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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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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선 컨템포러리에서 강유진 개인전 <기억과 비전 Memories and Visions>을 4월 28일부터 시작합니다. 이번 전시는 강유진이 베를린 레지던시와 스페인 여행 후에 얻은 감흥을 담은 작품들로서 이전보다 더 표현적이고 세련된 색채를 지니면서 기존의 작업에서 보여준 긴장감과 에너지가 넘치는 2차원적 평면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작품 특징


평론가 백곤은 강유진 작품의 특징을 크게 4가지로 요약했습니다.

1. 화려한 색채

2. 도시이미지

3. 평면성 강조

4. 요동치는 흩뿌림의 에너지


* 강조할 사항들


1. 이미지의 중첩: 도시이미지, 광장, 갤러리, 공항 이미지의 중첩 등

2. 사물의 재현에 충실: 사진-확대복사-전사의 과정에서 드러나는 객관성 지향

  그러나 재현에 충실하면서도 회화의 평면성을 강조하는 이중적인 입장

3. 색, 선이 화려하지만 인위적이지 않음


이번 전시에서 보여드릴 작품들은 예전 작품들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좀 더 표현적인 작가의 붓터치와 중간톤의 색채가 눈에 띄며, 색면분할이 줄어 하나로 통일되어 보이는 화면구성이 특징적입니다.




표면 위의 스펙터클 그리고 인상.                                  

                                                 정성희(갤러리 선 컨템포러리큐레이터) 


도시적인 광경, 수영장이나 미술관의 외관을 2차원의 캔버스 위에 재현하는 작업을 해온 강유진의 작업은 원색의 화려한 색채와 스펙터클한 광경, 흩뿌린 물감에서 오는 강렬한 에너지, 산업도료인 에나멜을 이용한 인공의 느낌으로 그 특징을 이야기할 수 있다. 그녀는 자신이 본 광경에 대한 느낌을 객관적으로 보는 이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사진으로 찍어 확대복사하고 전사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그 과정에서 이미지들이 분해되고 중첩되기도 하지만 형상을 지나치게 왜곡시키지는 않는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결과적으로 어떠한 이미지를 만드는가가 아니라 자신이 받은 느낌을 어떻게 관람자에게 객관적으로 전달하느냐이기 때문이다.


강유진이 처음 에나멜작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2000년부터이다. 그 이후 에나멜의 물성이나 점, 선 면 등의 회화적 요소들에 파고드는 성향을 보이다가 2005년 런던에서 유학생활을 시작하면서 점점 더 회화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들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이미지를 해체하거나 원근법을 이용해 재현한 뒤에 드리핑한 물감을 그 이미지들 위에 겹쳐놓음으로써 3차원적 공간감이 사실은 평면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강조하고 원근법 또한 회화 기술의 하나임을 드러내 보인다. 그리고 차가운 색면 추상과 뜨거운 추상의 드리핑 기법을 한 화면에 병존시킴으로써 화면 위의 에너지를 더욱 증폭시킨다. 3차원의 공간과 2차원적 평면, 미술관이라는 다듬어진 공간과 고깃덩어리 같은 원초적 오브제들의 병존, 이러한 대립적 요소들의 조화와 대립을 통해 빈 공간 하나 없이 꽉 찬 화면에 터질 것 같은 에너지를 부여한다. 


이번 전시작들 역시 기존 작업의 연장선 상에 있지만 세세한 부분들에 있어서는 조금씩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8 Emerging Art Seoul-Berlin의 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그린 작품 세 점, 노란색과 수영장(Pool with Yellow), 수영장으로 가는 길(Way to the Pool), 회전하는 수영장(The Rolling Pool)을 작년 말에 처음 보았을 때, 원색이 줄어들고 중간색조를 많이 사용한 것, 직선적인 화면의 분할이 줄어든 경향을 읽을 수 있었는데 이번 작품들에서도 역시 가라앉은 중간 색조와, 화면에 에너지를 부여하던 드리핑이 마치 비처럼 보이게 흘리는 기법이 보다 강조되었고 화면 분할의 정도가 약해져 하나의 화면으로서의 통일감이 뚜렷해진 점이 더욱 눈에 띈다. 특히 전보다 즉흥적이고 자유로워진 선들은 표면의 유동적인 느낌을 더하는데 스페인의 성가족 성당(La Sagrada Familia)을 그린 작품에서 그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절제된 붓터치와 색면으로 구성된 예전 작업에 비해 표현적인 요소가 강해진 것은 스페인 여행 이후 직접 체험한 공간에 대한 기억을 바탕으로 자신이 받은 인상을 표현하기 위해 순간순간 작가의 느낌에 따라 즉흥적으로 그려낸 결과이다. 예전의 작업들에서 소재를 인위적으로 채택하고 그것을 의도적으로 화면에 이용했다면 이번 전시작들은 체험한 소재들을 좀 더 인상주의적인 시각에서 그려낸 것이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공간 구성인데, 이번 작품들은 공간의 내부와 외부를 경계 지우지 않고 시선을 이동시켜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들고 다시점의 각도에서 본 여러 화면을 연결함으로써 시선이 사각형의 틀 안에서 연결되는 구조를 지닌다. 즉, 아래에서 위를 바라본 시점과 위에서 아래를 바라본 시점 등 다양한 각도에서 본 장면들을 재구성하여 시선 이동을 유도하고 다시점의 새로운 공간을 만듦으로써 시선의 이동을 통한 순환 구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순환적 시점의 화면 구성은 예전 작품들에서 보이던 직선적인 색면분할이 다소 산만해 보일 수 있다는 비평에 대한 고민의 흔적으로 보이며, 실제로 화면의 통일감을 높여주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번 전시는 강유진이 앞으로 작업을 전개해 나가는데 있어 재현의 방식이나 사물을 보는 태도가 변화해나가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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