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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미디어 아트는 그 이름이 암시하듯, 기존의 예술 장르 와 그 매체적인 특징으로 구분되는 새로운 형태의 예술이다. 뉴미디어의 매체적인 특징은 이것이 차용하고 있는 주 재료, Digital Technology가 가능케 하는 새로운 표현 방식을 의미 하기도 한다. 주재료인 Digital Technology, 그 기술을 다루는 언어인 code의 차갑고 비물질적인 특성으로 인해 뉴미디어 아트 역시 code라는 객관성과 논리의 언어로 작가의 개념과 아이디어를 실체의 경험으로 구현하는 남성 아티스트들이 주류를 이루는 분야이다.
이번 여성 작가 3인전 “woman’s perspective in new media”에서는 뉴미디어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작가들의 작품을 통하여 비물질적이고 무형적인 코드와 기술에 무게와 질감(質感)을 부여하고 그로부터 은유와 알레고리를 이끌어 내는 여성작가 3인의 작업을 소개한다.
Lynn Hershman린 허쉬만은 1970년대부터 인터랙티브 설치물과 비디오를 비롯한 뉴 미디어 작업을 해오고 있는 “디지털 아트의 어머니”로 알려진 작가이다. 그녀는 지난 30년간 다양한 작업을 통하여 상업주의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개인의 정체성에 관한 문제, 디지털 기술로 인한 감시 체계하의 개인의 사생활 보장에 관한 문제, 인간과 기계와의 인터랙션에 관한 문제 그리고 가상과 현실에 관한 문제 등을 다루어 오고 있다.
특히 허쉬만은 디지털 기술과 여성성에 관한 문제를 사이보그와 인공 지능 등의 다양한 형태로 작업해 오고 있다. 허쉬만의 작품 속에서도 디지털 기술은 단지 도구가 아닌 우리가 일상 속에서 피부로 접하고 느껴지는 실체인 것이다.
이 작품은 네트워크를 통하여 주식 정보 사이트로부터 특정한 주식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고 그 주식의 가격의 변동을 동영상 이미지로 나타내는 작품이다. 예를 들어, 현대 자동차의 주식 정보를 입력해 놓으면, 그 주식의 값이 올라갈 경우, 동영상의 여자 주인공이 명품 쇼핑을 하는 동영상이 나오며 주식의 가격이 내려갈 경우, 침대에 누워 대낮부터 술을 마시는 등의 동영상이 보여진다. 이것은 주식과 같은 정보가 일상에 미치는 영향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지는 디지털 프린트 세 작품은 미술사의 고전 작품에서 숭배되어온 비너스로서의 여성의 이미지와 디지털 기술로 인해 변화하는 여성성에 대한 유머러스한 코멘트이다. 린 허쉬만의 작품 속에 자주 등장하는 Gender가 없는 여성의 기능을 가진 사이보그를 연상 시키는 이 작품들은 지배자와 피지배자, 인종과 성에 의해 이원론적으로 구분되는 생식 방법과 교묘히 얽혀있는 지배구조 속의 여성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Yael Kanarek야엘 카나렉은
www.worldofawe.com 이란 website를 통하여 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여행자에 관한 미디어 프로젝트를 해오고 있다. 이 이야기 속에서 성별도 이름도 알 수 없는 주인공은 뉴욕 맨하탄의 동쪽 6번 가의 419번지에서 다른 세상(World of Awe)으로 연결되는 숨겨진 입구를 발견하게 되고 현실과 web의 가상 공간을 오가며 여행을 하게 된다. 이 이야기 속에서 여행자는 3D 이미지로 만들어진 가상의 공간을 여행하게 된다. 카나렉에게 있어서 인터넷은 정보와 정치만상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현실이 반영된 네트워크가 아닌 신화적인 미지의 공간으로 설정된다. 카나렉의 스토리텔링 구조에서 돋보이는 것은 그녀가 디지털 기술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카나렉의 작품 속에서 디지털 기술은 단지 아이디어를 구현해 내기위해 필요한 방법적인 요소가 아닌 사회적 그리고 노스탤지어 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물질로 나타내어 진다. 이렇듯 무형의 디지털 기술에 물질성을 부여하고 그로부터 은유를 유추해 내며 이는 또한 물질로 상징화 된다. 인터페이스는(interface)는 피부(skin)가 되고 컴퓨터의 운영 코드인 소프트웨어(soft ware)는 결이 고운 리본으로 만들어진 조각품으로 나타난다.
전시되는 두 개의 사진
, 와 비디오는 의 리본 조각이 내포하고 있는 software의 의미와 기능을 퍼포먼스를 통해 보여준다. 영상과 이미지 속에 존재하는 것은 컴퓨터 속의 가상세계 속에 존재하는 그녀의 전 작품 를 여행하는 여행자이며 운영 시스템의 고장으로 software를 속옷(underwear)처럼 입고 컴퓨터의 기본 적인 기능들을 계속 반복해야 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컴퓨터가 운영되기 위해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고 이 소프트웨어의 하나인 리눅스(Linux) 코드의 커널 디렉토리에는 27개의 전산 파일들이 존재한다. 이 전산파일들에 사용된 프로그래밍 언어는 투명한 오간자 리본에 프린트 되어 마치 베일을 쓴 신부를 연상시키는 조각품으로 보여진다. 이 유동적인 조각품은 재미있게도 일반 대중에게 공개되어 끊임없이 개발되고 있는 리눅스 언어의 오픈 소스 개념을 은유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Sachiko Kodama
사치코 코다마는 호카이도 대학을 졸업하였고, 추쿠바 대학에서 아트앤디자인 프로그램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추쿠바 대학시절, 그녀는 컴퓨터와 홀로그램 기술이 결합된 인스톨레이션을 제작하였고, 비디오 아트의 발전에 있어서 예술과 기술의 관계에 대하여 연구하였다. 최근 그녀는 마그네틱 플루이드와 같은 물리적인 재료들을 사용하여 역동적이고 복잡한 현상에 대한 우리의 감정을 표현하는 인터랙티브 아트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코다마는 현재 도쿄의 엘텍트로 커뮤니케이션 대학에서 휴먼 커뮤니케이션과 조교수로 재직중이다.
움직이는 조각품, 시간과 장소에 따라 그 모습을 변형시키는 물질에 대한 염원은 조각가들 그리고 과학자들에 의해 끊임없이 탐구 되어온 주제일 것이다. 코다마는 마그네틱 풀루이드(Magnetic Fluid)를 사용하여 이러한 가능성을 탐구해 오는 작가이다.
사치코 코다마는 2001년부터 마크네틱 플루이드를 사용하여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 속에서 마그네틱 풀루이드의 특성은 은유적인 상징물로 표현된다. 전시되는 동영상 비디오 작품 는 마그네틱 풀루이드에 전기가 가해져 변형되는 현상이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자연의 생성과 소멸과정에 관한 비디오와 fluid sculpture인 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