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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몽(殆-夢) 시대의, 태몽(太夢) 꾸기

  • 전시분류

    단체

  • 전시기간

    2024-07-30 ~ 2024-08-11

  • 참여작가

    고지은, 김동희, 김원정, 김지선, 김하윤, 노바써니, 매드김, 박정애(Revi), 성예진, 안현준, 이길빈다, 이민우, 이주영, 정강, 정찬우, 조수진, 최정혁, 최혁, 한아름, 황지영

  • 전시 장소

    서학동사진미술관

  • 유/무료

    무료

  • 문의처

    010-3993-3637

  •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seohakdong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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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몽(胎夢) 프로젝트 :
태-몽(殆-夢) 시대의, 태몽(太夢) 꾸기


‘ 태몽(胎夢) ’ 은 태아를 잉태하거나 낳게 될 징조의 꿈으로, 잉태의 사실을 예측하며, 형상에 따라 태아의 장래와 운명을 예측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예로부터 신화적인 측면에서 태몽의 용례들은 대상의 비범함, 특별함을 알리는 중요한 용도로 활용되어 왔고,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태몽은 개인의 정체성으로 확장되기까지 하였다. 예를 들어, “태몽에 장군 호랑이가 있어서 그래” 또는 “태몽에 복숭아가 나와서 그런가 보다” 와 같이, 태몽은 개인을 설명하는 어떠한 하나의 미신적이고, 종교적인 요소로 사용되었고, 만약 태몽이 없다면 “누군가는 너의 태몽을 꾸어줬을 것이다” 라고 당연스럽게 이야기 할 만큼 태몽은 필수적인 요소로 여겨졌다.

이러한 태몽은 단순한 꿈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으며, 타인에 의한 가장 첫 번째 기대였다. 태아의 출생을 기대하고 축하하는 방식 중 하나로, 서로에 대한 관심과 소통,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 가족 간의 교류 및 관계를 나타내는 중요한 상징으로 기능하였다.

그러나 현대의 ‘ 태몽(胎夢) ’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종교의 확장과 과학의 발전으로 태몽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은 사그라들고 있으며, 출생률의 감소로 인해 실제 태아의 잉태 자체가 줄어듦에 따라, 언급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점점 줄어드는, 사어(死語) 가 되어가고 있다. 이제 태몽은 지난 날들처럼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자신의 태몽이 무엇인지, 자녀가 있는 부모조차 자신의 아이 태몽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태몽은 정체성을 구성하는 필수적인 요소가 아닌 그저 하나의 단순한 가십거리, 또는 종교적, 미신적인 유머의 요소로 전락하고 있다.

이러한 태몽의 추이는 끝없는 개발과 과도한 경쟁 사회에 들어서며 ‘ 꿈 ’ 을 꾸기에는 너무나 위태(殆)로운 시대, 모두의 꿈이 사라지고 있는 현대 사회를 반영한다. 그 중 현대 사회에서 청년 세대는 'N포 세대'로 불리며 연애, 결혼, 출생, 내 집 마련, 인간관계 등 여러 가지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 기대를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져 있다. 이러한 꿈이 사라지는 시대에 가장 ‘ 꿈 ’을 필요로 하는 청년작가들을 주축으로 하여, 개인이 겪는 가장 처음의 ‘ 꿈 ’ 이었던 ‘ 태몽(胎夢) ’ 을 다양한 측면에서 되새겨보는 작업을 진행하였다.

‘ 태몽(胎夢) ’ 이 태아를 잉태하거나 낳게 될 징조를 예측하는 것처럼, 작가들이 특정 형상을 떠올리고 나서 그것을 제작하는 과정은, 작업의 형상에 따라 의미를 예측하는 과정과 함께 태몽, 즉 ‘ 꿈 ’ 을 꾸는 현상들과 유사한 형식을 갖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청년 작가들이 미술과 유사한 성질을 띄는 ‘ 태몽(胎夢) ’을 작업하는 전시를 작업 과정 그 자체로서 ‘ 꿈 ’ 을 살려내는 개념적 행위로 이름붙이고, 이들이 모여 전시장에 전시된 ‘ 태몽(胎夢) - 프로젝트 ’ 를 진행해 꿈이 위태로운 태-몽(殆-夢)의 시대에 큰 꿈을 되살릴 수 있는 태:몽(太:夢)을 제시하는 전시를 마련하고자 한다.

< 태-몽(殆-夢) 시대의, 태몽(太夢) 꾸기 > 는 그렇게 꿈이 사라져가는 시대에 ‘ 꿈 ’을 꾸어 내는 방법, 자신이 무엇을 기대하는지 구체화시키고 재조명하며, 개인의 ‘ 태몽(胎夢) ’ 과 ‘ 꿈 ’을 되새겨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이러한 가장 처음의 기대인 꿈을 제작해보는 경험과 관람객과의 관계를 통해 ‘기대하고 관계하는 삶’의 재활을 시도하고, 궁극적으로 ‘ 큰(太)꿈 ’ 인 ‘태몽(太夢)’ 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서 기능하기를 기대한다.


- 한 준 (서학동사진미술관 객원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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