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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예술작품을 통해서 시대의 담론을 담아내는 것은 현대 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그러나, 현실에선 많은 고민이 요구된다. 쉽게 말해 제도권 안에서의 검증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편이 여러모로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양평군립미술관은 미술관의 본질적 역할에 충실하고자 이번 신진작가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 이 전시는 양평군립미술관의 신진작가 지원사업의 일환으로서, 기존 지원 사업인 컨테이너 아트랩 프로그램을 수정하여 외부 전시기능을 미술관 내부로 옮기고자 하였다. 미술관은 1층 공간을 리모델링과 확장공사를 통해 신진작가를 위한 공간으로 재정비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담 학예사들이 작가 연구와 작품 분석을 제공하는 등 신진작가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지원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양평군립미술관은 올해 시범적으로 첫 신진작가 전시를 공모했으며 3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만큼 젊은 작가들은 재정적인 큰 혜택이 없어도 미술관의 진정성을 인식하고 많은 지원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공립 미술관이 보증해 주는 기회를 얻고자 하는 면과 함께, 타 지역 미술관에 비해 관람객이 많이 찾는 미술관에서 자신을 작품세계를 홍보하는 이유가 응모율을 높인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많은 갤러리와 컬렉터뿐만 아니라, 여러 미술 기관에게 신진작가들을 소개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를 통해 신진작가들이 작가로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올해 선발된 7명의 작가 중, 고우리, 모유진, 양현모 세 작가의 전시로 첫 포문을 연다. 고우리 작가는 바깥 세계의 풍경 이미지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흔적으로 남기면서 자신과 외부 세계의 관계성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그리고, 모유진 작가는 자연의 현상과 시간, 기억, 공간의 차원을 화면에 재구성하여 시간의 커다란 흐름 속에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작품으로 주지시킨다. 한편, 양현모 작가는 점, 선, 면, 색, 양과 형태라는 조형 요소를 통해 외부 세계의 현상과 담론들에 대한 자기 감각을 화면에 표현하면서 삶의 태도와 자아 존재에 관한 탐구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들의 작업 스타일은 각기 다르지만, ‘존재-감각(存在-感覺)’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는 데 공통점을 갖는다. 하지만 같은 존재-감각을 각자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기에 차별점을 갖는다.
이번 신진작가展은 지금의 젊은 세대가 세상을 읽고 바라보는 시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그들이 받아들이는 세상과 존재, 그리고 그것의 관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하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속적으로 진행해 갈 계획이며, 수많은 담론을 통해 미래의 방향성을 조망해보는 기회들을 제공해주리라 기대한다. 계속되는 다음 전시를 준비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발군의 실력을 갖춘 작가들을 통해 양평군립미술관에서 끝없는 ‘뉴 앙데팡당’의 정신이 발전해 나아가길 바란다.
글. 양평군립미술관 학예실장 이홍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