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다양한 장르에서 총 47명의 작가 작품 약 120여 점이 전시
빛과 색채의 탐험 : 빛과 색채의 합리성 찾기 프로젝트 사람의 눈은 천만가지의 색깔들을 구분할 수 있다고들 한다. 이를 구별할 수 있는 명칭들이 턱없이 부족할 정도다. 우리가 지각한 색도 주변에 다른 색이 놓이면 다르게 보인다. 게다가 나라마다 문화가 다르듯이 색도 나라마다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이러한 이유들로 색을 모든 사람들이 만족할 정도로 설득력 있게 설명하기란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색을 어렵고 복잡한 것으로만 생각한 나머지 색을 볼 때 단순하고 즉흥적인 감상에만 의지한다. 실상 색을 선택하거나 분류할 때는 이러한 ‘단순한 감상’이 별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말이다. 다음 몇 가지 사항에 대해 생각해 보자.
우선, 우리는 색에 대해 얼마나 얘기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이 색의 구분과 명칭에 그 척도를 둔 것이라면 우리는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색들간의 상호 작용에 대한 이해에 그 척도를 둔 것이라면 아직까지 초보적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나 싶다.
색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우리는 흑백 TV를 보면서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이 칼라 TV를 보면서 충족된 듯한 느낌을 받곤 한다. 여기에 색의 존재 이유가 있지 않나 추리해 볼 수 있다. 칼라 TV가 흑백 TV보다 실제적이고 선명한 느낌을 주는 것은 누구나가 인정하기 때문이다. 또한 칼라 TV에서는 적절한 자극과 조화에서 오는 일종의 ‘기쁨’같은 것이 있다.
색에는 합리적 질서가 있는 것일까? 이 문제는 언뜻 보기에 간단치 않은 것 같다. 세상이 온통 색으로 뒤덮여 있어서 항상 마주치고 대하는 것이 색인 데도 말이다. 아마도 여러 사람들은 색을 일견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기보다는 감정에 의존하여 변덕스럽고 임의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이는 색이 주변색에 너무 의존적이어서 객관화될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색에서 따뜻함과 차가움, 진출감과 후퇴감, 무거움과 가벼움, 난폭함과 점잖음 등의 표현적 특성을 일반적으로 용인한다. 그렇다면 색을 단순히 주관적이고 임의적인 것이라는 생각은 재고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이상에서 우리는 그 동안 색의 대한 관심만 높았지 색의 성질에 대해서는 무감각했음을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여기서 다루는 전시는 이러한 차원을 감안해서 지금까지 막연하게 생각해온 색의 합리성을 탐구해 보고자 시도한 작은 고민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관객에게는 앞서 제기한 세 가지 사항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서 색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법하다.
이번 전시는 '빛과 색채의 탐험'이라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색의 원리와 의미 그리고 역할 등을 시각예술작품을 통해 조명하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전시내용은 빛과 색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전개되는데, 그것은 하나로 통합해서 볼 수 있는 ‘빛’과 ‘색채’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함과 동시에 빛과 색채의 속성이 각기 다름을 이해하고 이를 다루어 보기 위해서다.
이번 전시는 특정한 주제를 지향하거나 표방하고 있지 않다. 우리의 눈에 보여지고 읽혀지는 일반적인 색의 속성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그 이유는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눈은 실제 물리적 세계의 모든 현상을 있는 그대로 지각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실지로 세상의 이미지는 우리의 지각에 의한 결과물들로 이루어진다. 그 예로 우리는 눈에 비친 사물의 밝음을 빛의 반사의 결과로 보지 않고 사물 자체가 빛을 발하는 것으로 본다. 따라서 본 전시는 눈에 의해 지각된 경험이 실제 물리적 현상들과 다를 수 있음을 인식하고 가장 보편적 시각에 의존하는 미술작품을 통해 빛과 색채의 속성들과 합리성을 찾는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화가이면서 탁월한 색채이론가인 칸딘스키는 화가들에게 색을 연구할 것을 권고하면서 색의 이론적인 지식이 실제 작업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이는 비단 화가들처럼 색을 사용하는 사람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색을 작품 등을 통해 감상하거나 색을 선택하여 사용하기도 하는 일반인들에게 더욱 유용할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빛과 색채의 합리성을 찾는 이번 전시는 남다른 의의를 갖는다고 하겠다.
□ 빛강형구, 김영진, 도성욱, 박광성, 박현주, 송성진, 이경홍, 전종철, 최은수, 허정선
□ 색채의 기본 체계곽인식, 권두현, 기서비, 김안식, 김태혁, 이대원, 이주영, 장선영, 하동철, 한은혜, 홍미선
□ 색채의 상호 작용강용면, 김종기, 박수철, 변선영, 서지니, 송정명, 신홍경, 이두식, 임근우, 주성혜, 정종미, 천광엽
□ 표상된 색채고영훈, 김강용, 김창렬, 유영국, 정진아, 차일만, 홍지윤
□ 상징화된 색채김혜경, 모현선, 박항률, 서용선, 이규환, 이명복, 이종상
- 주최 : 예술의 전당
- 큐레이터 : 서민석(sky@sac.or.kr)
- 보조큐레이터 : 문희원(mhw0726@hanmail.net)
- 개관시간AM.11:00 - PM.19:00 (매표마감 PM.18:30 / 평일, 주말 동일)
※ 2004.1.26(월) 휴관
- 입장료일반 3,000원 / 초, 중, 고교생 2,000원 (10인 이상 단체 1,000원 할인)
유치원 단체, 경로우대증 소지자 1,000원
* 무료입장 : 부모동반 미취학 아동, 장애인, 국가 유공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