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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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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뉴 소장가치 6인전

  • 전시기간

    2007-09-13 ~ 2007-10-31

  • 참여작가

    김시연 / 서동욱 / 윤병운 외 3인

  • 전시 장소

    폐관_유진갤러리

  • 문의처

    02-2017-1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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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라는 메타포를 공유하면서 그것에 대한 6가지의 다른 이야기들을 담았다.
1 년전 9월 'Brand New-소장가치 展' 으로 강한 이미지의 오프닝을 장식했던 청담동 유진 갤러리가 그 1주년을 기념 하면서 9월 13일부터 10월 31일까지 'Brand New-소장가치 展 II'를 기획 전시한다. 우리 생활과 인생의 가장 필수적인 요소로서 소금이 가지는 의미를 작품의 의미적, 물리적 소재로 삼아 희로애락을 표현한 김시연, 비주얼 다이어리와 전통초상화적 형식을 결합시켜 자신만의 독창적 스타일로 내향적이고 우수에찬 도시와 밤의 풍경을 담아내면서 짧게 지나가는 젊음의 허무함과 센티멘탈리즘, 나르시즘을 전하는 서동욱, 바다와 토르소, 자동차와 큐피트 조각 등의 조합으로 의식과 기억, 꿈을 환영적으로 나타내는 윤병운, 걷어 올려지지도 내려지지도 않은 치마의 위치와 운동으로 포토리얼리즘의 한 단계 진전을 보여주는 이호련, 오히려 명료하지 못한 회화와 풍경을 통해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가 역사성을 배제한 현실의 형태로 새로운 감동을 전해주는 조성준, 달콤함과 사랑, 순수를 한껏 품은 사탕을 강렬한 색감과 사실적 형태로 표현하여 어렵기보다 색감에 들뜨고 사실적 형태에 희열하기를 바라는 황현승이 그 주역들이다.



다시, 씌여지는 이야기



이대범 | 미술평론가


어떤 이가 한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말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들은 누군가는 다시 누군가에게 그 이야기를 전달한다. 그리고 또 듣고 전하고 듣고 전하고 듣고 전한다. 이러한 무한 반복의 세계에서는 자명한 것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곳에는 살이 붙기/떨어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이 세계에서는 원본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원본에 가까운 것들이 산포되어 있을 뿐이다. 만약 지금이 (원본이 있다고 굳게 믿었던)근대 이전이었다면 산포되어 있는 이들은 자기가 스스로 원본에 가깝게 다가가 있음을 소리 높여 외쳤을 것이다. 지금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이야기는 원본에 기대어(원본이나 다름없는) ‘다시, 쓴 이야기’라고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 6명(김시연 서동욱 윤병운 이호련 조성준 황현승)은 원본에 기대지 않는다. 이들에게 원본은 없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원본이 아니라 차이를 내재하고 있는 현재적 모습, 즉 현재의 ‘해석’이다. 그러기에 이들이 하고 있는 이야기는 ‘다시, 쓴 이야기’와 비슷해 보일지 모르지만, 다른 맥락에 놓여 있는 ‘다시, 씌여지는 이야기’ 즉, 새로운 이야기이다.



김시연은 일상적 삶의 공간인 집안 곳곳에 ‘소금’을 배치한다.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왜 ‘소금’일까이다. 김시연에게 소금은 조미료 이상의 물질이다. 에둘러 생각해보면, 우리 일상에서 소금과 마주할 수 있는 현장은 곳곳에 산재되어 있다. 음식을 할 때 사용하는 물질적 소금은 물론이고, 슬픔을 동반하여 눈물이 나올 때도, 강렬한 에너지의 발열로 땀이 흐를 때도 소금은 우리와 함께 있다. 그러기에 화학적 변형을 이룬 소금은 다양한 감정과 행위를 내재하고 있다. 한마디로 생활 곳곳은 소금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생활과 맞닿아 있는 소금은 그것이 가지고 있었던 감정을 내재하지 못한다. 단지 물질로만 인식할 뿐이다. 김시연은 이러한 소금을 일상의 처소에 배치하면서 소금에서 내재되어 있던 인간의 감정을 복원시킨다. 이렇듯 김시연은 소금으로 재구성한 우리의 일상을 선보인다. 서동욱의 작업은 지극히 개인적이다. 그의 작업은 일견 전통 초상화의 형식에 기대고 있다. 서동욱은 일상적 경험에서 마주 한 인물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러기에 그의 작업은 그의 사적인 경험과 대면했던 인물들의 기록이다. 그러나 그들의 모습에는 단순히 인물의 형상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곳에는 모델들의 내면까지도 담는다. 카메라 플래쉬의 강한 섬광을 직접적으로 맞고 있는 인물들은 공간과 분리된 체 존재한다. 그들은 어떤 특정한 공간에 서 있지만, 화면에 옮겨진 그들의 모습은 공간들로부터 떨어져 있다. 그리고 화면에 포착되는 것은 카메라 플래쉬를 받은 그들의 머리, 옷차림, 피부 등이다. 공간은 단순히 부차적인 요소로 제거되어 있다. 공간은 회화로 그려지면서 더욱 뭉개진 형태로 제시된다. 공간의 분리와 인물에 집중되는 플래쉬의 섬광은 결국 인물을 우수에 찬 모습으로 재현한다. 그들은 타인이면서 또한 자신의 모습이다. 대학 졸업 후 찾은 파리의 생활. 그곳에서 느낀 불안감과 우수를 타인을 통해 서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윤병운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상을 다른 맥락에 재배치한다. 즉, 실재의 소재를 기억이나 꿈에서 등장할 법한 이야기로 변형시킨다. 전통적으로 일상과 환영은 분리된 상태로 여겨졌다. 일상과 환영이 교차하는 순간을 우리는 기이한 일 쯤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일상과 환영이 명확한 것인가? 그렇다면 일상은 무엇이고, 환영은 무엇인가? 그들의 경계는 누가 설정한 것인가? 등 끊이지 않고 질문이 이어진다. 조금만 눈을 돌려 자명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의심하면 일상과 환영이 교차하는 지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윤병운은 이 지점에서 이야기를 다시 진술한다. 그러기에 그의 회화는 일상과 환영이 구분되지 않는 지점에 대한 각종 이야기를 설파한다. 카프카 처럼 또는 보르헤스처럼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계는 일상만이 존재하는 것도 환영만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그들의 끊임없는 충돌을 통해 그리고 그것을 인식하는 주체의 시각의 차이에 의해서 일상과 환영의 경계가 결정 될 뿐이다. 때로는 일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환영이기도 하고, 환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상이 되기도 한다. 이호련의 작업에는 여자가 화면 전면에 등장한다. 그는 화폭에 의해 얼굴이 잘려 있다.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치마에 닿아 있는 그의 손놀림을 통해 치마가 걷어 올려졌다 내려왔다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장면이 애로틱한 것은 치마가 완전히 걷어 올려진 것도, 그렇다고 완전히 내려온 것도 아닌 그 중간 지점의 움직이는 상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그간 회화에서는 형태를 구성함에 있어서 명확한 선과 형태를 통해 실재적인 사물을 재구성하는 것을 주 업무로 삼았다. 추상의 거센 여파 속에서도 이런 완벽한(?) 구상적 회화는 다시 살아났다. 완벽한 선과 형태는 포토리얼리즘 계열의 회화에서 유지된다. 이호련의 작업은 여기서 진일보한다. 사진은 시간이 내재되면서 대상의 흔들리는 모습까지도 포착한다. 그리고 이호련은 사진이 포착한 순간의 시간을 회화에 적용한다.



조성준의 작업은 마치 상징주의 화가들의 작품과 유사하다. 상징주의 화가들은 비합리적인 세계를 일상적 이미지로 진술했다. 명료한 듯 보이지만, 조성준의 회화는 명료하지 못하다. 화폭에 담겨진 색채와 신화 속 인물처럼 묘사된 인물들을 통해 이러한 메시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그 풍경들은 작가가 미국이나 유럽의 생활에서 마주했던 주변의 풍경이다. 그러기에 장면들은 매우 이국적이다. 그의 작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신화속 인물의 포즈를 취하거나 표정을 하고 있다 한들 그곳에는 역사성이 없다. 단지 작가의 눈에 포착된 현재적 풍경과 삶의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상징주의나 초현실주의의 작풍을 하고 있지만, 그의 작업은 작가가 발딛고 서 있는 현실의 새로운 이야기이다. 황현승의 작업에는 무수한 사탕이 등장한다. 그것도 알록달록한 형태로 포장된 사탕이다. 황현승은 사탕의 기본적인 의미망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사탕은 전세계적으로 달콤함과 사랑과 어린이의 순수함을 내포하는 기호이다. 그렇다고 그가 이런 기본적인 사탕의 의미망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여기서 더 나아가 사탕의 의미망에 예술을 접목시킨다. 황현승은 이러한 사탕을 소재로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의 방향성을 드러내고 있다. 예술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그래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열린 대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대미술은 점점 더 이해하기 힘든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황현승은 자신의 예술관을 화면에 담는다. 그러나 그곳에는 예술에 대한 실현 불가능한 이상향적 지향성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화폭에 그것을 담고자 하는 것은 그것을 외면 할 수 없어서 일 것이다. 그는 자신의 작업에서 그 일부를 실험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실험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며, 그러다보면 실현불가능한 이상향이 실현될 수도 있지 않을까.



이렇듯 이번 전시는 6명의 ‘다시, 씌여지는 이야기’들을 관객들에게 제시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존재한다. ‘일상’이라는 메타포를 공유하면서 그것에 대한 6가지의 다른 이야기들을 이번 전시에 담고 있다. 이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앞으로 생산될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들을 기대하면서 말이다.




갤러리유진 개관 1주년 기념 특별전- ' Brand new 소장가치展 II
전시기간 : 2007년 9월 13일(Thu) ~ 2007년 10월 31일(Wed)
전시장소 :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80-3번지 4F 유진갤러리
................Tel 02)3444-2481 Fax 02)3445-2480
전시작가 : 김시연, 서동욱, 윤병운, 이호련, 조성준, 황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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