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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명덕 사진전

  • 전시분류

    개인

  • 전시기간

    2005-04-15 ~ 2005-05-06

  • 참여작가

    주명덕

  • 전시 장소

    갤러리인

  • 문의처

    02-732-4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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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한 1960년대 한국현대사진의 메마른 땅위에 사진의 기록성에 본질을 두고 모던사진의 씨앗을 뿌렸던 ‘사진작가 주명덕’의 10번째 개인展이 팔판동 갤러리 인에서 열립니다.


40년간의 그의 사진에서는 많은 변화를 보인다. 최초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근대화의 뒤안길에 숨어있던 혼혈아, 초가, 정신대할머니들의 표정에서 사회적 문제들을 제기하고 한국의 샤머니즘과, 문화유산으로 앵글을 옮겨가면서 잊혀져 가는 우리의 것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최근 20여년간 보여주었던 풍경사진의 연작들은 조형성이나 구도 등 회화적인 면을 강조하면서 보다 형이상학적인 주제로 옮겨진다. 

 

66년 ‘홀트씨의 고아원‘로 시작된 내면적 경향의 저널리즘사진은 당시 사회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며 사진작가로써 그의 미래를 결정한다. 작가는 ‘사진을 찍어도 아무도 실어주질 않았어, 보여주지 못하는 사진은 의미가 없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풍경사진으로 관심을 옮기기 시작 했어’라고 그동안 자신의 작품이 변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사회적 암흑기에 다큐멘터리 사진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 작가는 점점 대상에 대해 거리를 두고 보기 시작한다. 우리사회 가까이에서 잊혀져가는 것들을 기록하고 재현적 의미를 찾기보다 그것들이 생겨난 우리의 풍경에 관심을 가진 것이다. 주제는 작은 넝쿨, 꽃, 나무에서 숲으로 그리고 산, 도시로 옮겨 간다. 그러나 결국 대상을 기록하고 그 안의 감추어져있던 의미를 찾아내는 과정은 그가 40년동안 이뤄온 예술사진의 핵심이다. 


이번전시에서 주제는 풍경(Landscape)을 이다. 지금까지 그의 풍경사진에서는 회화적인 구도 안에 보 일 듯 말 듯 한 어둠 속 형태에서 오는 깊은 내면의 무게가 느껴진다. 80년대 중반 첫선을 보인 풍경 시리즈는 한국의 풍경, 잃어버린 풍경으로 발전시켜왔다. 그러나 그의 관심은 다시 ‘Landscape’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거꾸로 돌아간 풍경이 아니라 새롭게 태어난 풍경이다. 과거 풍경작품이 景致(자연적 아름다움)의 의미가 강했던 반면 지금은 넓은 의미의 Landscape이다. Land는 경작하거나 집을 지을 수 있는 장소, 넓게는 그 나라가 소유하는 장소를 의미하고 scape은 그 대상을 관망,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것을 뜻한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땅, 우리가 생활하고 우리가 뿌리내린 곳을 관찰함으로써 20여년간의 Landscape은 새롭게 탄생되었다.   

 

그는 예전에 다뤘던 산을 다시 끄집어내지만 방법적인 면에서 커다란 변화를 보인다.  컬러 인화한 풍경이 그것이다. 전체적인 흐름은 흑백의 구도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대상 그대로의 색으로 표현되었다. 포지티브인화 방식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고유한 색상을 드러냄으로서 사진의 사실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이번 컬러작업은 네거티브작품보다 더 깊은 암흑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실체를 드러냈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깊어진 느낌은 무엇일까? 어둠속에 사라져 존재를 가늠 할 수 없는 것보다 고유한 색과 형태를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 더욱 깊고 고요하게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 가지 주제를 10년은 찍어봐야 그것이 무엇인지 조금 감이 오는 것 같다.'라는 그의 말에서 치열한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이번전시는 주명덕식 ‘거리 두고 바라보기‘를 통해 쉴 세 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각박한 우리의 현실을 한 발짝 떨어져 생각 해 볼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하고 또한 한국 현대사진의 초석을 세웠던 주명덕 사진의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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