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


전시


  • 트위터
  • 인스타그램1604
  • 유튜브20240110

전시상세정보

인쇄 스크랩 URL 트위터 페이스북 목록

여인의 향기

  • 전시분류

    단체

  • 전시기간

    2004-09-08 ~ 2004-09-15

  • 참여작가

    황단,양쥔

  • 전시 장소

    인사아트센터

  • 문의처

    02-736-1020

  • 상세정보
  • 전시평론
  • 평점·리뷰
  • 관련행사
  • 전시뷰어

飄逸的女人 - 수묵화의 창조적 재해석 


두 작가는 70년대 중, 후반 태생으로 중국에서 권위 있는 미술학교인 중앙미술대학을 졸업한 재능 있는 청년작가들이다. 

이들 이전 세대의 예술가들, 특히 천안문 사태, 문화대혁명, 원명원 사건을 겪은 세대의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에 사회와 정치, 문화적 모습을 담아 비판하거나 조롱하며 전통에 대한 변화를 시도하고 동시에 전통적인 철학과 문학을 계승하면서 개념적인 부호를 가진 신문인화풍을 선보이기도 하였다면, 이들 세대의 작품은 보다 개인적이고 내면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아시아에서 20세기는 서구화의 세기라는 말도 있듯이 중국의 20세기는 사회주의적 자본주의 경제체제로서 빠르게 성장하였고 화이트 칼라와 중산계급의 사회생활이 급변하면서 현대 예술에도 점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이제 더 이상 이전처럼 체제가 예술을 구속하거나 단절시킬 수 없었으므로 예술가의 표현언어는 다양해지고 자유로워졌으며 더욱 과감해졌다. 


두 작가는 각기 후난과 광시에서 자라나 대학 입학 후, 모두 북경에서 공부하고 거주하게 되었다. 이들 작가는 포스트모던 문화와 국제적인 상업 시스템, 급변하는 도시화, 체계적이고 세분화된 미술교육, 주류작가들과의 교류, 국제적 전시의 관람을 통해 새로운 체험들을 하게 되었고 독립적인 객체로서 개인의 생활양식이나 관념, 삶을 통해 나오는 개인의 가치관으로 예술적인 표현을 하게 되었다.


황단은 1977년 광시 난닝에서 태어났으며, 소수민족인 장족 출신이다. 광시미술대학의 학장이자 산수화가인 부친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그림을 그렸으며 중앙미술대학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강사로 재직 중인 젊고 총명한 여류작가이다. 

황단의 작품은 대부분 여성을 소재로 하고 있다. 여성들은 모두 화려한 장신구와 의상을 걸치고 있지만 무표정과 도발적인 표정으로 늘 한 곳을 응시하고 있다. 도시화와 현대 소비문화를 대변하는 듯한 언어로서 무표정한 표정과 얼굴에 드리워진 붉은 그림자는 외롭고 쓸쓸하며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사회의 지루함을 표현하고 있다. 화려한 장신구는 현대 젊은이들의 소비문화와 현실생활을 반영하고 있기도 하지만 장족 특유의 크고 화려한 장신구를 걸친 여인을 그림으로써, 장족이지만 장족의 생활을 경험하지 못한 호기심을 나타내기도 한다. 

황단의 작품은 크지 않지만 대범한 표현력과 구성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큰 작품을 보는 것과 같은 파워와 시각적인 자극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뛰어난 색채감각과 자유로운 재료선택으로 수묵화를 보다 현대적으로 표현해 내는 것이 그녀의 특징이며 장점이다. 그녀는 작품의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작가의 철학과 사상을 얼마나 완성도 있게 표현했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말한다.


양쥔은 1974년 후난성 출신으로 중앙미술학원 수묵인물화과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그는 스승인 티엔리밍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스승과 다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작가로서 순수성의 추구를 통하여 이전세대 작가들이 지녔던 사회성, 정치성을 지양한다. 

양쥔 역시 지방에서 자랐기 때문에, 그의 작품은 표면적으로 서구 선진적인 소비문화를 쫓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농민적인 향토를 숨기지 못하고 내면적으로는 여전히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남녀는 현대적인 몸짓이나 감정의 자유로운 표현, 세련된 도시남녀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중국의 농촌적인 소재와 부호로서 표현한 일종의 반어법이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소박한 생김새의 여인은 부끄러운 듯 미소를 머금고 있어 더욱 천진난만하고 순수하게 보인다. 반면에 남자의 표정은 무언가를 주도하는 듯한 눈매와 표정으로 여인을 끌어당기고 있다. 중국이 1949년 해방 이후 여성의 지위가 높아지고 상대적으로 남성의 지위가 약해지면서 나약해진 남성을 자신의 회화언어로서 표현하며 대리만족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두 작가는 중국의 전통적인 소재를 사용하면서 서구적인 이미지로 급변하는 사회와 무섭게 성장하는 도시 속 젊은이들의 표정을 솔직 담백하게 표현하고 있다. 오랜 전통의 수묵을 정신적으로 지키면서 현대적으로 변용해 내는 그들의 노력과 능력은 마치 알을 깨고 나온 새와 같다. 

80년대 현대예술운동으로 생겨난 서구 현대예술의 답습이나 90년대의 신아카데미 현실주의와도 다르게 사회적, 정신적으로 완전히 해방된 자유로운 개인의 존재와 가치관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들에게 전통은 지키고 싶은 향수이며 막바지에 다다른 현대미술을 전통적 소재를 사용한 현대수묵화로서 구해내고 싶은 책임감이며 사명감인 것이다. 

이들은 현시대의 인텔리 화가들답게 현대성의 확립과 확립과정 중에서 잊지 말아야 할 역사와 “예술가란 좋은 지식과 책임감을 가진 지식인이며 관찰자여야 한다”는 문화적 책임감을 느끼며 문제를 극복하고 그들만의 회화언어로서 표현하려 애쓰고 있다. 


이러한 그들의 노력과 끊임없는 연구는 침체된 수묵화단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며 앞으로 더욱 성숙한 화가로서 자리매겨 갈 것이라고 믿는다. 이번 전시는 중국 청년작가들의 수묵화에 대한 애정과 가능성을 소개하여 점점 냉담해져가는 한국의 수묵화단에도 잔잔한 자극과 용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획되었다.

앞으로 그들의 꾸준한 연구와 탐색, 새로운 시도를 기대함과 동시에 한국에서의 첫 전시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하단 정보

FAMILY SITE

03015 서울 종로구 홍지문1길 4 (홍지동44) 김달진미술연구소 T +82.2.730.6214 F +82.2.730.9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