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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간: 원더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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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노트 

나는 궁금했다. 
첫 아이의 웃는 얼굴, 귀여운 발가락을 바라보며 둘째 아이의 웃는 소리가 궁금했다. 둘째는 플라스틱 바구니 위에 올라가서 작은 발가락을 까치발하고 서서 장남감 바이올린 활로 인형을 연주했다. 셋째는 무엇을 연주할까, 셋째는 늘 그 작은 손으로 그리고 만들며 멀리서도 나와 눈이 마주치면 다가와 안겼다. 넷째는 놀이터에 떨어져 있는 버찌를 작은 손바닥에 잔뜩 올려 내게 보여주며, ‘여름이 올까 봐 무서워서 보라색 얼굴이 되었어요.’ 하며 내게 시를 건넸다. 어느 비 내리던 날, 다섯째가 고인 비 앞에 2시간 동안 쪼그리고 앉아 빗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물구덩이에 이는 파문을 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나는 또 궁금했다. 나의 다섯 아이들과 우리 가족이 무엇을 바라보는지, 그리고 어떤 선택을 하는지에 대해.

자유롭되 남에게 피해만 주지 말거라, 
행복을 위해, 기쁨을 위해 우리는 일제히 달려 나가고 때로는 함께 뛰어 오르기도 한다. 어려운 일은 견뎌내고, 견뎌내고는 또 자랐다. 좋은 게 다 좋은 건 아니더다. 나쁜 게 다 나쁜 것도 아니라며 서로의 어깨를 다독였다. 그렇게 우리는 늘 멈출 새가 없이 나아갔다.  

다섯 아이들이 이제 다 커서 어느 새, 내 손에는 붓이 들려져 있다.
나는 여전히 청년이 된 녀석들의 발 위에 조그맣게 꼼지락거리던 아기 때의 작은 발이 겹쳐 보이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다 보면 맛있을 때 짓는 아이들의 독특한 표정이 보이고 감탄사가 들리는 듯 하다.
아이들에 대한 기억이 캔버스 위에 그려질 때면 나도 독특한 표정을 짓곤 한다. 이 마음의 표정은 고되다고 느꼈던 그 모든 순간조차도 행복했었다는 발견을 하게 한다.
이 발견은 언제 내가 또 어떤 마음을 그리고 있을지 궁금하게 한다.
 
아직 막내는 내게 막대 사탕처럼 달큰하다. 말을 안들어도 예쁘고, 말을 잘 들으면 고맙다. 
내가 그림을 그리다 잠시 자리를 비우면 내 그림 속에 제 그림을 그려 넣던, 전적이 화려했던 그 어린 여자아이가 이제는 제 화구를 들고 집을 나선다. 

아이들은 새처럼 날개를 퍼덕거린다. 둥지 같은 우리 집에 깃털이 가득 날리고 있다.
웬만해선 우리들을 멈추게 할 수 없다. 

*그러던 어느날 ‘라라’라는 새 가족과 함께 우리는 또 웃고, 생각하고 선택하곤 했다. 
라라가 온 날 부터 우리는 사람이 아닌 누군가를 위해 새로운 언어를 만들었다. 
소통과 사랑을 위해 머리를 맡대던 그 시절을 그림책처럼 한 장 한 장 넘기며 나는 그림마다 라라를 불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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