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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윤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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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훈동 갤러리이즈에서 진윤정 작가 개인전 개최

성신여대 대학원 판화과를 졸업한 진작가는 원색에 가까운 색상, 분할된 화면으로 생겨난 색 면과 색 띠로 다양한 생명 이야기들을 담는 상징적인 의미화 과정에 주목한다.

자연과 함께 가꾸는 마음 밭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양평 전원생활에서 일상으로 접하는 자연을 화면에 잡아낸 작품 26여점을 내놓았다. 진씨는 20일에서 26일까지.  (02)736-6669



▪ 작가노트


자연과 함께 가꾸는 마음 밭  


번잡한 도시에서 탈출하여 양평 남한강 꽃동산 기슭에서 전원생활을 시작한지 5 년이다. 오랜 기도 끝에 이루어진 꿈, 자연과의 설레는 동거가 시작되었다. 온몸을 휘감는 자연의 기운은 혼탁해진 심신을 정화시키기에 충분하였으며, 들꽃, 산새 등 주변의 모든 생명들과의 교감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으며 축복이었다. 전원생활을 통하여 행복은 지극히 사소한 것에서 찾아오며 단순한 마음속에 깃든다는 평범한 진리를 가슴으로 받아들이게 되면서 다시 태어난 듯 새로운 삶이 시작 되었다.


아침 햇살의 부드러움.

십년 묵은 체증을 쓸어내리는 공기.

물이 뚝뚝 떨어질 듯한 녹음. 

보석 같은 야생화의 속삭임.

겨우내 끝없이 펼쳐지는 순백의 충격.


생성과 소멸의 대자연의 법칙에 반응하며 날마다 전해주는 생명의 진동은 내면의 심미적 에너지를 일깨워 화폭 앞에 서게 하였다.  작품 속에서 다시 태어난 생명들은 긴 시간 가슴 떨림으로 함께 꽃 피우며 나눈 대화이고 써내려간 일기이다.


작업 중 자연스레 초록, 파랑, 노랑, 빨강 등 원색에 가까운 색상을 거부감 없이 취하면서 새삼 놀라기도 하였다. 이는 자연이 만들고 키워낸 명징한 요소들을 어느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음이다. 

대부분의 작품은 화면을 분할하고, 그에 따라 생겨난 색 면과 색 띠를 함께 장식적으로 구성하였다. 이는 대화의 대상인 식물에게의 말 걸기라고 할 수 있으며, 각기 다른, 다양한 생명 이야기들을 담는 상징적인 의미화 작업인 것이다.

다소 힘겹게 전시 준비를 하면서 나직하게, 그러나 단호히 들을 수 있었던 내면의 소리가 있었다. `자연과 인간 사이에 예술이 존재한다면 그 예술적 행위야 말로 나를 찾아 떠나는 구도의 길, 즉 마음 밭 가꾸기이다.’

어느 구도자의 말이 떠오른다. “자연 속에서는 생존을 위한 몸부림은 있으나 교만은 없다. 인간은 크건, 작건, 못생겼던, 잘생겼던 타고난 제 모습만 피워내는 야생초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 많다.”

끝으로 유난히 추웠던 지난겨울을 잘 견디어 준 기특하고 강인한 생명들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올봄도 마음 밭 가꾸기는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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