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최연우
유이상스Jouissance-바라바라
최연우는 투카노 인디안과 함께 반년 동안 아마존 숲에서 같이 지내며 갈대를 이용한 위빙 크래프트를 익혔다. 그는 거기서 문화와 언어의 이종성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의 400여개의 부족을 하나의 네트웍으로 엮을 수 있는 공통된 패턴이자 기술을 마스터하였는데, 아루마(갈대를 만들어내는 식물)를 경작하는 것부터 cipo(평면으로 만들기 위한 끈으로 쓰이는 나무조각)의 마무리 작업까지 바니와(아마존 지역)의 기술 전반을 몸소 체득하였다. 최연우는 이렇게 성취해낸 테크닉을 서양미술의 초상화로 형상화함으로써 원시적인 위빙기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여는 모던 초상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최연우는 원시 위빙 기술로 작업한 초상화가 자연의 진화를 재현하기 때문에 그것을 선택했다. 추상적인 기하학 형태나 종교적인 상징과 달리, 인간의 얼굴을 그려낸다는 것은 서양문화와 토착문화를 순수하고 명확하게 가로지르며 예술적인 정통을 대변한다. “개인적 혹은 편협한 문화적 감각으로 아마존의 토착문화를 가진 이들에게 가르쳐지거나 강요되어야 하는 ‘예술’이라는 것은 없다. 아마존 인디오들은 자신들의 예술이 문화적 컨텍스트 안에서 새로운 우수성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즉각적으로 보고, 이해한다.“라고 최연우는 말한다. 서양문화와 토착문화 사이에 우수성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돕기 위한 교량이 없다 해도, 토착 예술작품은 모던한 서양 세계에 공예작품으로 머무르지 않을 것이며, 노동의 경제적인 가치라는 편견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서양 미술세계에서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갈대를 엮어 만든 이 같은 크기와 스케일과 표현력을 가진 초상화를 완성한 사람은 없었다. 최연우는 패턴없는 그래픽적 플롯을 갈대위빙으로 번역하는 과정을 창조해 내고 있다. 그의 작품이 전시되고 알려짐으로써 새로운 자존감이 토착문화의 가치관에 스며들고 제3세계와 자기표현의 확산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아가기를 희망한다.
■ 작가노트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주로 브라질의 밀림지대, 멕시코의 변두리, 미서부의 사막지대와 같은 미개발지가 대상이다. 나에게 있어서의 여행은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나 사물의 질서 즉, 하나의 체계로 발전된 것(the developed)을 ‘버리는’(enveloping) 목적을 지닌다. 버림으로써 고급예술에서나 찾을 수 있었던 역능(jouissance)을 미개발(the undeveloped) 즉, 야만에서 다시 만난다는 뜻이다. 폴 고갱의 야만으로의 탈주를 생각해 보면 된다. 여행과 야만은 길들여진 세계나 시각으로부터의 탈주로서 일종의 자기부정이다.
자기부정은 미개해 보이는 새로운 세계의 사물의 질서를 내가 속한 세계의 사물의 질서에 강제로 편입시키지 않는, 하찮아 보일지라도 모든 존재자를 존재자로 인정해주는 성숙하고 유연한 재유(在宥)의 사고, 생태론적 사고다.
사람은 닮고자 욕망함으로써 성장한다. 지식에 우선하여 타자의 태도와 언어를 흉내 냄으로써 배운다. 즉 머리보다 몸이 먼저 배운다. 아버지가 아버지다워야 하고 선생이 선생다워야 하는 소이연이다. 그 흉내 냄, 즉 본뜨고자함을 likeness라고 하자. 자기부정은 그 같은 타자-흉내로부터 출발한다.
따라서 내가 미개를 여행함은 야만을 흉내 내고자 함(likeness)이다. 그 흉내는 문화(文禍)로 인해 잃어버린 느낌과 떨림의 원초성, 직감(intuition)의 역능성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다. 나는 그들의 민예작업을 흉내 냄으로써 문명에서는 오래전에 잃어버린 단순노동과 같은 성격을 지닌 반복적 행위로서의 예술작업에서 오히려 충만함(mindfullness)을 되돌려 받는다. 우리는 미개 속에 오히려 문명에서 보다 더한 삶의 진정성과 질서, 인간으로서의 품위가 있음을 알 필요가 있다. 나는 서구/비서구, 남자/여자, 미/추, 예술/비예술, 논리/ 비논리, 필연/우연 등과 같은 이분법적인 것에 대하여 그 무차별(in-differentiated)한 세상을 그린다. 세상의 지식이나 사물에서 가치론에 따른 서열이나 차별이 없을 수 없지만 예술의 역능성은 지속적으로 그 같은 서열을 소멸시키는 행위에서 비롯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속의 가치론이 고개를 들면 나는 지체 없이 다시 미개로 떠난다.
이 같은 정체성을 갖게 되면서 나는 예술을 천재의 무로부터의 창조라는 낭만주의적 예술관을 동경하지 않는다, 나에게 예술행위란 단지 끝없는 타자와의 상호간섭(mutual interference)이다. 질 들뢰즈의 말대로 “하나의 수련이며 불가피한 실험”이다.
“그것은 당신이 실험을 도모하는 순간 이미 만들어져 있지만 당신이 그 실험을 도모하지 않는 한 그것은 세상에 없다. 그것은 확실하지 않다. 혹은 그것은 끔찍할 수도 있다. 그것은 욕망일 뿐 아니라 비욕망이다. 그것은 개념이 아니며 실천들의 집합이다. 그것은 하나의 극한이다.”
그런 까닭에 내 작품은 비록 사실적으로 보일지라도 또 매카닉하게 보일지라도 기지(旣知)의 예술개념이나 안전한 영토 안에서 그 영토를 재현하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야만(野蠻)을 내 방법론으로 전유(appropriation)했다고 할 만큼 단정한 이미지와 달리 비합리적 과정의 연속이다. 전유 즉 흉내내기로부터 시작된 작업은 주변의 인물이나 사물들의 이미지를 재현하는 일이지만 ‘손’(bodiliness)이 재료의 특수한 재질과 만나면, 또 ‘그리움’이 추가되면, 또 ‘놀이충동’이 작업에 파고들면 의도했던 작업수행은 극한적 카오스상태로 돌입된다. 그 결과 예상치 않았던 이미지가 본래의 이미지에 부가된다는 점에서 일종의 예술적 돌연변이(mutation)이다. 그 만큼 내 작업은 비재현적이다.
따라서 재현의 문맥과 비재현의 문맥의 이율배반적 兩價性, 그것이 내 작품의 의미이며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문화와 마찬가지로 예술도 역사주의 시대와 달리 오늘날은 그 내용이나 실천이 동일성(Idebtity)보다는 다름(differences)에 기초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그 다름이 서구주의에 반발하여 “무엇인들 어떠리(anything goes)" 식의 경박함과 무질서함, 혹은 그 반대명제로서의 예술적 국수주의나 이데올로기를 예술의 전부인양 표제화시키거나 특정스타일로 고착시켜서는 않된다고 생각한다. 주지하는 대로 근대미술은 스타일의 미술사이다 그렇다면 탈근대미술에서는 스타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당연하련마는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나에게 있어서 비재현은 어떤 새로운 이데올로기나 예술적 개념이 아니라 사물이나 예술을 둘러싼 이분법을 대신하여 사물들 사이의 수많은 섬세한 다름의 세계를 직각적으로 보고자 다짐하는 성숙한 태도에 대한 언명이다.
다소 장황하지만 이런 배경에서 내 작품이 읽혀졌으면 한다.
※작가 홈페이지 : www.chaayounwoo.net
■ 오프닝 부대행사
(*오프닝 부대행사는 티켓을 지참한 분에 한해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1. 행사 제목 : 콘서트 ‘유이상스Jouissance-바라바라’
.......2. 행사시작 시간 : 2007년 10월 12일 오후 8시.
.......3. 행사 장소 : 강남구 청담동 5-25 휴먼스타빌 3층 오룸갤러리
.......4. 행사 내용 : 강산에, YB(윤도현 밴드), 페퍼민트 클럽(김C), 이상은, 하찌와 TJ
.......황보령 밴드=Smack Soft, 외 DJ 프랑소와의 음악 Mixing.
5. 행사 티켓 : 10만원(오룸갤러리에서 직접 판매 또는 티켓링크/인터파크 판매)
오프닝 행사 이후에 이어지는 콘서트는 최연우 작가의 한국전시를 축하하는 공연이자 오룸갤러리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오픈 파티이다. 최연우 작가와 프렌드쉽을 인연으로 기획된 이 행사에는 강산에, YB(윤도현 밴드), 페퍼민트 클럽(김C), 이상은, 황보령 밴드=Smack Soft, 하찌와 TJ의 무대가 연이어 8시부터 12시까지 펼쳐진다. 최연우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공간에서 공연이 이루어지며 간단한 음식과 음료 및 주류가 제공되는 공감각적인 예술공간으로의 초대이기도 하다. 또한 공연이 끝난 후에는 DJ 프랑소와가 믹싱하는 레게 및 덥(dub) 음악과 함께 새벽까지 가벼운 댄스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이어질 것이다.
체계화된 세계에서 탈주하여 야만으로 중심을 이동하고자 하는 최연우 작가의 갈대 그림처럼 공연자들과 관객들이 올올이 엮여서 주객없이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이 될 것이다.
*DJ Francois 는?
DJ프랑소와가 다루는 주요 장르는 레게와 (한국에서는 아주 생소한)덥DUB이다.
프랑스에서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덥장르음악의 프로듀싱과 디제잉을 해온 그는 한국에 잠시 방문중이다. 유럽에서는 오랫동안 오리엔탈이 여러장르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으나, 한국의 문화는 전자제품을 제외하면, 유럽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는 한국에 와서 유럽사람들에게 상당히 새로운 한국의 음악을 DUB과 함께 작업하고 있다.
지금은 거의 유일한 레게밴드인 윈디시티의 김반장과 DUB프로젝트밴드를 하고있는데 한국을 대상으로 한다기보다는 유럽과 레게영역권 국가에서 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관람안내
.......1. 관람시간 : 10:00-18:00
.......※정기휴관일: 매주 일요일
.......2. 관람장소 : 오룸갤러리
.......2. 관람료 : 없음
.......3. 홈페이지 10월 오픈예정 : www.oroomgallery.com
Tel: 02) 518-68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