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한국사진의 세대교체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한국사진은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거치면서 큰 변화가 있었다. 그 후 2000년대부터는 사회문화적인 환경의 변화와 더불어서 새로운 문화적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사진의 지형은 지난 10 여 년 동안 매체환경의 변화와 작가들의 세대교체를 시작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
1990년대 초반부터 1950년대에 출생한 작가들이 오랫동안 사진문화를 주도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이후부터는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 초반에 출생한 작가들이 큰 활동을 펼쳤다. 대표적인 작가들이 이강우, 김옥선, 이선민, 구성수, 백승우, 박진영, 박형근, 이명호 등이다. 또 작가들 외에도 평론가, 기획자, 큐레이터 등 이론가들도 빠르게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사진은 1990년대에 현대화, 국제화 과정을 거치면서 1990년대 중반부터는 ‘한국사진의 수평展’을 주도한 김승곤 선생이 평론분야에서 큰 영향력을 끼쳤다.
특히 1999년도에 제정한 ‘사진비평상’은 당시의 젊은 사진가들에게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또 1990년대 후반부터는 미국, 프랑스 등 서양에서 이론을 전공한 진동선, 박주석, 최봉림, 이경률, 이영준 등이 평론가로서 큰 활동을 펼쳤다. 이들 중에서 진동선, 박주석, 최봉림, 이영준 등은 전시기획자로서도 많은 활동을 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조금씩 변화의 징후가 보이고 있다.
작년에 ‘2012 대구사진비엔날 특별전’ 큐레이터로 참여한 이영준을 제외하고는 50대 이론가들은 별다른 활동이 없다. 기획자들도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1960년대 후반에 출생한 이경민이 오랫동안 사진아카이브와 관련된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또 2005년도부터 전시기획을 시작하여 2007년도부터 본격적으로 기획자로서 활동을 시작한 김영태가 최근 5년 사이에 수적으로는 가장 많은 전시를 기획했다. 또 박영미, 신수진, 최연하, 양정아, 손영실, 송수정 등 1960년대 후반과 1970년대에 출생한 여성 기획자들이 두드러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전에는 사진가인 구본창이 1990년대부터 중요한 전시기획을 하였고, 수원여대 교수와 작가로서 활동을 했던 신혜경도 몇 년 전부터 전시기획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2008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전’을 기획하기도 했다.
이들 외에도 이론가로서 박평종, 박상우 등이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전문기획자는 아니지만 중앙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이용환도 ‘2012 대구사진비엔날fp 특별전’ 기획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전시기획뿐만 아니라 사진평론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사진이 현대미술로서 부각되면서 미술평론가들도 사진에 대한 글을 발표하고 있다. 작가들만 장르를 넘나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론가들도 탈장르적인 글쓰기를 하고 있다.
현재 한국사진은 지난 20 여 년 동안 사진문화를 주도한 1950년대에 출생한 이들이 전반적으로 퇴조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고, 40대 중반이하 세대들이 두드러진 활동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1970년대 중반이후에 출생한 작가들과 이론가들이 점차 활동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또 과거에 비해서 여성 작가들과 이론가들(기획자, 평론가)이 큰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사진은 이미 새로운 세대들에 의해서 조금씩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물론 특정한 영역에 있어서는 70대 원로 사진가들도 여전히 영향력을 끼치고 있고, 50대 사진가들과 이론가들도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한국사진문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1960년대 초반 이후에 출생한 새로운 세대들에 의해서 변화되고 있다. 또한 과거에 비해서 다양한 세력들에 의해서 여러 형태로 사진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전통적인 사진단체나 사진아카데미가 사진문화를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계층에 의해서 다양한 형태의 사진문화가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디지털기술과 인터넷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한국사진문화는 기술의 진보와 인터넷 등 새로운 매체환경의 변화와 대중들의 사진에 대한 관심도에 따라서 또 다른 세계로 항해를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한국사진문화가 좀 더 성숙되려면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동시대 예술의 지형을 파악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경직되고 보수적인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퇴행을 피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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