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10-12-03 ~ 2010-12-14
진영선
02-738-0738
런던의 레더비 미술관에서 열린 진영선의 전시회 <시간의 연상: 프레스코에 관한 현대적 시각>은 다재 다능한 창조작업으로서 프레스코 미술이 지닌 지속적인 생명력에 대한 그녀의 다년간 연구의 정점이자 신념 어린 기록이었다. 이번 런던 전시회에서 실현 성공한 것은 프레스코를 병풍으로 이용함으로써 프레스코의 이동성이 구현되었고 프레스코를 이차원적인 벽면의 구속으로부터 탈피시켰으며 프레스코 디지털 매체와 결부시켜 새로운 종류의 혼성미(混成美hybrid beauty)를 창조하였다.고급예술에 대한 판단 기준이 정교한 기술과 결부된 탁월한 컨셉트를 의미한다면, <시간의 연상: 진영선>은 근래 런던에서 열린 주목할 만한 전시회 중 하나이다. 진영선은 새로운 작업방식을 채용하여 능숙하게 프레스코를 현대적으로 진화시켰으며 전통 프레스코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 재탄생시켰다. 병풍이나 조형물 등 이동전시가 가능한 형체들을 창조함으로써 그녀는 역사적으로 건축물의 장식에 한정되던 프레스코의 역할을 보다 자유롭게 하였다. 단단함/비움, 어둠/빛의 틈새들과 명멸하는 빛의 반영 – 이 모든 것들이 극명하게 섬세하고 찬란하게 일체를 이루고 있다. 단아하며 추상적인 모노크롬 화면이 관객의 지각 작용으로 의미가 보다 풍부해지고, 그 표면 결들의 유희는 프레스코/비디오 간의 미디엄 결합으로 인해 보다 다층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게 된다. 그의 작품은 우리에게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프레스코라는 친숙한 예술 미디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동시에 프레스코가 무엇인가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리도록 촉구한다.진영선의 예술세계는 동서고금을 가로지르고 장르의 경계를 넘나든다. 뒤뜨락에 만개한 매화와 로제타스톤(Rosetta Stone)이 자리를 같이 하고, 진경산수와 비디오가 하나의 이미지에 봉헌되고, 수묵과 프레스코가 조화하며 천연안료와 LED가 동일한 시간대 안에서 작동한다. 비디오에서 발현되는 빛은 프레스코 기법으로 축성된 천년의 벽을 뚫고 현재적인 사건으로 다가온다. 이 세계에선 서로 다른 연대기와 문명들이, 상이한 지식과 언어체계가 하나의 지평으로 모이고 긴밀하게 연대한다. 철학은 시(詩)를 동반하고, 수학은 기호학과 협력하며 이미지와 실체도 서로를 향해 으르렁대지 않는다. 형이상학은 더 이상 시각적 질료들에 배타적이지 않다. 형상을 추구하는 것과 관념을 사유하는 것도 상충적이어야 할 필요를 알지 못한다.
작가의 최근 연작을 이끄는 또 하나의 주제인 도 이와 다르지 않은 맥락이다. 그것은 서로 다른 범주의 질서, 문명, 시대의 포용을 의미한다. 가 물질과 빛을 하나의 푸른빛이 감도는 지평 안으로 포섭하고 있듯 이 고요의 합주 안에서 과거와 현재가, 존재와 존재 너머가, 시간과 영원이 하나의 교차점으로 수렴한다. 오케스트레이션(Orchestration)과 코러스(chorus), 곧 합주요 합창은 작가의 채널링(Channeling)을 감독하고 조정하는 장치의 이름이다. 이렇듯 진영선의 작업들은 과거와 현재, 시간과 영원이라는 상이한 두 범주의 시간대 안에서 실존하는 인간존재의 운명이자 가능성에 대한 의미있는 탐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심상용(미술사학 박사, 동덕여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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