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복합문화공간, 세종문화회관의 대규모 야외 조각 및 설치 전시
2004 야외공간 프로젝트는 「축제」라는 대 주제 아래
탄생-비상-축제 라는 세 가지의 테마로 구성된다.
탄생 이라는 테마 속에서는 도시의 삭막하고 복잡한 이미지를 역류한 본질적이고 창조적인 인간의 근원, 즉 존재라는 순수가치를 지향하는 조형물들을 통하여, 역사의 가장 오랜 중심지로 수많은 인간사의 접점으로 그 역할을 지속해온 도시의 중심, 그 속에서 문화라는 카테고리를 짊어지고 오랜 시간을 지탱해온 세종문화회관의 위상을 되짚어 보게 되며 나아가 인간 자체에 대한 존재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된다.
비상 이라는 테마 속에서는 탄생의 경이로움과 환희에 새로운 목적성을 첨부하면서 보다 넓고 먼 타자의 세상 또는 이상의 세계로 전진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그러한 근원과 미래를 동시에 지향하는 전진은
축제 라는 마지막 테마 속에서 융화되어 역사와 문화, 도시와 인간, 시간과 공간이 총 망라된 하나의 거대한 예술적 집합체로 응집되어 새로운 축하의 메시지를 전파하게 되며 조화와 화합 속에서 축제의 장을 펼치게 된다.
탄생에서 비상 그리고 축제의 조형언어
세종문화회관 야외조각전에 붙여
춤이 그러하고 , 노래가 그러하고 그림 또한 모든 예술의 탄생과 원형에는 축제가 들어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조각의 원래 고향도 축제를 위한 장소에 쓰여졌던 하나의 장식물이었다.
그러고 보면 축제의 기원과 개념 속에는 모든 예술이 분화되기 이전의 종합예술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이 축제이다.
물론 축제의 본질과 의미에는 종교성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축제는 예술적 요소가 포함된 종교적 제의로서 노래와 춤을 비롯하여 예술이 뒤따르고 있다.
고대인들은 축제를 통하여 액운을 없애고 복을 불러 풍요와 건강을 기원했다.
그러한 축제의 제단을 위한 장소 ,바로 제단을 장식하기 위한 것이 조각이었다.
그러한 이유로 이 축제의 놀이판에서 춤과 노래 ,그리고 조각이 빠진다는 것을 우리는 상상 할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축제는 예술적인 측면과 문화적인 측면에서 다양하고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3월 세종문화회관이 대극장 재개관을 맞이하여 2004 야외공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우리시대 조각가들의 새로운 작업들로, 조형물들의 축제를 벌이는 것은 예술가들은 물론 시민들에게도 아주 흥미로운 일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실내전시이라기보다는 야외조각전시로 무한 한 공간을 무대로 펼쳐지고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1961년 우남회관으로 출발, 화재로 소실에 이르러 1978년 개관당시에는 세계 10대 공연장으로 성장했고 , 이후 40여년 동안 한국의 문화 예술을 이끌어 왔다.
1999년에는 재단법인으로 출발하여 문화예술의 전문적 경영으로 한국공연예술문화와 전시문화를 활성화시키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고 그리하여 세종 문화 회관은 공연과 전시가 함께 만나는 명실상부한 가장 이상적인 문화공간으로 자리 매김 되었다.
그러나 한 때 관주도의 행사위주로 대중들과 예술인들에게 인기를 잃다가 근래 들어 그 본래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그 반가운 결과중의 하나가 최근 얼마 전부터 세종문화회관전시장은 전시장으로서의 기능은 물론 예전에 있었던 광화문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 문화예술의 메카로 이름을 얻고 있다.
베니스비엔날레 작가들을 기획은 물론 세종문화회관 선정 올해의 작가전, 일본미술의 거장과 한국근대미술작가전, 만화, 애니메이션 그리고 순수한 현대미술까지 대중문화에서 현대예술까지 그 영역을 굳혀 문화의 메카가 된 것이다.
물론 이러한 배경에는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이 수동적인 전시형태가 아니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전시기획의 새로운 모범을 보임으로서 미술이 대중과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인식을 뿌리친 그들의 땀흘린 공로일 것이다.
다시 전시운영부가 그 새로운 도약과 출발에서 야외조각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이름하여 “탄생, 비상 그리고 축제” 이다. 타이틀에서 볼 수 있듯이 새로운 탄생과 도약을 위한 전시운영부의 야심에 찬 프로젝트로 보인다.
길거리에 놓여진 조각작품들을 무심코 지나쳤던 대중들에게 예술이 조각이 이렇게 우리와 가까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는 것이다.
그 조각들을 우리는 꽃이 피는 3월에 봄의 탄생과 함께 만날 것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무려 30여명에 이른다.
우선 전시형태와 출품 작가들로 본 특징은 우선 실내와 실외를 병행하고 있데 야외중심으로 열린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여기 출품하는 작가들의 작품은 몇 가지의 특징을 지닌다.
무엇보다 이들은 30대에서 50대 후반까지 연령을 폭 넓게 참여함으로서 다양한 세대와 작가들이 다양한 언어로 탄생의 세계를 형상화 하고자 했다는 점이다.
이들의 작품세계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조각이 추구하는 기본적인 공간의 세계를 탁월하게 추상적으로 조형화 시킨 임동락, 소리와 음율과 조형의 언어가 조합한 하모니 임형준, 중력과 무중력의 사이에서 상생을 공유한 무한계도 김영원, 바람이 불어도 가야한다는 인간 삶의 전진성과 역동적인 힘을 구체화시킨 김성복, 인간창조의 기본적인 세계를 대형 스피커에 담아 소리와 음향의 세계를 일체화 한 유국일의 대작, 모든 세계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안과 밖으로 이루어진 그 사이를 극적이고 대조적인 형태로 빚어내는 이수홍, 희망찬 모녀 혹은 가족의 생활을 정감 있게 돌로 빚어낸 이행균, 판타지아의 손길이 펼쳐 보이는 비상 서상호, 기본적으로 채워져 있는 조각의 개념을 떠나 비어있는 형태의 조각을 완성한 양태근, 작은 칼라의 세계로 오브제 조각을 실현하고 있는 강용면, 스테인레스로 음악적 감성의 송(頌)을 노래하는 홍승남, 무한공간에 초현실적인 세계를 보여주는 이일호, 독특한 상상력과 기발함으로 동물적 세계를 담아온 성동훈, 안과 밖 그리고 행성과 응집의 세계를 그려내는 이길래, 나부와 무희의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탄생으로 표출하는 손미경, 존재의 근원의 지평을 철판으로 형상화 해내는 최태훈, 둥근 원형의 공으로 초월적 동양의 철학적 세계를 보여주는 강리나, 한젬마의 나와 또 다른 자아와의 관계를 형상화한 비상, 한진섭의 단순화 된 조형 속에 화합의 형태미를, 현대무용의 환상적으로 드러낸 조솔, 섬유 스판의 포장을 늘어뜨려 공간을 연출을 구성한 장윤성, 비상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상징화 한 이상헌, 이동되어진 공간의 이미지를 자연석 위에 밀착시킨 왕광현, 무희의 아름다운 모습을 테라코타로 구워낸 아름다움의 박성순, 그야말로 탄생을 상징하는 파티의 이미지를 묘사하는 박장근 ,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속에 나오는 발레리나의 모습을 가볍게 떠내고 있는 방유신,
역사속의 영웅 이순신 장군을 캐릭터 화 한 이석영의 작품들 모두가 한결같이 독자적인 언어로 탄생과 비상 그리고 축제의 의미를 다양한 시선에서 저마다 다른 재료들로 담아내고 있다. 물론 모든 작가들이 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이러한 주제를 소화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전시의 기본 컨셉에는 축제라는 커다란 테마 안에서 탄생과 비상등의 의미를 폭넓게 담아내고 있다.
여기에서 탄생이라는 것은 기본적인 세종문화회관의 거듭 태어나는 재 탄생이라는 뜻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으며 무엇보다 대극장의 재개관과 아울러 세종문화회관 전체가 새로운 도약을 위한 소망과 기원의 강렬한 의지를 담고 있다.
궁극적으로 출품하는 대부분의 작가들이 이 주제를 차원 높게 형상화 해내고 있다.
그리하여 이번 야외조각 프로젝트는 우리나라에 신인에서 중진작가까지 30여명의 조각가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축제가 될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진정한 축제는 벌려 놓은 사람들이 즐기는 것이 아니라, 이 축제에 초대된 사람들과 축제를 벌린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함께 그 축제의 진정한 가치와 의미를 되새기고 즐길 때 그 축제의 진정한 가치와 최고의 의미가 주어진다.
다 함께 모든 만물이 소생하고 부활하는 3월, 광화문의 2004 야외조각 프로젝트에 모두를 초대한다. 와서 그 예술가들의 탄생과 비상이 주는 축제의 춤을 함께 그리고 덩실 추어보자.
김종근│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