흡이며, 그가 그러한 세계의 본질을 줄기차게 퍼담아 온 여정에는 오로지 유일한 감각이라는 성긴 그물과 오랫동안 꺾지 않았던 고집이라는 동반자만이 함께할 뿐이다.





Sacred Breath-53.x45.5cm-Acrylic on canvas-2023



Sacred Breath-49.8.x42.3cm-Acrylic on canvas-2023



Sacred Breath-45.5x37.9cm-Acrylic on canvas-2023




서길헌 ( Seo Guil Heon)

파리1대학 팡테옹 소르본느 조형예술학 박사


주요전시 

2023 근현대사미술관 초대전-‘Sacred Breath’

2022 벨라한 갤러리 초대전-‘Sacred Breath’

2022 근현대사미술관 초대전-‘신의 숨결, 너그러운 수정망토’

2021 마루아트센터 특별관 개인전-‘신의 숨결 너그러운’

2020 한경갤러리 초대전-‘세상의 모든 숨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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