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24-09-11 ~ 2024-09-29
남현지
무료
spaceunit4@naver.com
전시명: SPACEUNIT4 작가공모 선정전시
남현지 개인전 《지도 위의 수호자》
A Guardian on the Map
기간: 2024.09.11 - 09.29 (수-일, 1-5pm)
장소: 스페이스유닛4, 서울 중구 을지로 143 4층
디자인: 장유정 @chillweol
주최: SPACEUNIT4 @spaceunit
http://www.instagram.com/spaceunit4
바닥에 붙은 그림자가 빛을 따라 포물선을 그린다. 거울로 이리저리 반사광을 내어 그의 맨발을 비춘다.
몸을 관통하여 보이는 불그스름한 빛. 작은 발에 기이한 형태의 그늘.
누군가 밟은 껌이 테라초 바닥 무늬의 일부인 것처럼 도통 떨어질 생각을 않는다.
그를 따라 움직여 보기로 한다. 같은 경계에 빛과 그림자는 하나라고 보면서.
빛을 따라간다. 내가 딛고 있는 바닥, 계단, 복도, 현관, 터널, 통로, 그와 약속한 장소를 따라.
세워져 있는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시작하는 것 같다.
《지도 위의 수호자》는 영화 「카조니어」(2020)의 결말을 따른다. 정상 가족 이념에 묶인 가족의 역할과 몸에 익혀온 자기 파괴적 성향에서 탈피하게 되는 돌리오의 이야기. 돌리오가 맺는 유일한 희망적 인물이자 사건인 멜라니와의 관계를 통해 돌리오는 자신과 서로를 발견하고 다시 나아가야 할 어느 출발점에 서게 된다.
픽션과 현실 경계의 인물 ‘단’과 ‘지’가 있다. 둘은 내가 되기도, 스미어 하나의 몸으로 완성되기도 한다. 서로의 경계가 점차 약화되는 증상을 겪으면서 다음 걸음, 부양에 대한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당장 다룰 수 있는 연결로써 상호 돌봄에 집중하며 여성 간의 친밀한 관계에서의 전력, 욕망에 대해 탐구한다. 무심코 뭉뚱그려왔던 것들을 치밀하고 정갈하게 배치해 놓는 방식으로, 자신의 일기장을 모두에게 다 보이는 식으로. 끈끈하게 붙어 잘 떨어지지 않는 이물질을 살살 떼어내며 재난이 가져온 어둠 속에서 새 우주를 발견한다.
우리가 발을 딛는 바닥, 행위의 무대는 철저히 구획되어 온 점을 떠올린다. 권력과 정체성 간의 관계의 지도인 몸*은 종종 갇힌 뒤** 깨닫는다.
테두리에 쌓인 모래 더미는 가정 내 여성의 돌봄에 대한 책임량, 이중고를 형상화한다. 사물이 보이는 것보다 더 무겁고 축축하다. 그 응축된 모양은 면밀하게 묻거나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괴상하게도 사회 속 아주 자연스러운 정렬로 유지된다. 가까이에서 문지방을 넘듯 지나쳐온 것들을 다시금 눈에 보이도록 한다.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각자의 곳에서 서로를 마구 넘나들며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보지만 한계를 발견할 때마다 어딘가 멍해지곤 한다. 체계도 명확한 사유도 없이 제자리에서, 체화된 동작과 말투로 행해왔던 모든 일의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 했던’ 곳에서 ‘- 할곳’으로 팔을 뻗어 물건을 집듯 다른 쪽으로 폴짝 넘어가는 이야기를 한다.
(체육관-아지트-지하-현관-주방-베란다-옥상-별-오우무아무아(Oumuamua)-꿈-배후-보(洑)-폭포-분수대-돌아갈 집)
당신의 움직임과 움직일 때 나는 미묘한 빛을 통해
모른 척했거나 잘 모르던 세계를 만나기로 해요.
낯익은 이야기는 당신을 기다릴 것이고.
시간과 장소는 더 이상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같으면서도 다른 이야기는 계속될 것이고.
저는 느리게 걸으며 듣고 있습니다.
당신을 만나러 가는 길 몇 개의 계단을 오르내렸을까요.
그사이 깃든 상상과
진짜를 당신 주위에 놓았습니다.
*노르베르트 엘리아스(Norbert Elias)는 17세기 이후 여성 몸의 구멍과 여성적 배설작용을 외면해 온 역사를 추적하면서 몸 안과 밖의 관통을 제한하고 교묘하게 통제함으로써 문명화된 몸을 만들어왔음을 밝혔다. - 데버라 리비, <알고 싶지 않은 것들> 발췌
**종종 그렇듯 구실 삼아 그 안으로 도피했다가 막상 그 감정들이 고갈된 뒤에야 피난처로 여기던 곳에 자신이 갇히고 말았음을 깨닫는 대신에 말이다. - 시몬 드 보부아르, <상황의 힘 La Force des choses>, 1963
-글, 남현지
<단지 노래>, 폼보드 인쇄물에 바늘 드로잉, 나무, led 조명, 171x200x50cm, 가변크기,
@스페이스 유닛4, 세부 디테일
<단지 아홉달>, 종이에 흑연, 52장(25.7x18.3), 실, 고정핀, 가변크기, @스페이스유닛4
FAMILY SITE
copyright © 2012 KIM DALJIN ART RESEARCH AND CONSULTING. All Rights reserved
이 페이지는 서울아트가이드에서 제공됩니다. This page provided by Seoul Art Guide.
다음 브라우져 에서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This page optimized for these browsers. over IE 8, Chrome, FireFox,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