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가운데 가치 있는 ‘틈’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전시,
<KAPPAO: 틈, Me Time> 개최
최근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모든 시공간의 거리를 제거함으로써 우리의 생활방식뿐 아니라 감각까지도 바꿔 놓았다. 특히나 SNS를 통하여 한꺼번에 많은 시각적 정보와 자극, 관계가 만들어지는 상황은 우리로 하여금 과도한 각성상태로 만들었다. 이러할수록 우리에게 더욱 필요한 것은 일상에서의 자유, 삶의 여유와 같은 지극히 사적인 가치들이다.
이에 한솥아트스페이스에서는 평범한 일상 속 우리들의 다채로운 감정과 서사를 그리는 갑빠오 작가의 개인전<틈, Me Time>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바쁜 일상 가운데 우리를 숨쉬게 하고 자유롭게 상상하도록 만드는 '틈'에 관한 주제로 회화와 도자, 설치 등 약 70여점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Home, 2023, acrylic on panel, 116.8x90cm
Helper, 2023, acrylic on panel, 116.8x90cm
강렬한 색채와 즉흥적인 드로잉들로 표현주의 같기도 한 갑빠오의 그림은 어딘지 모르게 고독하지만 온기가 느껴지는 사적인 공간을 들여다보는 느낌을 준다. 이는 실제하는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지나간 시간의 흔적, 순간의 기억이 만들어낸 내밀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마치 복잡한 도로에서 벗어나서 발견한 조용한 샛길과 같은 숨겨진 ‘틈’과도 같다.
Via Paradise, 2023, acrylic on panel, 116.8x90cm
Green Desert, 2023, acrylic on panel, 90x116.8cm
사실 ‘틈’은 대상과 또 다른 대상의 사이에 존재하는 경계라고도 할 수 있는데, 갑빠오의 화면에는 낮과 밤, 안과 밖, 혹은 성별이나 종을 명확히 알 수 없는, 실재(reality)없는 대상(object)처럼 모호한 경계를 발견하게 된다. 어떤 대상으로든 해석 가능한 혼종(hybrid)의 정체성을 가졌기에 오히려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자유로운 상상이 가능한 유쾌함을 선사한다. 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 잠시 머무르는 경계의 ‘틈’, 곧 허무와 고독, 권태, 불안함 속에서 마침내 탄생하는 예술의 창조적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 이를테면 니체가 현실의 돌파구로 보았던 일탈적이고 파괴적이나 더 없이 창의적인 디오니소스적 ‘틈’과도 닮아있다.
“춤추는 별을 낳으려면 자신 안에 혼돈을 품고 있어야 한다.”는 니체의 말처럼,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모두가 복잡다단한 일상의 빈’틈’ 사이에서 지극히 사적이고 찬란한 자유와 여유,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KAPPAO (b.1977)
작가의 활동명인 ‘갑빠오’는 본명인 ‘고명신’에서 성(姓)인 ‘고(KO)’를 이탈리어 발음으로 읽었을 때 ‘갑빠오’라고 발음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작가는 대학에서 사회학을 공부하다가 다시 미술대학에 진학하여 도예를 전공한 후, 이탈리아 브레라 국립미술대학(Brera National Academy)에서 장식미술을 공부하며 회화는 물론 사진과 공예, 조각 등을 두루 익혔다. 그는 한국에 돌아온 이후부터 세라믹 작업을 위주로 활동하였고, 최근에는 다양한 소재와의 접목 및 다채로운 회화 작업을 선보이면서 여러 장르로의 예술적 확장을 시도해가고 있다.
■ 전시 개요
전시명: KAPPAO: 틈 Me Time展
전시기간 : 2024년 8월 16일(금) ~ 9월 29일(일)
전시장소 : 한솥아트스페이스(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459 B1F)
관람시간 : 화~일 (10:30-19:30) (매주 월요일 휴무)
참여작가: KAPPAO
출 품 작: 회화 및 공예, 인스톨레이션 등 약 70여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