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경자 탄생 100주년 기념: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
서울시립미술관은 천경자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천경자 컬렉션 상설전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를 선보인다.
한국 화단의 대표적인 작가 천경자(千鏡子, 1924-2015)는 한국 채색화 분야에서 독자적인 양식과 행보를 이어가며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하였다. 형식적 전통주의 한계에서 벗어나 채색을 고수하면서도 개성적인 화법을 창출한 작가는 1998년 작품이 흩어지지 않고 영원히 사람들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소중히 보관해 왔던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였다.
천경자 컬렉션은 194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60여 년에 걸쳐 제작된 작품 중 작가가 직접 선별하여 기증한 작품들로, 당시 ‘여행풍물화’로 분류되었던 기행(紀行) 회화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에 이번 전시에서는 지금까지 잘 알려진 작가의 대표적인 작품뿐만 아니라 기행 회화를 세밀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전시의 제목 ‘영혼을 울리는 바람을 향하여’는 작가가 1986년 저술한 여행 수필의 제목으로, 한곳에 머물지 않고 경계 없이 이동하는 ‘바람’이라는 소재를 통해 심리적, 물리적, 지리적, 문화적으로 경계 없이 넘나들며 자신만의 길을 걸었던 천경자의 인생 전반과 작품세계를 은유한다. 전시는 ‘환상과 정한의 세계’, ‘꿈과 바람의 여로’, ‘예술과 낭만’, ‘자유로운 여자’ 등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30점의 작품이 출품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를 한층 더 깊게 이해하고, 작품의 다채로운 모습이 부각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